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결산] 오토뷰가 뽑은 2019 기억에 남는 모델

  • 기자명 로드테스트팀
  • 입력 2020.03.1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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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뷰 로드테스트팀이 지난 2019년 테스트한 모델 중 기억에 남는 모델들을 꼽아봤다. 차량의 좋고 나쁨을 떠나 깊은 인상을 남겼던 모델을 대상들을 선택했다. 자칫 진지하기만 하고 크게 별다를 것 없는 시승기에 새로운 분위기와 활력을 불어넣었던 모델들로 기억될 것이다. (가나다 순)

기아 셀토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모델이다. 셀토스는 소형차 카테고리에 속한다. 하지만 이 차에 탑재된 장비들을 보면 정말이지 기함급 모델이 부럽지 않다. 정말이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10.25인치인데 BMW 7시리즈랑 같은 크기다. 각종 액티브 세이프티 기능도 다 들어가있다.

현재 우리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 자동차 세계의 중심에 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모터로, 주행에서 자율주행으로, 나홀로 운전에서 모든 세상과 연결된 커넥티드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

점차 자동차의 운동 성능 중요성은 낮아지고 있다. 사람들의 중시하는 요소가 ‘운전’에서 ‘누리는 것’으로 달라지고 있다. 큰 맥락에서 본다면 셀토스는 이러한 흐름을 잘 따르는 차다. 그래서 가격은 비싸도 잘 팔린다.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 세상이 오면 급격하게 주행성능 평준화가 올 것이다.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누리려 할 것이다. 많은 장비들까지 평준화가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서 자동차 회사는 모델 급 차이를 무엇으로 나눠야 할까? 그렇다면 우리들이 자동차를 바라보는 시각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닛산 리프

리프는 도심을 비롯한 단거리 주행 환경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운전 재미도 있었다. 도심용 전기차로는 주행거리도 꽤 길었다. 어느정도 장거리 주행도 가능했다.

우리 팀은 너무 욕심을 냈다. 너무 멀리 이동해 버린 것. 중간에 충전을 했는데 기기 오류로 인해 충전이 멈췄다. 그것도 모르고 추운 겨울 건물 안에서 식사를 하며 충전이 되기를 기다렸다. 결국 충전은 안됐고, 최소한의 충전만 한 상태로 고속도로에 올랐다.

전기차는 특성상 열선이나 히터를 작동시키면 에너지 소모가 급격히 커진다. 날씨가 추워지면 배터리 성능과 용량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별도로 배터리 히터를 가동시킨다. 최대한 전기를 아껴 쓰기 위해 히터도 끄고 덜덜 떨면서 서울도 향했다. 정말 추웠다. 계속 떨어지는 주행가능거리 숫자는 ‘죽음의 카운트다운’ 같았다.

닛산 알티마

우리 팀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되기 전 신형 알티마 테스트를 진행했다. 당시 모 딜러의 협조를 통해 조기에 테스트를 마칠 수 있었던 것. 다만 공식적인 미디어 시승회가 진행될 때까지 컨텐트를 등록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엠바고가 정해진 것이다.

하지만 한국닛산 주최의 미디어 시승회를 기다리던 중 한일 관계 악화에 의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본격화됐다. 이에 한국닛산은 미디어 시승회 자체를 취소했다. 결국 오토뷰 로드테스트 알티마 편은 빛을 못 보고 묻혔다.

완전히 변경된 신형 알티마의 경쟁력은 정말 높았다.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와 비교해도 최상이라 말 할 수 있다. 그래서 정말 아쉬움이 컸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

정제되지 않은 야생마를 만난 느낌이었다. 트랙션 컨트롤만 OFF로 설정한 후 코너에 진입해서 재가속 할 때 조금만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도 후륜이 여지없이 흔들렸다. 엔진, 변속기, 조향장치, 바퀴로 구성된 달리는 기계를 다루는 느낌이다.

지금의 기준으로 바라본다면 감각적이지 못하다. 강력한 성능을 조금 더 정제된 느낌으로 노면에 전달해야한다. 하지만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은 그렇지 않았다. 운전자의 본능을 깨우는 느낌이었달까?

