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하는 이유가 있었네... 역사속으로 사라진 자동차 회사들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21.09.2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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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역사는 130년이 넘었을 정도로 짧지만은 않은 시간동안 사람들과 함께했다. 이 과정에서 수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생겨났고 또 사라졌다. 그렇게 살아남은 자동차 회사들이 현재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이름들에 해당한다.

누군가에게 가슴 아픈 기억으로, 또 누군가에겐 추억으로 남아있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기억 속 자동차 회사를 모아봤다.

AMC(American Motors Corporation)

1950년대만해도 AMC는 포드와 쉐보레에 이어 미국에서 3번째로 인기를 끄는 자동차 회사였다. 하지만 60년대 급격한 경영난을 맞이했고, 70년대 후반까지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당시 고유가로 인해 소비자들이 소형차를 선호하자 뒤늦게 소형차를 개발해 판매했지만 1980년대 다시 유가가 저렴해지면서 AMC의 소형차는 인기를 끌지 못하게 되기도 했다.

1980년부터 프랑스 르노와 협력 관계를 시작했으며, 1982년에는 르노가 AMC 지분 46%까지 갖게 된다. 이후 AMC 생산공장은 르노 그룹의 소형차 생산을 위해 이용됐다. 1987년 르노는 AMC의 지분을 모두 크라이슬러에게 넘기고 미국시장을 떠났다. 크라이슬러는 당시 AMC가 보유중이었던 지프 브랜드를 눈여겨보고 있었고, 지프를 살리는 대신 AMC는 역사속으로 사라지며 마무리됐다.

오스틴(Austin)

양털깎이 사업을 하다가 1905년 자동차 회사로 발전한 오스틴은 1차 세계대전을 통해 급속히 성장했고, 이를 기반으로 오스틴 세븐을 출시하면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특히 세븐은 닛산의 전신인 닷선, BMW 등에서 라이선스를 구입해 차량을 생산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1952년에는 모리스를 인수해 BMC(British Motor Corporation)로 사명을 바꿨으며, 이후 최초의 미니가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BMC는 끊임없는 재정난에 시달려야 했고, 1968년 레일랜드와 합병을 통해 BL(British Leyland)로 재탄생하게 된다. 그럼에도 파업, 품질문제 등으로 인해 1974년 파산되며, 국유화를 통해 생명을 이어가게 된다. 이후 BL은 오스틴 로버 그룹(Austin Rover Group)으로, 다시 로버 그룹(Rover Group)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연명해오다가 이마저도 정상적인 경영이 이뤄지지 않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인수된다. 로버 그룹을 상하이자동차가 인수하게 되면서 오스틴의 상표권도 상하이자동차에 속하게 됐다.

아우토비앙키(Autobianchi)

1880년대 이탈리아의 유명 자전거 제작 업체인 비앙키(Bianchi)는 궁극적으로 자동차 제조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혼자서는 자동차회사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피렐리 타이어, 피아트 등 자동차 업체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렇게 1955년 피아트-피렐리-비앙키의 합작회사 아우토비앙키가 탄생된다.

아우토비앙키는 국내 기준 경차에 해당하는 슈퍼미니급 소형차를 주력으로 생산했다. 하지만 접근방법이 독특했는데, 경차지만 고급스러운 경차를 만든 것이 아우토비앙키였다. 1900년대 중반 경차급 차량에 값비싼 가격을 지불할 소비자는 많지않았다. 여기에 피아트는 1968년 아우토비앙키를 완전히 인수하면서 자사 생산시설로 이용하기에 이른다. 이후 아우토비앙키는 피아트 소속이었던 란치아(Lancia) 차량을 생산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다임러(Daimler)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로 다임러가 있지만 영국에도 다임러가 존재한다. 영국 다임러는 1893년 영국인 프레드릭 심스(Frederick Richard Simms)가 독일의 고틀립 다임러(Gottlieb Daimler)로부터 엔진 판매권을 획득해 ‘다임러 엔진 판매조합’을 설립하면서 역사가 시작된다. 시작은 엔진 판매였지만 이후 다임러 자동차 생산권까지 갖게 되면서 1897년 영국에 다임러 자동차를 설립하게 된다. 영국 최초의 자동차 제조사다.

