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불, RB17 발표... 포뮬러1카가 아니다?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2.06.30 10: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레드불이 새로운 트랙카를 발표했다. 이름은 RB17이다. 그런데 레드불 레이싱의 팬이라면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 챘을 것이다. 레드불 레이싱의 올해 레이스카 이름은 RB18이기 때문이다. 대체 이들은 어떤 차를 발표하겠다는 것일까?

지난 2월 말, 레드불 레이싱은 새로운 레이스카 RB18을 발표했다. 그리고 시즌 여덟 번째 레이스를 마친 현재 그들은 페라리, 메르세데스를 완벽히 따돌리고 1위에 올라섰다. 지난해 못다이룬 꿈인 컨스트럭터즈 챔피언십 획득을 위해 차근차근 라이벌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는 레드불 레이싱이 최근 새로운 트랙카가 제작될 것이라 발표했다. 당연히 포뮬러1 팬들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미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RB18을 내버려 두고 대체 어떤 차를 또 만든다는 것일까?

이들의 트위터를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일단 오라클 레드불 레이싱의 계정을 통해 발표되긴 했지만 본문을 읽어보면 레드불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라는 다른 부서에서 이 프로젝트를 발표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게다가 이름에서도 눈치를 챌 수 있다. 이들이 발표한 트랙카의 이름은 RB17. 이 코드네임은 레드불 레이싱에서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숫자다. 2021년 시즌 사용한 포뮬러1카는 RB16B였는데 이들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2022년 포뮬러1카의 이름을 RB17이 아닌 RB18로 붙였다.

그렇게 빼놓았던 이름을 새로운 트랙카에 사용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제작할 트랙카는 어떤 차일까?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일단 2인승 쿠페라는 것과 함께 하이퍼카 레벨의 퍼포먼스를 발휘할 것이라 전해진다. 특히 강력한 파워트레인이 적용될 예정이라 밝혀졌는데, V8 하이브리드가 될 것이란 소문도 있다.

덕분에 출력은 1,100마력에 달할 예정이라고. 여기에 포뮬러1에서 사용했던 카본 배스터브 서바이벌 셀이 들어갈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주목할만한 것은 전체 디자인을 아드리안 뉴이가 진행한다는 점이다. 아드리안 뉴이는 레이튼 하우스를 시작으로 윌리엄스, 멕라렌을 거쳐 현재 레드불 레이싱의 황금 시대를 만들어 낸 인물이다. 특히 에어로다이나믹 설계와 디자인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던 인물로 팬들 사이에서는 뉴이신으로 불릴 정도다.

그가 디자인하는 장르는 실로 다양한데 잠시 쉬는 동안 아메리카즈 컵 요트 디자인을 한 적도 있으며 최근에는 애스턴 마틴의 컨셉트 하이퍼카, 발키리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그 후 레드불은 아드리안 뉴이와 함께 아예 자신들만의 트랙카를 만들기로 결정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차는 발키리에 적용했던 그라운드 이펙트를 위한 에어로파츠가 적용될 예정이라 전해졌다.

앞서 소개한 퍼포먼스도 놀랍지만 이 차에는 몇 가지 옵션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우선 밀튼 케인즈에 있는 레드불의 레이스 시뮬레이터를 이용할 수 있으며, 트랙 드라이빙 교육을 비롯해 다양한 체험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한 유지 보수 역시 레드불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에서 직접 지원하며, 각 소유자에게 맞는 유지보수 프로그램이 별도로 제공될 예정이라고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페라리 챌린지나 포르쉐 GT3 컵과 같은 커스터머 레이스카처럼 운영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파워트레인을 제외하고 모든 차체의 제작은 레드불 공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레드불 레이싱의 크리스티안 호너 감독은 “RB17은 레드불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와 같은 모델입니다. 이제 레드불 테크놀로지 캠퍼스는 완전한 자동차를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습니다. 그리고 RB17은 레드불 브랜드에서 출시한 첫 번째 자동차로써 수집가들과 함께 하게 될 겁니다.”라고 소개했다.

이로써 레드불 레이싱은 독립 포뮬러1팀 중 자동차를 제작하게 된 또 하나의 포뮬러1팀이 됐다. 빠르면 2025년부터 제작에 들어갈 것이라 전해졌으며, 50대 가량만 생산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가격이다. 기본 가격이 무려 600만 달러, 한화로 78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물론 레드불 레이싱이 포뮬러1에서 보여준 기술과 성과는 충분히 인정 받을만 하다. 또한 아드리안 뉴이의 터치가 가미된 트랙카를 몰 수 있는 사람은 전세계적으로도 손에 꼽을 정도로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런 점에서 RB17은 분명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가치를 갖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편의점 냉장고에서 볼 수 있는 로고에 78억원을 흔쾌히 지불하려면 꽤 큰 용기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저작권자 © 오토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