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성능을 추구한 슈퍼 SUV, 페라리 푸로산게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22.09.1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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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역사상 최초의 크로스오버, 푸로산게(Purosangue)가 공개됐다. V12 엔진, 4인승, 4개의 도어를 갖춘 지금까지 없던 페라리다. 프로산게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어로 순종(thoroughbred)을 의미한다. 전혀 다른 페라리지만 순수 혈통을 유지했다는 의미다.

푸로산게는 프론트 미드 엔진을 장착하고 후륜 쪽에 기어박스를 배치해 스포츠카와 같은 트랜스 액슬 레이아웃을 만들었다. 동력 전달 장치(PTU)는 엔진 앞에 결합돼 4개의 바퀴를 굴리는 것도 가능하다. SUV임에도 프론트 미드 엔진 스포츠카 구성을 만들었으며, 전 후 무게배분도 49:51을 갖게 됐다.

푸로산게의 엔진은 12기통, 65°의 실린더 뱅크각, 6.5리터 배기량, 드라이섬프 및 고압 직분사 구성을 갖는다. 자연흡기 엔진 특유의 선형적인 출력감과 낮은 회전수에서 최대토크를 생성하도록 설계됐다. 최대토크의 80%는 2100rpm에서 만들어지며, 6250rpm에서 73.0kgf·m의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최고출력은 7750rpm에서 725마력을 발휘한다.

흡기, 타이밍 및 배기 시스템은 완전히 재설계됐으며 실린더 헤드는 812 컴페티치오네에서 가져왔다. 회전 질량도 재설계되었다. 질화강(nitrided steel)으로 만들어진 크랭크 샤프트와 내부 오일 통로를 재설계해 오일 흐름을 개선했다. 냉각수 및 오일 펌프 어셈블리도 다시 설계했다. 넓은 회전 영역에서 큰 힘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흡기 덕트 형상을 수정했다. 배기 시스템은 배압을 줄이기 위한 최적화가 이뤄졌다.

엔진의 직분사 시스템은 350바의 압력으로 분사하는 2개의 고압 연료 펌프로 구성된다. 페라리의 F1 기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특허 기능도 반영됐다. 이를 통해 저속 및 중속 영역에서 급가속할 경우 토크를 최적화시켜주는 것이 가능하다.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컴팩트한 클러치를 사용해 크기가 줄었다. 또한 변속기를 15mm 낮게 설치해 무게중심도 낮췄다. 새로운 클러치 성능은 35% 향상되어 기어 변속 시 최대 1,200Nm의 토크를 전달하며, 차세대 유압 구동 시스템 덕분에 기존 7단 DCT 대비 기어 변속 시간도 빨라졌다. 동력 전달이 필요치 않을 때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엔진과 변속기 동력을 끊어 관성주행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도 갖췄다.

이와 같은 파워트레인을 바탕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3초만에 가속한다. 200km/h까지는 10.6초만에 도달한다. 도달 가능한 최고속도는 시속 310km 이상. 100km/h에서 완전히 정지한 최단거리는 32.8m에 불과할 정도로 강력한 제동성능을 발휘한다.

푸로산게의 섀시는 완전히 새롭게 개발됐다. 차체 하부는 전부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됐는데, 폐단면 압출성형물(closed-section extrusions)이라는 이름을 갖는 알루미늄으로 스페이스 프레임을 만들어 적용했다. 이를 통해 섀시는 더 커졌지만 무게는 과거 4인승 페라리 모델보다 가벼워졌다. 비틀림 강성은 30%, 빔 강성은 25% 향상됐다.

차체는 알루미늄부터 탄소섬유까지 다양한 재료로 제작됐다. 이중 루프는 탄소섬유로 만들어지는데, 방음 기능을 추가했으며, 방음 기능을 갖춘 알루미늄 루프보다 20% 더 가벼우며 글래스 루프와 동일한 강성을 갖는다.

빠른 달리기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서스펜션에 멀티매틱(Multimatic)사의 트루 액티브 스풀 밸브(TASV: True Active Spool Valve) 시스템을 장착했다. 새로운 서스펜션 구조는 전기 모터 작동과 고정밀 스풀 밸브 유압식 댐퍼를 결합한 구조를 갖는다. 전기 모터는 기존의 어댑티브 혹은 세미 액티브 시스템보다 보다 강력한 파워로 능동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모터는 48볼트 기술을 사용한다.

서스펜션은 코너에서 가속도계와 위치 센서를 사용하며, 사이드 슬립 컨트롤(SSC 8.0) 및 6w-CDS 센서와 상호 작용한다. 전륜에는 프론트 세미 버추얼 하이 위시본 서스펜션이 장착됐다. 두 개의 암에 의해 생성된 가상 하부 킹핀 부착점(virtual lower kingpin attachment point) 덕분에 한층 명확한 스티어링 조작이 가능해졌다.

보쉬와 공동 설계한 새로운 ABS 'Evo' 컨트롤러가 장착됐다. 296 GTB에서 처음 탑재된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 시스템과 통합됐는데, ESC에서 얻은 정보를 활용해 제동 중인 네 바퀴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타이어가 가진 종방향 접지성능을 더욱 잘 활용할 수 있게 됐다.

4륜구동 시스템과 4륜 조향 시스템 모두 사용한다. 이를 4RM-S(Four-wheel drive and Steering)로 부른다. 전 후 구동력 배분, 전륜 토크벡터링, 후륜 좌우 구동력 배분, 4륜 조향 시스템 모두를 사용해 직진 가속 이외에 코너를 돌아 나가는 한계 성능도 높이도록 했다.