다임러는 승승장구했다. 영국 상류층이 애용하는 차로, 영국 황실용 차로 사용되며 명성을 얻었다.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큰 돈도 벌어 들었다. 하지만 오일쇼크가 발발하자 고급차에 치중한 라인업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고, 1960년 재규어에 매각된다. 이후 영국 BLMC, 로버를 거쳤으며, 1989년 다시 재규어와 함께 포드에 매각된다. 이후 다임러 브랜드 모델을 판매했지만 1997년 재규어에 합병된 이후 2007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드 토마소(De Tomaso)

알레한드로 드 토마소(Alejandro de Tomaso)에 의해 설립된 드 토마소는 마세라티 소속의 레이싱 드라이버로 일하고 있었으며, 1959년 자동차 회사를 설립한다. 초창기는 양산차를 판매하기 보다 레이싱카 생산에 주력했다. 이후 차량 생산 노하우를 쌓게 되면서 멋진 디자인과 포드 혹은 알파로메오의 강력한 엔진을 결합한 고성능 모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특히 판테라(Pantera)는 멋진 디자인을 통해 드 토마소의 존재를 세계에 알리는 역할도 했다.

1960년대부터 드 토마소는 무리한 인수를 진행한다. 카로체리아 기아, 모토 구찌, 심지어 마세라티까지 인수한다. 다양한 사업 확장을 노렸지만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났다. 1990년대 결국 인수했던 업체들을 되팔게 됐고, 모델라인업은 순식간에 줄어들었다. 품질 문제로 인해 수출길도 막히면서 드 토마소의 머리를 쥐어뜯게 만들었다.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드 토마소는 2004년 파산했다. 이후 홍콩의 한 사업가가 드 토마소 브랜드를 사들였고, 2019년 새로운 부활을 알렸다.

파셀 베가(Facel Vega)

1954년 프랑스에 설립된 파셀 베가는 자동차에 집중하기 전 항공산업을 했을 정도로 금속을 다루는 노하우가 남달랐다. 특히 프랑스에 없었던 최고급 승용차를 만들며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차 역할을 했다. 덕분에 프랑스의 최고위층과 유명 연예인들이 파셀 베가를 애용했다. 처음에는 크라이슬러의 V8 헤미 엔진을 사용했다.

매우 크고 무거운 차체를 가질 뿐만 아니라 출력도 강력해 마력으로 세금을 징수하는 프랑스에서는 쉽게 소유하기 힘든 차였다. 때문에 생산량의 77%가 수출로 공급됐을 정도. 롤스로이스나 메르세데스-벤츠처럼 최고의 럭셔리카를 지향했지만 완성도 문제를 비롯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능 등으로 경쟁력을 잃었고, 결국 1964년 파산하게 된다.

허드슨(Hudson)

1909년 미국에 설립된 허드슨 자동차는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빠르게 규모를 키운 회사 중 하나로 꼽힌다. 자동차 계기판에 경고등을 배치하거나 사고 충격 흡수를 위한 범퍼 장착, 모노코크 바디를 사용하는 등 신기술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인기를 끌었다. 가장 유명한 모델은 호넷(Hornet). 탄탄한 서스펜션과 V8 엔진급 성능을 발휘한 직렬 6기통 엔진 등을 바탕으로 1951년부터 1954년까지 나스카(NASCAR)에서 4년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애니메이션 카(Car)에도 나오는 모델이 바로 허드슨 호넷.

하지만 허드슨은 시대를 너무 앞서갔다. 당시 소비자들은 탄탄한 서스펜션과 좋은 핸들링 성능보다 V8 엔진과 출렁이는 승차감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모노코크 차체 특성상 디자인 변화도 제한적이었던 만큼 소비자들에게 점차 멀어졌다. 허드슨은 1954년 내시-캘비네이터(Nash-Kelvinator)와 합병 후 AMC(American Motors Corporation)로 이름이 바뀐다.

