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퍼 가격만 450만원! 부가티 시론의 유지 비용은?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21.09.2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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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회로를 돌려보자. 신이 나에게 부가티 시론 퓨어 스포트(Bugatti Chiron Pur Sport)를 선물했다고 말이다.

시론 퓨어 스포트는 시론 중에서도 서킷 주행에 초점을 맞춰 특별히 개발된 슈퍼카다. 1500마력을 발휘하는 엔진은 같지만 최고 속도보다 가속 중심으로 새롭게 개발된 변속기, 고성능 타이어와 경량화가 이뤄진 차체와 휠 등으로 구성된다. 가격은 300만 달러. 약 35억 4000만 원에 해당한다.

이런 차를 선물 받았다면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지만 악몽의 시작이기도 하다. 바로 끔찍한 유지 비용 때문이다.

부가티를 구입했다면 부가티 서비스 프로그램에 가입해야 한다. 서비스 프로그램에 가입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부가티를 수리하고 정비할 사람 자체가 없기 때문에 가입할 수밖에 없다. 부가티 서비스 프로그램은 10명으로 이뤄진 부가티 전문 테크니션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부가티 차량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유지시켜준다. 연락도 일주일 내내 24시간 가능하다.

서비스는 14개월 혹은 1만 6천 km 도래 이전에 받아야 한다. 첫 번째 엔진오일 교체 일정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부가티 시론이 사용하는 엔진오일은 캐스트롤의 엣지 플루이드 티타늄 테크놀로지(Castrol Edge Fluid Titanium Technology). 점도는 10W60을 사용한다. 여기에 오일필터와 냉각수, 16개에 이르는 오일 배수 플러그(드라이섬프방식 엔진)까지 함께 교체해 준다. 가격은 약 2만 5천 달러. 한화 약 2950만 원이다. 비싸다고? 이제 시작이다.

1500마력의 힘과 400km/h 이상의 속도를 잠재우기 위해 매우 강력한 브레이크 시스템을 사용한다. 전륜 카본 세라믹 디스크와 3D 프린터로 제작된 캘리퍼, 티타늄 브레이크 패드를 교체하는 가격은 약 5만 9천 달러(약 6960만 원)다.

하지만 브레이크 세트만 교체할 수는 없는 법. 브레이크 오일과 케이블, 각종 브레이크 관련 부품 클리닝 작업도 해줘야 하는데, 이 비용만 또다시 5만 9천 달러가량 지불해야 한다. 브레이크 쪽을 정비했다 하면 약 1억 4천만 원가량은 지출해야 하는 것.

14개월~16개월가량 시간이 지나면 초경량 휠도 교체해 줘야 한다. 더 오랜 시간이 지나면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 전륜 20인치, 후륜 21인치 크기의 휠을 교체하는 가격은 약 5만 달러(약 5900만 원).

휠과 함께 타이어도 교체해 줘야 한다. 극한의 성능 발휘를 위해 타이어 수명이 짧기 때문이다. 다행히 타이어는 선택권이 주어진다. 기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미쉐린 파일롯 스포츠 컵 2 XL(Michelin Pilot Sport Cup 2 XL)이 있고, 바람이 빠져도 저속으로 주행이 가능한 미쉐린 파일롯 스포츠 팩스(Michelin Pilot Sport PAX)가 있다. 겨울철 눈길 운전에 대비하기 위한 피렐리 윈터 소토제로 3(Pirelli Winter Sottozero 3) 타이어도 선택할 수 있다. 이들 타이어의 가격은 4개 기준 약 8000달러(약 945만 원).

이들 타이어는 비상시 사용하는 용도로 사용하면 된다. 부가티 시론 퓨어 스포트를 위해 미쉐린과 특별히 개발한 전용 타이어가 존재하기 때문. 전륜 285/30 R20, 후륜 355/25 R21 사이즈의 미쉐린 파일롯 스포츠 컵 2R(Michelin Pilot Sport Cup 2R) 타이어의 가격은 4만 2000달러(약 4950만 원)에 이른다.

42~48개월가량 시간이 지나면 터보차저 교체 시기가 다가온다. 가레트(Garrett)에서 제공한 4개의 터보차저 교체가 필요한데, 약 2만 6000달러(약 3060만 원)가 필요하다. 이때 냉각계통 시스템도 교체하는 것이 좋은데, 가격은 약 2만 2000달러(약 2600만 원)을 추가 지불해야 한다.

연료탱크 교체도 필요하다. 가황고무, 강화섬유 및 케블라(Kevlar)로 제작되는데, 가격은 4만 4000달러(약 5190만 원)에 이른다.

마지막으로 W16 8.0리터 쿼드 터보 엔진 관리를 해야 하는데, 엔진 튜닝 캘리브레이션을 통해 1500마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손을 봐야 한다. 이 가격은 2만 8600달러(약 3370만 원).

소소한 정비도 놓치고 갈 수 없다. 전면 유리 교체 비용은 약 6만 달러(약 7080만 원)이며, 와이퍼 블레이드의 가격은 약 3800달러로 450만 원에 해당한다.

스크래치라도 나면 큰일 난다. 시론 퓨어 스포트의 도색 가격은 5만 5150달러(약 6500만 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세차도 일반적인 방식이 아닌 특수 장비를 사용해 손으로만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위와 같은 모든 과정을 더하면 4년간 부가티 시론 퓨어 스포트를 운영했을 때 최소 3번의 오일 교환, 2회의 휠과 타이어 교환, 브레이크 세트 교환, 엔진 튜닝 및 터보차저 교체가 필요하다. 각종 냉각 시스템과 연료탱크도 바꿔야 한다. 총비용만 47만 7500달러(약 5억 6320만 원)에 이른다.

하지만 여기서 언급한 모든 가격은 부가세를 비롯해 부가티 테크니션을 위한 인건비와 비행기 표, 숙박 등 다양한 금액을 제외한 금액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부가티 시론을 운전도 하지 않고 보관만 하는 방법 말이다. 이런 방식의 프로그램도 있는데, 14개월마다 10만 4900달러(약 1억 2370만 원) 정도만 지불하면 된다. 부가티는 움직이지 않아도 돈 먹는 하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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