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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Review] 800V를 12V처럼 보이게, 가상 배터리

2022-05-16 오후 5:56:01
전기차에는 거대한 배터리가 탑재된다. 때문에 전기 방전 걱정은 안 해도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기차도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가 사용하는 12V 배터리를 추가로 단다. 굳이 옛날 방식의 납축전지를 사용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배터리는 자동차 실내 시스템을 작동 시키는데 사용된다. 계기판이나 센터페시아, 공조장치 팬, 아니면 문을 열거나 잠그는 것 등 실내에서 사용하는 시스템 대부분을 12V 배터리가 담당한다.

정차 후 시동은 걸지 않고 ACC ON 상태를 만들어 센터페시아 모니터에서 스마트폰과 연동시켜 영상을 보는 행위, 추운 겨울날 배터리 온도가 필요 이상으로 낮아지지 않게 열을 공급하는 기능도 12V 배터리의 몫이다.


다시 말해 전기차에 탑재된 큰 배터리는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는 역할에 집중한다. 12V 배터리는 나머지 자동차의 전기 시스템을 운영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방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12V 배터리를 일정 수준 사용하면 자동차 배터리나 회생 제동 에너지를 활용해 다시 충전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납 배터리이기 때문에 수명이 다하면 교체해야 한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자동차가 사용하는 모든 전자기기들은 PDN(Power Delivery Network)이라는 통신 규격을 따르고 있다. 그리고 이 규격들은 모두 12V, 24V, 48V라는 범주 안에 묶여 있다.

단순히 전압만 높인다고 되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 때문에 48V 마일드하이브리드 시스템도 각종 차량 전자장비에 전력을 공급하기위해 12V로 변환시켜주는 장치가 추가된다.

400V 혹은 800V를 사용하는 전기차 배터리에서 12V를 뽑아내기 위해서는 DC-DC 컨버터가 추가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는 부피를 너무 많이 차지할 뿐만 아니라 가격도 비싸진다. 그냥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12V 납축전지를 장착하면 골치 아픈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판매중인 모든 전기차에는 12V 납축전지가 있다.


하지만 자동차 제조사들은 가까운 시일내에 이 납축전지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유럽연합이 2030년까지 환경파괴의 주범인 납축전지 사용을 중단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제조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첫번째는 12V 납축전지를 12V 리튬이온 배터리로 교체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무거운 납축전지 무게도 최대 55%까지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가격은 비싸진다. 최근 희토류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추가로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DC-DC 컨버터도 추가되어야 한다. 12V 리튬이온 배터리를 충전하고 전력 공급을 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할 경우 배터리 관리 시스템인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도 추가해야 한다.

모두 비용 상승 요인이다. 배터리 교체로 55%의 무게가 줄었지만 부가적인 장비들이 추가되면서 총 무게는 더 증가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하지만 현재로는 가장 발전한 형태의 대응법이다. 납축전지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테슬라와 현대차그룹이 이 방식을 사용 중이다.


아예 12V 납축전지를 제거하고 전기차 배터리의 전기를 어떻게든 끌어와 차량 시스템에 공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이 경우 13kg의 무게 절감 효과와 화물 공간을 최대 2.4% 확대하는 것이 가능하다. 아니면 이 공간을 다른 장비 장착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또, 부품이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관리도 용이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를 위해 도입된 기술이 바로 가상 배터리(Virtual Battery)다.

가상 배터리는 가로 61mm, 세로 35mm 높이 7mm 크기의 작은 컨버터를 통해 작동한다. 바이코(Vicor)가 개발한 이 기술은 제로 전압 스위칭(Zero-Voltage Switching, ZVS), 제로 전류 스위칭(Zero-Current Switching, ZCS) 기술을 통해 작동한다. 기존 DC-DC 컨버터가 전압을 통째로 변경시켰다면 바이코의 가상 배터리 시스템은 좁은 대역 주파수 내에서만 작동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를 통해 전자기기들은 12V 혹은 48V로 인식하고 작동시키게 할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를 12V 배터리처럼 보이도록 변환시킨 것이다.

또 다른 장점은 반응이 빠르다는 것이다. 전기도 변환 과정에 필요한 시간이 필요한데, 가상 배터리는 초당 8백만 암페어의 응답속도를 갖는다. 이는 일반 12V 시스템 대비 3배 빠른 응답속도다. 효율은 97% 이상이며, 12V 전압 범위는 8.125V에서 14.375V 사이를 유지한다. 48V의 경우 32.5~57.5V를 유지한다. 이는 차량의 전력망을 연결하는 이상적인 범위다.


현재 자동차 제조사들은 새로운 PDN 설계를 위해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PDN이 바뀌면 전세계적으로 생산되고 있는 자동차 부품이 근본부터 변경되어야 한다. 당분간 12V나 48V는 유지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 상황에서 납축전지나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고 12V와 48V 전력공급이 가능한 가상 배터리 기술은 향후 전기차 보급과 함께 각광받는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토뷰 | 김선웅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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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견 1개가 있습니다.
  • 앤서니킴 님 (anth****)

    궁금했던 내용인데 잘 정리해주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2022-05-17 오후 06:45(2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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