젠슨(Jensen)

젠슨은 1922년 영국에서 스포츠카와 상용차를 제작하며 탄생했다. 소형 스포츠카를 생산하며 인기를 끌면서 상용차 시장도 진출한 점이 특징이다. 당시 생소했던 알루미늄을 활용해 경량화를 이뤄낸 상용차를 만들었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다양한 트럭, 버스를 생산하는 등 사업을 넓혔다. 1966년에는 영국의 젠슨(Jensen)에서 FF를 발표하는데, 최초의 4륜구동 양산 스포츠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었다. 특히 기존의 파트타임 방식이 아닌 전 후륜 배분 40:60인 풀 타임 4륜 시스템이라는 점이 특징이었다. 세계 최초로 ABS가 장착된 차량이기도 하다.

다양한 신기술을 도입했지만 젠슨의 모델은 경쟁사보다 크게 비싼 가격으로 인해 대중적으로 사랑받지 못했다. 결국 재정난에 시달리게 되자 오스틴-힐리(Austin-Healey), 볼보 등 일부 모델을 생산해주는 역할을 하면서 연명했다. 이후 수많은 회사들에게 인수되고 자리를 옮기면서 결국 1976년 사실상 파산하게 된다. 2001년 신차를 내놓으며 부활하는 듯 했지만 1년만에 다시 문을 닫고 말았다.

머큐리(Mercury)

헨리 포드(Henry Ford)의 아들 에드셀 포드(Edsel Bryant Ford)에 의해 1938년 탄생한 브랜드다. 포드의 고급모델로 포드와 링컨 사이에 위치하는 준 고급 브랜드 역할을 한다. GM 뷰익이 대표적인 경쟁 브랜드. 포드와 링컨의 장점을 융합해 1970년대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는 기아자동차에서 머큐리 세이블을 판매하며 인연을 맺기도 했다.

1990~2000년대들어 머큐리는 독자적인 이미지 구축에 완전히 실패하게 된다. 포드 차량에서 디자인과 배지만 바꿔 만들었을 정도였고, 고급스러움과도 거리가 멀었다. 발전하지 않는 모습에 소비자들은 머큐리를 멀리했고, 세계 금융위기까지 겪은 포드가 결국 2010년 브랜드 폐지를 발표하며 막을 내리게 됐다.

모리스(Morris)

영국 최초로 1백만대 이상 판매된 마이너(Minor)를 만들어낸 회사로 유명하다. 크기는 작지만 실내는 넓고 운전 재미까지 뛰어난 마이너는 1971년까지 140만대 이상이 판매됐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마이너의 역할을 물려받은 차가 바로 미니(Mini)다.

단숨에 영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로 성장한 모리스는 1952년 오스틴과 합병을 통해 몸집이 커졌다. 이후 다른 자동차회사들과 다시 합병을 거듭하며 1968년 BL(British Leyland)로 거대 기업이 된다. 하지만 브랜드간 기싸움과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BL은 사실상 공중분해 됐고, 오스틴과 함께 중국 상하이자동차로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미니 자체는 BMW가 인수하는데, 영국 옥스포드에 위치한 모리스 공장은 현재도 BMW 미니를 생산 중이다.

올즈모빌(Oldsmobile)

1897년 설립된 미국 최초의 자동차 제조사다. 세계 최초로 조립라인에서 자동차를 조립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1903년 미국 자동차 판매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성공을 하게 된다. 이후 1940년 자동변속기 탑재, 1974년 에어백 탑재 등 새로운 기술도 적극적으로 도입해 차별화를 이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GM 브랜드 내 다른 모델과 차별화는 이뤄지지 않고 수준 이하의 품질을 가졌으며, 정확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해 소비자들 이탈을 눈뜨고 지켜보게 됐다. 내부적으로도 자동차 개발보다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추면서 내리막길을 더욱 가속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결국 GM은 2004년 올즈모빌 브랜드 폐지를 결정하며 미국 최초의 자동차 회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폰티악(Pontiac)

1926년 미국 GM에 의해 설립된 브랜드다. 가성비 높은 스포츠카를 만들면서 젊은 층에게 많은 인기를 누렸다. 머슬카 장르를 만들어낸 GTO, 쉐보레 카마로의 형재차인 파이어버드 등이 대표 모델이다. 젊은 소비자들에게 특히 높은 사랑을 받으며 미국 판매 3위, 캐나다 판매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1980년대들어 일본 브랜드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수준 이하의 품질, 신차 개발 부진,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등 GM 산하 많은 브랜드가 해온 과오를 그대로 답습했다. 원가절감을 위해 독립적인 모델이 아닌 브랜드만 바꿔 판매하기도 하는 등 자국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을 행동도 지속했다. 결국 GM은 세계 금융위기를 겪은 후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폰티악 브랜드도 폐지하겠다고 밝히며 2010년 문을 닫게 된다.

