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기차 만들 생각 없어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2.05.19 17: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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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는 공식적으로 밝혔고, 애플은 비밀에 부쳐지만 소문은 계속 흘러나오고 있으며, 화웨이, 샤오미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삼성은 전기차를 만들 계획이 없다며 일축했다.

올해 초 CES의 가장 큰 화제는 소니였다. 소니는 이미 지난해 소개했던 콘셉트카를 다시 가지고 나왔는데, 진짜는 자동차가 아니었다. 다름 아닌 이들이 자동차 사업이 직접 뛰어든다는 비전이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그 당시도 콘셉트카 비전을 발표한 상태였다.) 소니는 전기차 직접 제조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누가 봐도 당장 생산 가능한 수준의 디자인과 조립 품질 그리고 소니가 선보인 다양한 기술들을 탑재하고 있었음에도 소니는 그저 자동차 산업에 공급자로써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며 거기에만 집중할 것이라며 끝내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정확히 1년이 지나자 소니는 새로운 SUV 콘셉트카 비전 S를 내놓았고, 모든 준비를 마쳤으며 자동차 사업에 직접 진출한다고 밝혔다.

한편 작년 기아자동차의 주가가 크게 한 번 요동친 적이 있었다. 바로 애플카의 제조를 기아자동차가 맡게 될 거라는 소문 때문이었다. 두 회사 모두 잘못된 뉴스라 이야기했지만 사람들은 이를 곧이듣지 않았다. 그만큼 애플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반증일 것이다. 이후 이 뉴스는 정말 잘못된 뉴스가 돼버리긴 했지만, 그럼에도 애플 내부에서는 여전히 전기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고 빠르면 2025년 경에 첫 번째 전기차가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소니와 애플, 이 두 회사가 전기차 제조 및 판매에 직접 진출할 것이라는 사람들의 기대는 이들이 갖고 있는 잠재력과 자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소니는 카메라, 이미지 센서 및 전자 부품 설계 생산을 비롯해 전자와 관련된 방대한 기술과 지적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금도 수많은 자동차 관련 부품을 다양한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 자신들이 보유한 기술과 생산 라인을 통해 온전한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물론 모두 다 직접 생산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전기차를 위한 주요 부품 생산에는 특별히 문제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20세기 전 세계 가전 시장을 휩쓸었다가 현재 시장 지배력의 대부분을 잃어버린 소니로서는 전기차가 그들의 미래 활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짙었다.

결국 그들은 세상의 기대에 부응했고, 구체적으로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소니의 이름을 붙인 전기차가 세상에 나올 예정이다. 그렇다면 현재 소니를 밀어내고 전자제품 시장의 왕좌에 앉은 삼성전자는 어떨까? 삼성전자 역시 소니와 사정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간단히 전기차를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들은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연구 개발 생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회사다. 지금 어떤 자동차 회사도 삼성전자 수준의 배터리 연구 생산 기술을 갖고 있지 못하다. 이 외 전장 관련 부품 사업에도 삼성전자의 포트폴리오는 화려하다. 예를 들어 이들이 인수한 하만의 경우 오디오 제국이기도 하지만 자동차 전장 부품 사업의 강자이기도 하다. 또한 삼성은 현재 자동차 인테리어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디스플레이 역시 직접 개발, 제조가 가능한 회사다. 심지어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수준의 OLED 제조 능력을 갖고 있다.

결정적으로 반도체 연구, 개발, 제조가 가능하기 때문에 만약 삼성전자가 자동차 사업이 진출할 경우 그 어떤 제조사보다 손쉽게 부품 조달이 가능하며 원한다면 다른 전자 회사들보다 훨씬 빠르게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 이렇게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전기차 사업에는 진출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현재 삼성전자는 BMW, 아우디, 현대를 비롯해 심지어 테슬라와도 파트너 관계다. 상당 수준의 수익이 이들 회사를 통해 발생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삼성은 이들과의 관계 손상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현재도 충분한 수익을 얻고 있는데, 굳이 파트너사를 자극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게다가 삼성그룹 자체가 자동차 산업에 도전했다 실패한 역사가 있기 때문에 어쩌면 이들에게 자동차 사업은 일종의 금기어일지 모른다. 어찌 되었건 삼성전자는 현재 시장에서 삼성과 다른 파트너들 사이의 관계 때문에 전기차 시장에 진출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는 그러할지라도 2025년 애플카가 등장하고 소니와 화웨이까지 시장에 진출한다면 그때도 삼성이 전기차 사업 진출에 소극적일 것인지 의문을 품고 있다. 소니의 사례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지 모를 애플의 사례를 예상해 볼 때 결국 나중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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