고성능 SUV를 이용하는 이유? 여기엔 여러 가지 것들이 있다. 우선 장거리 주행을 해보면 고성능 SUV들의 진가가 발휘된다. 어떤 속도이건 매우 편하다. 고속도로에서의 추월? 그런 건 일도 아니다. 그뿐인가? 적당히 듣기 좋은 엔진음과 배기 음색이 사운드 시스템을 대체해 버린다. 고급차로의 대접도 기본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부족한 요소들이 이리저리 많다고. 맞는 말이다. 분명 부족한 것들이 쉽사리 눈에 띈다. 그럼에도 부자들의 지갑을 털 수 있는 이유는 그 부족함을 모두 덮어버릴 강력한 장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댓글을 보면 고가의 고급차를 욕하는 소비자들이 의외로 많다. 여기에 국산차의 가성비를 논한다. 값비싼 차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모두 바보일까? 그저 소비자 간 환경에 의해 추구하는 바가 다를 뿐이다. 당신 통장에 수십억 원의 잔고가 생겼다. 지금 당장 어떤 자동차 매장에 가고 싶은가? 고성능 모델이란 그런 상징적인 존재들이다.

르노 마스터 버스 vs 현대 쏠라티 리무진

고급차와 경제형 차의 비교를 세단이나 SUV가 아닌 버스로 했다. 독특한 경험이었다. 상용차도 각 브랜드의 고유 특성이나 주행 감각이 다 다르다. 마스터 버스와 쏠라티 리무진도 달랐다.

성격이 다르다보니 우열을 논하기 힘들었다. 쏠라티 리무진이 고급스러움을 바탕으로 한다면 마스터 버스는 가격이 모든 단점을 극복했다. 버스전용 차선을 단속 걱정없이 시원스럽게 달려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이날 촬영은 정말 덥고 덥고 또 더웠다. 지면으로부터 올라오는 열도 어마어마했다. 그러다 촬영을 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이미니 비가 내렸다. 스탭들이 특히 고생했던 컨텐트다.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

지금까지 SUV는 아무리 잘 달린다고 해도 한계는 명확했다. SUV 특유의 높은 무게중심에서 오는 둔한 움직임은 극복하기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포르쉐 카이엔이 아무리 좋은 SUV라고 해도 SUV는 SUV다.

르반떼 트로페오도 처음에는 그랬다. 하지만 주행모드를 코르사 모드로 바꾸자 차가 변신을 했다. 해치백으로 말이다. 비유하자면 헐렁한 옷들이 버튼을 누르자 맞춤 정장으로 바뀐 듯한 감각이다.

르반떼 트로페오보다 잘 달리는 차들이 많아지고 있다. 람보르기니 우르스는 출력만 650마력이다. 아우디 RS Q8은 SUV로는 뉘르부르크링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것과 운전자가 느끼는 감각은 분명 다른 영역이다. 르반떼 트로페오는 왜 사람들이 이탈리아 차에 열광하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이유 중 하나다.

DS 오토모빌 DS7 크로스백

제주도에서 촬영을 했다. 제주도의 이국적인 풍경과 DS7 디자인은 의외로 잘 어울린다. 촬영을 진행하다 보면 자동차에서 타고 내리는 과정을 꽤 많이 반복하게 된다. 그때마다 DS7과 마주하게 된다. 이국적인 풍경의 제주도와 이국적인 디자인의 DS7은 사람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설레게 했다.

자동차 자체의 완성도가 높다는 점은 팀원들을 놀라게 했다. DS 브랜드의 첫번째 모델 갖지 않을 정도였다. 여기에 가격도 합리적으로 책정됐고, 동급모델보다 더 크고 넓으며, 각종 편의장비나 고급 소재도 아낌없이 사용했다.

DS7 크로스백은 일부 국가에서만 잘 팔리는 모델로 남기는 아깝다. 앞으로 DS 라인업이 다양하게 확장될 예정인 만큼 DS 브랜드를 계속해서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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