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 포르쉐 F1 참가... 폭스바겐 그룹 집안 싸움 시작?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2.08.3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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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는 레드불 레이싱의 지분을 사들여 포뮬러 1에 참가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아우디는 발표만 있었을 뿐 공식적인 설명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 아우디가 포뮬러1에 관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올해 초, 포르쉐와 아우디가 포뮬러1에 참가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고, 몇 달 후 소문은 사실이 됐다. 참가 시기는 2026년으로 F1도 마침 이 즈음에 2026년 파워 유닛 레귤레이션을 발표했다.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지속 가능한 연료 혹은 합성 연료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정확하게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는 포르쉐와 아우디가 개발한 합성 연료와도 같은 결을 갖고 있다.

이렇게 공식 참가가 발표였지만 그간 두 브랜드는 포뮬러1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특히 구체적으로 어떻게 참가할 것인지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다 며칠 전 아우디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이들은 공식 기사를 통해 포뮬러1에 참가할 것을 발표했으며, 몇 가지 가상의 이미지도 내놓았다.

물론 이미지는 어디까지나 가상이며 2026년 포뮬러1 레이스카 규정은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어 이 디자인 그대로 참가할 가능성은 없다. 그보다 먼저 이들이 제조사 팀으로 실제 레이스카를 제작할 것인지 아니면 엔진만 제작하고 공급하는 식으로 참가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가 없다. 다만 몇 가지 정황은 드러났다.

우선 포르쉐는 최근 소문에 따르면 레드불 레이싱의 지분을 매입했다. 레드불이 몇 년 후 레이싱 팀의 이름을 포르쉐로 완전히 바꾸지 않는 한 (현재 그럴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포르쉐는 자체적으로 레이스카를 제작하지 않고 엔진만 공급하는 형태로 참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알파타우리가 포르쉐 엔진의 고객팀으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높다.

그런데 최근 아우디도 이와 유사한 소문이 있었다. 이들은 자우버와 함께 포뮬러1에 참가할 예정이라는 소문이었는데, 포르쉐 - 레드불처럼 지분 공유가 아닌 아예 지분 전체를 사들여 자우버를 아우디 팀으로 탈바꿈시킨 후 참가할 것이라는 점이 다르다. 물론 자우버는 이전에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레이스 팀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시작이었고 다음은 BMW 그리고 지금은 알파 로메오다.

한데 더 흥미로운 사실은 포르쉐와 아우디가 함께 합성연료를 사용하는 포뮬러1 엔진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개발한다는 점이다. 하나의 온전한 포뮬러1 엔진을 개발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데 모 그룹인 폭스바겐 그룹이 이를 승인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놀랄 수밖에 없었다. 왜 이렇게 비효율적인 투자를 단행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포르쉐와 아우디 모두 각자 모터스포츠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긴 브랜드로서 이들이 현시점에서 함께 포뮬러1 엔진을 개발한다는 것은 양측의 기술력에 대한 자존심이 허락지 않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서로 다른 차체에 맞는 엔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어떨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아우디가 단순히 엔진 공급자로서 머물 생각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포뮬러1 레이스카에 자신들의 디자인을 입혀 공개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우디는 자우버를 완전히 인수하고 그 팀을 아우디의 팀으로 바꿀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아우디는 르망에 참가했을 때도 이와 같은 방식을 이용했다. 그들은 엔진과 레이스카를 직접 개발했지만 실제 레이스 팀 운영은 전문 모터스포츠 팀에 위탁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우디가 모든 것을 도맡아 진행했다 생각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레이스팀 운영은 다른 업체가 맡았다.

비단 아우디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 AMG F1도 사실상 이와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레이스카 제작부터 팀 운영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하는 팀은 현재도 페라리가 유일하다. 아무튼 아우디는 단순한 엔진 공급자를 넘어 좀 더 적극적인 개입을 원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그들은 단순히 페라리, 메르세데스와 경쟁하는 것을 넘어 같은 그룹사 내 포르쉐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놓였다. 포르쉐가 르망에 복귀했을 때처럼 말이다.

아직 먼 훗날의 이야기지만 벌써부터 포르쉐와 아우디의 행동 하나하나가 포뮬러1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과연 아우디의 포링 로고가 찍힌 포뮬러1 레이스카를 트랙에서 볼 수 있을까? 확인하고 싶다면 어쨌든 2026년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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