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현대 쏘나타의 안전성은?

  • 기자명 김기태 PD
  • 입력 2015.09.11 14:33
  • 댓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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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차는 자사의 중형 세단 쏘나타 터보의 내수와 해외 생산 모델을 대상으로 충돌 테스트를 진행했다. 무려 10억을 투자한 '빅 이벤트'다. 이를 통한 목적은 내수 모델과 해외 사양 간에 차이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많은 논란이 있었다. 기자 입장에서도 딴지를 걸 항목이 몇 가지는 된다. 무엇보다 해외까지 건너가 차를 선정한 패널들에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현대차와 아무런 커뮤니케이션이 없었던 제3자 혹은 기존 현대차에 네거티브한 시선을 가진 소비자 등이 적합했을 수도 있다.

그 밖에도 많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벤트가 끝난 이 시점에 이를 지적해봐야 헛일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 판매되는 쏘나타의 안전성이다.

쏘나타는 미국 IIHS 충돌 테스트 항목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스몰오버랩(25% Offset) 충돌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당초 'G'등급을 받는 것을 목표로 설계했다고 밝혔기 때문에 기대 이하의 점수일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높은 점수임은 분명하다. 이와 같은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차체 설계 중요성이 강조된다. 또한 이와 같은 설계 값을 바탕으로 각 공장서 생산하게 된다.

때문에 부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각국별 철판의 성분이 다르다 하더라도 안전성 자체에서 큰 차이가 나기는 어렵다.

반면 경쟁모델인 쉐보레 말리부는 2014년에 이르러 스몰오버랩 테스트를 통과했다. 기존 설계를 바꿔 안정성을 높인 뒤 미국 공장서부터 생산을 시작한 것이다. 말리부는 한국서도 팔린다. 하지만 국내 사양은 보완 이전의 모델이다. 때문에 충돌 안전성에서는 차이가 난다. 단순히 범퍼 디자인만 바뀐 것으로 오해할 소비자들도 있겠지만 내부 구조물의 변경없이 충돌 테스트에서 좋은 결과를 끌어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안정성에서는 이미 쏘나타가 앞서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최근 현대차는 4세대 에어백 장착이라는 강수를 뒀다. 미국 시장서는 4세대 에어백을 의무장착하고 있지만 국내서는 이런 규정이 없어 대부분의 모델들이 2세대 에어백을 장착해왔다.

수입차들도 예외가 아니다. 닛산 알티마는 미국서 생산된 이후 수입되지만 국내 사양을 2세대 에어백으로 바꿔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반면 토요타는 캠리의 에어백을 미국 사양과 동일하게 구성해 안전성에도 충실하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우리팀은 얼마 전부터 수입사들의 에어백 세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에어백 갯수에 대해서는 답을 해왔지만 세대수에 대해서는 답을 보내오지 않았다. 3세대 이상의 에어백을 장착한 모델들은 이를 공개하려 했지만 대부분이 묵묵부답이었다. 즉, 2세대라는 것이다.

사실 현대차도 2세대 에어백만으로 충분다하는 입장을 표명해 왔었다. 하지만 고가의 모델들에는 4세대 에어백을 달았다. 생명과 직결된 안전장비의 채용에 있어 차량 등급에 따른 차이를 두는 것은 옳지 않다. 현대차는 최근 출시된 아반떼 AD에도 4세대 에어백을 달았다. 판매량이 많은 볼륨 모델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내용이다. 물론 같은 그룹내 기아차도 어드밴스드 에어백의 확대를 적용 중에 있다.

그리고 쏘나타에도 4세대 에어백이 기본 탑재되고 있다. 다시 말해 현존하는 국산 중형 세단 중 가장 뛰어난 안전성을 갖췄다는 얘기다. 불과 몇년전까지 안전성에 있어서 최고를 달리던 것은 한국지엠의 모델들이었다. 탄탄한 강성을 가진 차체는 안전성을 물론 주행 감각에서도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하지만 최근 시판되는 현대차 역시 이 부분을 보완하고자 노력한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얘기가 길었다. 단순히 현재 상황서 국산 중형차의 안전성을 논하자면 다음과 같을 것 같다.

1. 현대 LF쏘나타

2. 기아 K5

3. 쉐보레 말리부 > 르노삼성 SM5

쏘나타는 다양한 충돌 시험을 바탕으로 4세대 에어백까지 갖췄다. 현시점에서 가장 안전성 높은 차로 분류할 수 있다.

K5도 동일한 연구소에서 개발한 모델인 만큼 IIHS의 스몰오버랩 테스트에서 낙제할 가능성이 낮다. 이미 모델 체인지 전 모델도 Acceptable 점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에어백의 갯수만 언급할 뿐 4세대 또는 어드밴스드 에어백이라는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4세대가 기본이라면 당연히 이를 홍보했을 것이다. 하지만 스몰오버랩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확률이 높은 만큼 현시점에서 안전성 2위의 자리를 예상하게 해준다. 물론 변수가 있다. K5의 스몰오버랩 점수에서 쏘나타를 앞설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K5에 어드밴스드 에어백만 장착되면 국산 중형차 안전도 1위 모델로 등극할 수 있다.

반면 현재 국내서 판매되는 말리부는 스몰오버랩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고(Marginal) 에어백 세대수도 낮다. 하지만 차체 강성 등에서는 르노삼성 SM5를 앞선다. 하지만 충돌 안전성 결과는 동일할 수 있다. 때문에 말리부가 나을 것 같지만 SM5의 안전성이 말리부 대비 떨어진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다.

현대차의 4세대 에어백 장착은 향후 시장 상황을 많이 바꿔놓게 될 것이다. 내년 출시될 말리부 역시 4세대 에어백 없이 안전성을 논하기 어려운 입장이 되어 버렸다. 르노삼성 역시 내년 출시될 신차(SM5와 SM7 중간 모델)에 4세대 에어백의 장착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 같다. 이제 유럽형 모델이라는 이유로 탑재하지 않았다는 것은 단순한 핑계일 뿐이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바라는 것은 단순하다. 성능, 연비, 승차감, 안전성이 좋으면서도 저렴한 가격의 차량. 사실상 이런 모델을 찾기 힘들다. 하지만 자동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안전 사양의 업그레이드는 다시금 소비자에게 큰 혜택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왜 최신 에어백을 장착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수없이 해봤다. 각 제조사 및 수입차들은 2세대로 충분하다거나 유럽서도 2세대를 기본 사용한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 미국은 법규 때문에 4세대를 탑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적어도 안전사양이다. 디파워드 에어백이 스마트, 어드밴스드 에어백보다 좋은 안전성을 가졌다면 미국 기관이 4세대를 안전의 규정으로 삼았을리 없다. 결국 갖지 못한자의 핑계일 뿐이다.

아울러 각 업체들의 핑계 대상이 되는 국내법의 강화도 시급하다. 아쉽게도 국내 법규는 2G 수준에 머물고 있다.(개인적으로는 '삐삐' 수준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LTE-A 세상에 살고 있다.

이번 현대차의 4세대 에어백 장착에 박수를 보낸다. 경쟁사들이 계산기를 두드리는 사이, 더 다양한 모델들의 안전성까지 올려주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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