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로 160만 km 주행하면 배터리와 모터는 괜찮을까?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3.02.2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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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한 테슬라 오너는 트위터를 통해 구입한 모델 S의 주행거리가 무려 100만 마일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약 160만 km에 도달하는 엄청난 거리를 달리는 동안 그는 두 개의 배터리 팩과 10번 이상의 전기모터 교환이 있었다 밝혔다.

구입 후 폐차에 이르기까지 자동차들의 평균 주행거리는 약 20만 km다. 영업용의 경우 주행거리가 좀 더 긴 편인데, 화물차는 25~30만 km이고 택시는 50만 km 전후로 폐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 기준이며 전 세계적으로 보면 간혹 괴물 같은 주행거리를 자랑하는 차들이 등장하곤 한다. 다수의 경우 토요타였고 100만~200만 km를 주행하는 경우가 제법 발견됐다. 참고로 현재까지 기록된 최장 주행거리는 427만 km로 볼보의 올드 모델인 P1800이 달성한 기록이다.

그런데 이 기록들은 모두 내연기관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다. 그렇다면 전기차는 어떨까? 독일의 한 전기차 오너, 한스 요르크 겜밍겐은 2014년 테슬라 모델 S를 구매했다. 구입 후 지금까지 그는 10년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자신의 전기차를 이용했으며, 유럽 일주는 물론 심지어 중국 전국을 여행할 때도 테슬라 모델 S와 함께 했다. 그렇게 주행한 끝에 달성한 주행 거리는 무려 100만 마일, 킬로미터로 환산하면 160만 km에 달한다.

160만 km면 현재까지 알려진 전기차 주행거리 기록 중 가장 긴 거리에 속한다. 그렇다면 그의 모델 S 상태, 특히 배터리와 모터의 상태는 어떨까? 우선 그는 160만 km를 주행하는 동안 전륜과 후륜 모터를 5~6회 정도 교환했다고 전했다. 그러니까 총 10개에서 12개의 전기모터를 사용한 셈이다. 이를 총주행거리와 비교해 보면 대략 13만 km마다 한 번씩 모터를 교환한 것이다.

하지만 교환 주기가 일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가 아쉬워했던 부분. 어떤 모터는 3만 km에서 고장 나버렸고, 어떤 경우는 77만 km나 달렸다고 했다. 특히 그가 실망했던 것은 그가 모델 S를 구입했을 당시 테슬라가 제시했던 모터 보증 기간에 미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당시 테슬라는 8년/20만 km 중 선도래 조건으로 모터를 보증했는데, 평균 13만 km라면 제시한 조건보다 11만 km나 일찍 고장 나버린 셈이다. 77만 km를 주행한 모터를 제외하면 다행히 모두 보증 조건에 해당되어 대부분은 무상 교환을 받았다 전했다.

그렇다면 전기차의 핵심이라 여겨지는 배터리는 어땠을까? 그는 160만 km를 주행하는 동안 총 3개의 배터리팩을 사용했는데, 첫 번째 배터리는 약 48만 km를 달렸고, 두 번째 배터리는 무려 80만 km를 달렸다. 천만다행인 것은 그가 모델 S를 구입할 당시 배터리 보증 조건은 거리에 상관없이 8년이었고 SOH 70% 기준이었으므로 모두 무상으로 교환받을 수 있었다. 따라서 배터리의 경우는 생각보다 오래 쓸 수 있었다는 것이 겜밍겐의 의견이다.

그는 배터리 수명 관리를 위해 되도록 완속 충전기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행하는 동안 숙소에 마련된 완속 충전기를 적극 사용했으며, 특별한 일이 있지 않은 한 급속 충전기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160만 km를 달리는 동안 배터리는 평균적으로 50만 km 가량을 사용한 셈이다.

그런데 몇 해전 테슬라는 OTA를 통해 BMS(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 업데이트를 진행했는데, 이후 테슬라 오너들 사이에서는 충전 속도의 저하와 함께 100%로 충전되지 않는 제한이 생겼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는 다분히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려는 전략적 업데이트라 볼 수 있다.

종합해 보면 이렇다.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봤을 때 (물론 극단적인 사례이기는 하나) 겜밍겐의 테슬라 모델 S가 보여준 배터리 평균 수명은 폐차 거리를 훌쩍 넘겼다. 다만 문제는 모터다. 물론 77만 km를 달린 모터도 있다고는 하나, 평균적으로 13만 km에 한 번씩 교환해야 했으며, 이는 폐차 조건에 미치지 못한다.

달리 말해 폐차전에 엔진을 한 번 교환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야기라 볼 수 있다. 물론 보증 수리 및 교환이 가능하므로 추가 비용은 들지 않는다 하겠으나, 모터의 수명이 생각보다 짧은 건 분명한 사실이다.

다행스러운 증언도 있었다. 해당 테슬라의 오너, 겜밍겐의 이야기에 따르면 가장 최근에 교환한 모터와 배터리의 경우 이전보다 수명이 더 길어졌다. 특히 모터의 경우 고장도 거의 없었고, 수명도 전보다 대폭 향상되었다 전했다.

그럼에도 그는 최근 자신이 구입한 중고(3만 km에서 구입) 테슬라 모델 S를 처분했다. 이유는 싫증이 났다는 것. 하지만 그는 다시 전기차를 구입했다. 이번에는 루시드 에어였다. 과연 이번에는 얼마나 오래 달릴 수 있을까? 그가 앞으로 전할 전기차 주행거리에 관한 이야기는 아마도 더 많은 전기차 오너들에게 중요한 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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