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전고체 배터리 화재 문제 해결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2.11.2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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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가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방해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했다고 발표했다. 상용화까지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전고체 배터리의 대중화를 위한 중요한 걸음을 내디딘 것이라 봐도 좋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분명 전기차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더 넓은 대중화를 저해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먼저 여전히 비싼 리튬 이온 배터리의 가격이 첫 번째 걸림돌이며, 그 다음은 분리막 손상 이후 찾아오는 폭발에 가까운 화재로 인한 안전 문제가 두 번째 걸림돌이다.

특히 안전과 직결된 배터리 폭발 문제는 전기차 대중화 초기부터 지금까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먼저 알아야 하는데, 이유는 양극재가 서로 닿을 경우 발생하는 화학 반응 때문이다. 화재 발생 메커니즘도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크게 과충전 시 내부 압력 증가에 의한 배터리 분리에 따른 것과 분리막 손상에 의한 것이 있다. 그럼에도 근본 원인은 결국 음극과 양극재가 서로 닿아 반응하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현재 거의 대부분의 전기차 배터리는 내부에 코팅된 분리막과 함께 보호회로가 함께 장착되어 있는데, 문제는 분리막과 회로가 각 셀마다 적용되어 있어 부득이하게 배터리 팩의 두께가 두꺼워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배터리 보호를 위해 부가 장치들이 적용되면서 배터리 팩이 차체 하부의 대부분을 차지할 수 밖에 없다.두꺼운 배터리 팩은 결국 차량의 무게 증가와 함께 내부 공간과의 타협과 같은 다양한 2차 문제로 이어진다.

때문에 제조사들은 오래전부터 리튬이온 배터리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열을 올려왔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내부에서 전자를 이동시키는 물질인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고체로 주입한 배터리다. 따라서 전해질 자체가 분리막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으므로 배터리 셀의 두께를 전보다 더 줄일 수 있으며 무엇보다 화재 위험이 매우 낮아진다는 장점을 지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이론적인 장점으로 실험실 연구 결과 전고체 배터리에서도 화염,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체 전해질이 양극재를 분리시키고 있음에도 어째서 화학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일까? 이유는 덴드라이트라고 하는 현상 때문이다. 쉽게 요약하면 균열을 일으킨 고체 전해질 틈으로 리튬이 가지처럼 뻗어 나가 음극재와 반응하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분리막 손상에 따른 화학 반응과는 또 다른 문제다. 더 큰 문제는 왜 전해질에 균열이 발생하는지 그리고 리튬이 가지처럼 뻗어나가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는 점이다. 다수의 배터리 제조사가 원인 규명을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했는데, 최근 MIT에서 이를 해결 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결론적으로 MIT도 전해질 균열과 리튬 가지 현상의 원인은 아직 밝히지 못했다. 따라서 덴드라이트 생성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덴드라이트 생성 방향 제어 쪽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해결 방식은 의외로 간단했다. 배터리 셀에 일정한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방위로 강한 압력을 전달해 균열된 부위를 메꾸는 방식이다. 여기에 적당히 구부려서 전해질의 틈을 채우는 방법도 있다.

또한 열팽창량이 서로 다른 전해질을 배합해 배터리 셀에 형태를 일부 변형시키고 압력을 가하는 방법도 있다. 조금 더 진보된 방식으로 제안된 것은 전해질 원자에 영구적인 스트레스를 가해 양극재에서 뻗어 나간 가지가 균열된 틈새로 침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어찌되었건 결론은 고체 전해질의 균열을 물리적인 방법으로 채우는 것이다. 갈라진 점토를 주물러 다시 한 덩어리로 만드는 것과 같은 원리라 볼 수 있다. 제안된 세 가지 솔루션 중 상용화에 가장 유리한 방식은 영구적인 스트레스를 가하는 것이다. 이 방식을 이용하면 배터리 셀 자체가 자연스럽게 압축되며 따라서 배터리 셀 및 팩의 두께나 크기를 줄일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개발사라면 이 방식이 상용화되기를 간절히 바랄지도 모르겠다.

물론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 덴드라이트의 성장 자체를 억제하는 기술까지 겸비된다면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을 것이다. MIT는 이 솔루션에 대해 특허는 출원했으나 상용화할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물론 솔루션 사용에 따른 로열티는 지불해야하겠지만 그만큼 전고체 배터리 안전을 위한 기술 개발 비용을 줄일 수 있으니 충분히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는 솔루션이라 하겠다. 앞으로 더 구체적인 연구가 진행된다면 그 때는 지금보다 더 가볍고 보다 빠른 충전 효율을 지닌 배터리 팩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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