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족,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어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2.12.3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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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찾아온 반도체 부족 현상이 언제 종식될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2027년 이후에도 반도체 부족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지금은 비록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하지만 반도체 부족 현상은 여전히 자동차 회사들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 왜 이런 사태가 일어났는지 다시 한번 소개하면 이렇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자동차 회사들은 자동차 구매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 판단해 반도체 주문을 줄인 것이 첫 번째 원인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자동차 구매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외부와 차단된 상태에서 야외 활동을 누리기에 자동차만큼 최적의 공간도 없었던 셈. 이런 사태에 뒤늦게 차량용 반도체를 주문했지만 이미 반도체 회사들은 라인을 가전제품용 반도체 생산을 위해 수정했다.

게다가 가전제품, IT 기기들의 수요도 덩달아 폭발하면서 자동차를 위해 라인을 내어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전 세계 주요 반도체 생산 거점에서 각종 재해가 일어나면서 반도체 공급 부족에 이른바 불을 질렀다.

이처럼 수요가 폭증할 때 반도체 회사들은 라인 증설을 통해 수요에 대응할 수 있었겠지만, 문제는 반도체 생산 라인을 증설하는 데만 수천억 원의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게다가 언제까지 반도체 주문량이 2020년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서 반도체 생산 회사들은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 라인 증설을 주저할 수밖에 없었고 이 상황이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거의 종식 국면에 도달한 지금, 시장의 상황은 조금씩 예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폭증하듯 몰렸던 자동차 주문은 물론이고 한때 리세일 열풍이 불었던 소비시장도 천천히 가라앉고 있다. 오히려 경제학자들은 거품처럼 일었던 소비 심리가 가라앉으면서 반대로 소비 경색 국면에 찾아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적어도 자동차 반도체 부족 현상도 함께 줄어들어야 맞는데,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주문량은 줄어들었지만 자동차 한 대에 필요한 반도체의 양은 몇 배로 늘어난 게 원인 중 하나다. 그러니까 전기차, 하이브리드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더 많은 반도체가 필요하게 됐고 여기에 반자율 주행과 같은 첨단 주행 보조 기능들이 보편화되면서 역시나 반도체 수요를 증가시켰다. 꾸준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일부 국가의 반도체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라인을 증설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으며, 어쩌면 2027년 이후까지 계속될 수 있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유는 이러하다. 반도체 라인 증설을 위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라인 증설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고 또 증설된 라인이 온전한 양산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본과 미국 그리고 중국의 반도체 회사들이 반도체 생산 라인을 현재 증설하고 있는데, 완공 연도를 대부분 2023~24년 말 경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아무리 빨라도 2025년 중반은 되어야 첫 번째 반도체가 새로운 라인에서 생산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도시바의 경우는 이보다 좀 더 늦은 2024년 6월에 라인 증설을 시작해 2025년 중반에 라인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라 한다. 이렇게 생산 라인을 증가시킨다고 해도 감당할 수 있는 반도체 수요는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예측도 나왔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공급량을 증가시키는 속도보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수요가 더 빨리 증가한다는 점이다. 간단한 예로 전기차이면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의 경우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요구되는 반도체의 양이 10배 이상이다. (약 2~3,000개) 대당 요구하는 반도체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만든데 소비 수요까지 동시에 폭발하고 있으니 지금보다 20%가량 증산한다고 해도 여전히 공급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모자랄 수밖에 없다.

따라서 2027년 이후까지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은 절대 극단적이라 할 수 없다. 게다가 배터리 셀 대란까지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어쩌면 업계가 기대했던 것보다 전가치 보급은 더딜지도 모른다. 반대로 내연기관의 유효 수명은 당초 예측보다 더 연장될 가능성도 보인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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