부가티의 완벽주의와 사운드가 만나다.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0.12.3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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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완벽을 추구한 부가티와 그와 같은 철학을 품고 현재에 도달한 독일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타이달이 만났다. 완벽함에 대해서 더 이상 설명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부가티의 창업주, 에토레 부가티는 생전에 ‘만약 사각형 피스톤이 아름다웠다면 피스톤을 사각으로 만들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남겼다고 한다. 그만큼 그는 자동차를 제작함에 있어 가장 우선시했던 것이 기술의 완벽과 더불어 기계적 아름다움을 극한의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가 제작한 자동차는 오늘날에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엄청난 가격을 자랑했다. 자동차를 누구나 이용할 수 없었던 시절에 제작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그의 자동차는 가히 예술품이라 부르기 충분했다. 가령 랄프로렌도 소장하고 있다는 Type 57SC 아틀란틱만 하더라도 가격을 떠나 자동차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우아하게 꺾어진 곡선과 더불어 곡선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같은 곡률로 만들어진 도어에 이르기까지, 외관에서부터 엄청난 미학을 추구한 이 차는, 인테리어에서도 극한의 아름다움을 추구했다. 그래서 현재 4,000만 달러까지 경매가가 치솟았지만 세상 그 누구도 함부로 이 차를 경매시장에 내놓지 않는다.

그들에게 가격은 더 이상 문제가 아닌 것이다. 세상에 둘 도 없는 아름다운 물건을 손에 넣었다는 우월과 만족의 쾌락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오늘날 부가티도 마찬가지다. 흔히 부가티를 단순히 출력과 속도의 극한만을 추구하는 브랜드라 생각하겠지만, 기계적으로 보더라도 극한의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이들이 보여준 노력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티타늄을 3D 프린팅으로 가공해 제작한 모노블럭 브레이크 캘리퍼부터 엔진 각 부분에 들어가는 정교한 부품들에 이르기까지. 부가티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오직 완벽한 아름다움만을 위해 존재하는 브랜드였다. 그래서 이들은 누구와도 쉽게 손잡지 못했다. 콜래버레이션이 흔하디 흔한 시대가 되었고 그것으로 손쉽게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자신들의 철학과 수준에 맞는 파트너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그런데 실로 오랜만에 부가티가 자신들과 닮은 브랜드를 찾았다.

타이달 오디오는 국내에서는 흔히 고음질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로 알려져 있지만, 지금 소개할 타이달 오디오는 음원 서비스 기업이 아닌,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 제조 브랜드다. 정확히 말하면 이들의 영역은 하이엔드가 아니라, 울트라 하이엔드라고 봐야 한다.

올해로 창업 20주년을 맞이한 이 브랜드의 창업주 외른 얀크젝은 시작부터 하이엔드를 넘어서는, 울트라 하이엔드를 목표로 스피커를 제작해왔다. 이들은 마치 롤스로이스의 창업주 헨리 로이스의 명언을 그대로 따르기라도 한 것 같았다. “최고의 물건을 가져와라. 그리고 그것보다 무조건 더 좋게 만들어라.”

실제로 이들은 제작이 투입되는 노력은 물론 비용에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소재의 선택에 있어서도 파동의 전달에 더 유리한 소재가 있다고 한다면 두말하지 않고 그 소재를 선택한다. 얼마나 희귀하고 값비싼지는 이들에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심지어 스피커 마감에 있어서도 놀라운 수준이다. 거의 25kg에 달하는 폴리에스테르 래커를 칠하는데, 이는 하루아침에 완성될 수 없다. 무려 수개월에 달하는 시간동안 매일같이 칠하고 말리기를 반복한 끝에 매우 두꺼운 래커층을 만들어 낸다.

물론 이렇게 하지 않아도 스피커로써의 기능을 수행하는데는 문제가 없다. 다만 피막이 두꺼우면 두꺼울수록 목재의 수분 침투를 완벽히 막을 수 있고, 특히 래커의 치명적 문제 중 하나인 시간에 따라 변색되거나 갈라지는 현상을 최대한 늦출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필요하다면, 은이나 금과 같은 귀금속은 물론이고 심지어 다이아몬드까지 사용한다. 단지 화려해보이기를 원해서가 아니다. 스피커의 본질인 보다 또렷하고 명확한 음을 재현하기 위해서이다.

완벽을 위해 그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는다는 이들의 태도는 부가티의 그것과 매우 비슷하다. 그래서 이들이 만났다.

바로 스피커를 매개체로 말이다.

르와이얄이라 부르는 이 스피커가 바로 완벽만을 추구해 온 두 브랜드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이름은 부가티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화려했던 초대형 세단, 르와이얄에서 따왔다. 에토레 부가티의 이니셜이 없더라도 이 스피커는 완벽히 부가티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초월적 수준의 퍼포먼스와 그 이상의 아름다움을 의미하는 투톤 컬러를 비롯해 클래식한 감각을 담은 타원형 그래픽과 더불어 카본, 골드, 실버 심지어 다이아몬드 트위터에 이르기까지 스피커에 투자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쏟아 넣었다. 사이즈도 결코 작지 않다. 각각의 스피커는 144cm의 높이에 약 80kg의 무게를 가지고 있다.

거대한 사이즈의 울림통에서 나오는 진동은 감동적일 것이 틀림없다. 또한 묵직한 무게 덕분에 불필요한 진동이나 노이즈는 완벽히 제어될 것이다.

자동차에서 아이디어를 얻으면서 이들은 두 가지의 버전을 준비했는데, 첫 번째는 모노코크다. 모노코크 버전은 에디션 블랑, 에디선 느와로 나뉘어 지며 이들은 모두 검정색 그리고 흰색으로만 마감되어 있다. 다른 하나는 부가티의 또 다른 상징적 패턴인 듀오톤이다. 클래식 부가티부터 현재의 시론 그리고 볼라드에 이르기까지 부가티는 두 가지 컬러로 부가티의 양면성을 표현해왔는데, 이 감각이 스피커에도 그대로 부여되어 있다.

표면의 마감이나 시스템의 구성은 의심할 여지 없이 타이달이 보유한 최고의 기술로 표현됐다.

끝으로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이 스피커들은 매우 제한적인 숫자만 생산된다. 에디션 느와, 블랑은 15개만 만들어질 예정이며 듀오톤 역시 극히 소량만 제작될 예정이다. 아직 가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타이달의 스피커 시스템의 경우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부가티와의 컬레버레이션의 가치를 더하면 가격이 어느 정도일지 예측 정도는 가능하다.

이 스피커로 어떤 음원도 들을 수 있다. 도이치그라모폰 LP를 올릴수도 있으며, 넷플릭스의 컨텐츠를 들을 수도 있다. 오디오부터 TV, 케이블 그리고 온라인 스트리밍까지 모두 다 지원하는 컨트롤러가 함께 제공되기 때문이다.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겠지만, 어쨌든 이 스피커를 거실에 둔다는 건 부가티가 보여주는 상식을 붕괴시키는 볼륨감과 색상이 주는 아름다움 그리고 묘한 클래식 감성을 차고나 도로가 아닌 거실에서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그 호사를 누리기 위한 대가를 충분히 지불할 준비는 되어 있어야 할 거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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