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가 꿈꿨던 하이퍼카, 파가니 유토피아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22.09.1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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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니가 자사 30주년을 기념한 3번째 모델을 공개했다. 존다(Zonda), 와이라(Huayra)에 이은 신모델 명칭은 유토피아(Utopia)다.

유토피아를 기획하면서 파가니는 자사 주요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조사를 진행했다. 파가니 소비자들은 대단한 수준의 경제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 특징. 파가니 이외의 다양한 슈퍼카들을 소유하고 경험해온 만큼, 이들이 슈퍼카 또는 하이퍼카에 대한 목마름을 해결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주요 요청사항은 3가지로 압축되는데, 단순성, 경량화, 운전의 즐거움이 꼽혔다.

이를 위해 파가니는 최근 트렌드와 전혀 다른 길을 선택했다. 전기모터도, 무거운 배터리도 사용하지 않았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같은 최신 기술도 뺐다. V12 엔진과 수동변속기 혹은 자동변속기로만 차를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 ‘클래식’한 자동차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래서 모델명도 우리가 꿈꾸었던 이상화된 장소를 뜻하는 유토피아로 결정됐다.

디자인은 시대의 유행을 따르지 않고 시대를 초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각종 스포일러와 윙을 없애고 차체 자체에서 큰 다운 포스를 만들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전면부와 후면부는 별도의 클립으로 열고 닫을 수 있도록 만들어 클래식한 멋을 드러냈다. 후면 엔진 커버를 열면 별도의 가방도 수납할 수 있다.

헤드램프는 1950년대 베스파(Vespa) 스쿠터의 헤드램프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았다. 휠에는 카본으로 제작된 터빈 디자인이 삽입돼 브레이크에서 만들어진 뜨거운 공기를 밖으로 배출시킬 수 있도록 만들었다.

날개에 매달린 디자인의 사이드미러는 공기저항을 최소화시킨 형태로 제작됐다. 파가니를 상징하는 4개의 티타늄 배기 시스템은 세라믹 코팅도 이뤄졌으며, 전체 무게가 6kg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가볍다.

차량 스케치 단계부터 완성에 이르는 6년의 시간 동안 지속적인 풍동실험과 컴퓨터 실험을 반복하며 공기역학 성능을 다듬었다. 개발 과정 중 가장 신경을 썼을 정도였는데, 덕분에 빠른 속도에서도 안정적인 핸들링 성능과 안정성을 갖출 수 있게 됐다.

경량화도 중요하다. 카본-티타늄과 같은 새로운 복합 재료를 만들어 차체의 강성을 키웠으며, 탄소섬유도 새로운 직조 방식으로 만들어 동일한 밀도 내에서 강성은 38% 높도록 만들 수 있었다. 공차중량은 1280kg에 불과하다.

여기에 충돌 안전성능도 강화했다. 차량 개발과정부터 50가지 이상의 충돌 테스트를 진행해 전 세계 안전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충돌 안전성능을 갖도록 했다.

실내는 조각품을 연상시키도록 만들었다. 동시에 독창적이면서 클래식한 감각도 살렸다. 최신 트렌드는 모두 버렸다. 대형 디스플레이도 탑재하지 않았다. 다이얼 계기판과 숫자로 구성된 각종 게이지, 수동 버튼들로 메커니즘의 미학을 표현했다. 디스플레이는 계기판 중앙에 자리한 것이 전부다. 심지어 에어컨 조작도 다이얼 방식이다.

가장 큰 특징은 수동 변속기 기어 레버에 있다. 와이라를 통해 공개된 노출 방식의 기어 레버 디자인이 수동변속기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과거 스파이커(Spyker)나 드 토마소(De Tomaso) 정도가 비슷한 방식으로 변속 메커니즘을 보여줬는데, 파가니는 이를 완전한 수동변속기까지 확장시켜 적용했다.

엔진은 메르세데스-AMG의 V12 6.0리터 트윈터보를 바탕으로 파가니가 업그레이드한 사양이다. 6000rpm에서 864마력을 발휘하며, 2800~5900rpm 구간에서 112.2kgf·m의 토크를 만들어낸다. 매우 강력한 성능을 발휘해 배출가스 기준과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의 배출가스 규제를 통과했을 정도로 현시대 규제도 맞췄다.

변속기는 7단 수동변속기 혹은 엑스트랙(Xtrac)의 7단 자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자동변속기 뿐만 아니라 수동변속기도 112.2kgf·m의 토크를 온전히 전달할 수 있도록 새로 개발했다.

강력한 성능만큼 브레이크 성능도 강화했다. 카본 세라믹 디스크가 기본이며, 전륜 6피스톤, 후륜 4피스톤이다. 디스크 크기는 전륜 410x38mm, 후륜 390x34mm다. 휠은 전륜 21인치, 후륜 22인치이며 265/35 R21과 325/30 R22 사이즈의 피렐리 P 제로 코르사(PZero Corsa) 타이어가 장착된다. 겨울 노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소토제로(SottoZero) 타이어도 선택할 수 있다.

항공 우주용 기체에 사용되는 전용 알루미늄 합금으로 서스펜션을 제작했다. 파가니의 트랙 전용 모델인 와이라 R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높은 강성과 경량화를 실현시켰다. 여기에 일반 공공도로에서 운행이 가능할 수 있도록 유연함도 갖출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세상 모든 슈퍼카를 소유한 재력가가 꿈꿨던 유토피아적인 자동차, 파가니 유토피아는 99대만 한정 생산될 계획이다. 주인은 이미 모두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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