SUV 형태의 슈퍼카를 만들기 위해 공기역학 부분에 많은 공을 들였다. 크고 무거우며 지상고까지 높아야 하는데, 지금까지 만들어온 페라리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수백 시간의 풍동 실험과 수천개의 CFD(전산 유체 역학)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차량 전면 실루엣은 보닛 곡률이 가장 큰 부분과 윈드스크린이 최대한 매끄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루프의 후면, 리어 스크린, 스포일러는 기류 분리 및 압력을 관리하는데 중요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루프 스포일러는 지붕에서 트렁크로 내려가는 공기를 급진적으로 내려가지 않게 해준다. 트렁크 가장자리에 자리한 놀더(nolder)는 높이가 7mm에 불과하지만 후방에 소용돌이를 내보내 차량 끝 부분에 재압축 영역을 만들어낸다.

범퍼 하단에 자리한 디퓨저는 공기 배출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데, 차체가 뜨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하면서 배기 시스템과 변속기 등 각종 장치에서 발생하는 열을 원활하게 빼내는 역할도 겸한다.

휠에서 만들어지는 와류를 제어하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 전면 휠은 범퍼 측면에서 만들어지는 에어커튼에 의해 와류가 차단되도록 했다. 후륜 휠아치에는 공기배출구가 자리하는데, 휠을 따라 흐르는 공기가 부드럽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휠은 전륜 22인치, 후륜 23인치 사이즈이며, 타이어는 전륜 255/35 R22, 후륜 315/30 R23 사이즈다.

A-필러 앞에 자리한 윙은 항력을 줄이기 위한 용도로 설계됐다. 전면 범퍼 아래부분으로 공기가 흘러 들어가도록 설계했다. 일반적인 슈퍼카라면 다운포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지만 지상고가 높은 푸로산게는 차체 하부에 위치한 냉각 시스템으로 공기가 유입되는 구조를 갖는다. 덕분에 전면부 공기흡입구 면적을 줄일 수 있었다.

전면부는 냉각장치로 가득하다. 얇은 일자형 주간주행등 디자인 덕분에 공기를 흡입할 수 있는 면적은 더욱 넓어졌다. 주간주행등 윗부분은 차체로 흐르는 공기를 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아래 부분은 브레이크 냉각 시스템으로 공기를 보내준다. 범퍼를 전면에서 바라봤을 때 오른쪽은 액티브 서스펜션을 냉각시키기 위한 장치가 자리한다. 왼쪽은 동력 전달장치인 PTU와 전자식 디퍼렌셜 냉각 장치이며, 중앙은 에어컨 콘덴서와 엔진 오일 및 냉각수 라디에이터로 배치됐다.

날렵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결코 작은 크기가 아니다. 길이x너비x높이는 각각 4973x2028x1589mm이며 휠베이스는 3018mm에 이르러 3m가 넘는다. 공차중량은 2033kg으로 역대 페라리 중 가장 크고 무겁다.

새로운 형태의 실내 디자인을 갖는다. 4명의 탑승객 모두 개별적인 이동경험을 느끼기 위한 결과다. 운전석은 SF90 스트라달레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조수석과 대칭을 이루도록 했다. 조수석에는 10.2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전에 몰입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오토 기능도 지원한다.

센터페시아에는 로터리 인터페이스가 자리한다. 이를 활용해 공조장치는 물론 시트까지 조절할 수 있다. 뒷좌석 시트도 뒷좌석 전용 로터리 인터페이스를 통해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뒷좌석 시트는 개별적 제어 이외에 폴딩 기능까지 지원한다.

루프라이너 섬유와 알칸타라는 재활용 폴리에스터에서, 카펫은 어망에서 만든 폴리아미드에서 만들었다. 실내 장식 트림 중 85%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했을 정도. 이외에 가죽 대신 군복에 사용되는 방탄 직물을 사용하거나 초미세 구리 와이어가 추가돼 새로운 감각을 전달하는 카본 장식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사운드 시스템도 신경을 썼다. 부메스터 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됐는데, 양산차 최초로 리본 트위터를 사용했으며, 서브 우퍼는 폐쇠형 캐비닛에 내장돼 저음선명도와 파워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 페라리 최초로 루프에 전기 감응 필름이 코팅돼 투명도 변화가 가능한 글래스 루프를 선택할 수 있다. 앞좌석 시트에 마사지 기능도 추가할 수 있으며, 실내 공기질 센서 및 PM2.5 초미세먼지 차단 필터도 갖췄다.

다양한 ADAS 기능도 탑재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긴급 제동 시스템, 오토 하이빔, 차선 이탈 경고, 차선 유지 보조, 사각지대 감지, 후측방 경보, 교통 표지 인식, 운전자 졸음 및 주의 및 후방 주차 카메라 등이 기본 옵션으로 장착된다.

여기에 페라리 최초로 내리막길 제어(HDC) 기능이 추가됐다. 가파른 내리막에서 대시보드에 표시된 차량의 속도를 운전자가 유지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페라리 푸로산게는 람보르기니 우르스, 애스턴마틴 DBX, 벤틀리 벤테이가를 뛰어넘어 롤스로이스 컬리넌과 같은 선상에 위치하는 극한의 SUV를 추구한다. 가격은 40만달러(약 5억 5680만원)부터 시작한다. 아직 출시도 안했지만 전세계 수년치 물량이 벌써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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