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 시뮬레이션 그란 투리스모, 영화로 제작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2.09.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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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테이션의 간판 게임이자 레이싱 시뮬레이션인 그란 투리스모가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다. 과연 어떤 스토리를 담게 될까?

툼 레이더, 어쎄신 크리드, 워 크래프트, 슈퍼 마리오. 이상은 게임을 원작으로 영화화가 진행된 작품들이다. 물론 나열한 게임 이외에도 영화로 제작된 게임은 의외로 많다. 이렇게 영화로 제작된 게임들의 공통점은 게임의 배경에 유저들의 몰입도를 끌어올릴 세계관 또는 스토리가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영화를 게임으로 옮긴 경우는 더 많은데, 이유는 동일하다. 영화의 세계관을 게임으로 확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게임에서 영화로 혹은 영화에서 게임으로 플랫폼을 이동시키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스토리다.

그렇다면 그란 투리스모는 어떨까? 우선 이 게임에 대해서는 많은 설명이 필요치 않다. 7편까지 출시되었으며 프롤로그, 콘셉트와 같은 번외 편들을 포함하면 무려 14개의 게임이 시리즈를 이어갔다. 판매량 역시 천문학적이다. 1997년 이후 지금까지 이 시리즈의 누적 판매량은 8,000만 카피를 넘어섰다. 2018년의 기록이니 지금은 9,000만 카피를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엄청난 판매량을 보인 덕분에 그란 투리스모는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한 레이싱 게임에 등극했다.

그런데 레이싱 게임은 툼 레이더와 달리 스토리 라인이 존재하지 않거나 매우 약하다. 특히 영화화된 다른 게임들과 달리 레이싱 게임은 주인공이 따로 없다. 게임 콘솔 앞에 있는 유저가 주인공이며, 등장하는 차종도 워낙 방대해서 특정 차종이 주인공으로 의인화되기 힘들다. 물론 니드 포 스피드 같은 영화도 있었지만 엄밀히 말하면 타이틀만 비슷할 뿐 실제 게임인 니드 포 스피드와의 서사적 개연성은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란 투리스모가 영화화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스토리가 없는데 대체 어떻게 영화로 제작한다는 것일까? 일단 기본 전개 방식은 니드 포 스피드와 비슷하다. 게임상에는 등장하지 않는 새로운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갈 것이라 한다. 다만 가상의 인물이 아닌 실제 인물이라는 점에서 니드 포 스피드와는 다른 결을 보여준다.

그란 투리스모 무비의 주인공은 실존 인물을 배경으로 하며, 그는 얀 마든버러라는 레이싱 드라이버다. 국내에 널리 알려진 드라이버가 아니라서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인물이지만, 그는 그란 투리스모를 통해 가상에서 현실 세계로 무대를 옮긴 드라이버다. 얀은 2011년 그란 투리스모와 닛산이 공동으로 진행한 GT 아카데미에서 최우수상을 획득하고 실제 레이스카에 오를 기회를 얻었다.

무척 실험적인 면이 강했던 이 대회는 레이싱 시뮬레이션이 실제 레이스카 운전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평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얀은 그란 투리스모에서는 물론 실제 레이스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달성했다. 물론 실제 레이스에 참가하기 위해 트레이닝을 받긴 했지만 적어도 그의 기본기는 그란 투리스모를 통해 검증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얀은 두바이 24 내구 레이스에서 닛산 소속으로 참가했으며, 유러피언 F3를 거쳐 일본 슈퍼 포뮬러, 슈퍼 GT에서도 활동했다. 심지어 르망 24에서도 닛산 소속으로 참가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덕분에 그란 투리스모의 리얼리티가 세상에 알려졌고, 더 많은 판매가 이루어졌음은 물론이며 버추얼 레이스가 또 하나의 모터스포츠 장르로 자리 잡게 했다.

그란 투리스모가 있기 전까지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얀 마든버러는 전에 없었던 새로운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낸 인물이며 따라서 그란 투리스모 무비는 얀 마든버러의 레이스 커리어를 영화로 풀어낼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평범한 소년에서 레이싱 드라이버로 성장해가는 과정도 함께 그려질 것이라 한다.

그란 투리스모 무비는 2023년 8월 개봉을 목표로 현재 촬영이 진행 중이며 닐 블룸캄프 감독 외에도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의 프로듀서, 야마우치 카즈노리가 총괄 프로듀스를 맡을 예정이다. 아직 출연 배우에 대한 정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마니아들이 이 영화에 거는 가장 큰 기대는 소품으로 구하기 힘든 실제 레이스카를 어떻게 영화 속에 등장시킬까?이다. 지금까지 거의 시도되지 않았던 21세기의 레이스카들을 스크린을 통해 더 다이내믹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에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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