플리머스(Plymouth)

플리머스는 1928년 쉐보레와 포드가 지배했던 중저가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당시 고급 브랜드 역할을 했던 크라이슬러에서 내놓은 브랜드다. 저가 자동차였지만 당시 포드와 쉐보레에서 탑재되지 않았던 유압브레이크를 기본 사양으로 제공하는 등 차별화도 이뤄졌다. 특히 1930~1940년대 대공항 시기에 크라이슬러를 살렸던 든든한 지원군 역할까지 했다. 다른 브랜드에서 강력하고 값비싼 머슬카를 내놓았지만 플리머스만큼은 저렴하지만 성능은 강력한 머슬카를 만들어 판매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1950년대 부족한 조립 완성도와 부식 문제로 큰 브랜드 타격을 입었다. 1970년대 새로운 배출가스 규제와 휘발유 가격 인상 등에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인기가 떨어졌으며, 1980년대에는 닷지 혹은 미쓰비시 차량을 배지만 바꿔 판매할 정도로 안일할 경영이 이어졌다. 결국 1990년대 크라이슬러 그룹 내 닷지와 이글 브랜드와 겹치면서 정체성을 잃었고, 새로운 브랜드와 로고로 새출발을 하려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하면서 2001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로버(Rover)

1886년 설립된 로버는 자전거 사업을 시작으로 1904년 자동차 제조업으로 규모를 확장했다.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꾸준한 판매량을 이어왔는데, 1차세계대전 당시 트럭을 만들어 공급해 규모를 키우기도 했다. 다양한 브랜드와 합작, 인수 등을 통해 규모를 늘려갔으며, 영국의 다른 자동차 제조사와 달리 소비자들의 신뢰를 끝까지 지킨 브랜드로 남았다.

그럼에도 로버는 영국 자동차 제조업의 몰락으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다른 회사에게 인수되기에 이르렀다. 1988년 로버 그룹는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British Aerospace)에 인수됐으며, 1994년 BMW로 넘어갔다. BMW는 로버 그룹을 분할해 미니만 남기고 랜드로버를 포드에, 나머지를 피닉스 컨소시엄으로 만들어진 MG 로버그룹에 넘겼다. 이때 포드로 넘어간 랜드로버에 로버 이름 상표권도 이전된다. 포드는 다시 랜드로버를 인도 타타자동차에 넘긴다. MG 로버 그룹은 2005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인수됐으며, 상하이자동차를 로버 브랜드를 부활시키려 했지만 상표권이 랜드로버에 있었기 때문에 로버가 아닌 로위(Roewe, 荣威)라는 유사한 이름으로 부활시켜 현재에 이르고 있다. 회사 매각 후 갈기갈기 찢긴 대표적인 브랜드로 통한다.

사브(Saab)

1945년 스위스에서 등장한 자동차업체. 항공기를 만들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를 만들어 유명세를 탔다. 차체 설계 기술과 금속을 다루는 노하우까지 갖추고 있어 당시 기술력으로는 최상위권에 해당할 만큼 안전한 차를 만들었다. 또, 다른 제조사와 달리 새로운 시도도 적극적으로 하면서 독창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1977년부터 터보차저를 사용한 엔진을 탑재해 고성능 이미지를 갖추기도 했다.

하지만 스웨덴이라는 제한적인 시장과 소량생산, 새로운 트렌드를 읽지 못하는 회사 경영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하게 됐고, 1994년 GM에게 인수되기에 이른다. 이후 사브는 15년이 넘게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사브만의 색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 GM 모델의 공통점인 품질문제까지 사브에게 치명타를 줬다. 그렇다고 다양한 모델이 생산된 것도 아니다. 파산 보호 신청만 수 차례 했으며, 결국 스파이커, NEVS, 헝다(恒大, Evergrande) 순으로 넘어갔다. 현재 헝다 그룹은 경제적으로 큰 위기를 맞은 상황. 이렇게 사브는 죽지도, 살지도 않은 상황으로 시간만 보내고 있다.

스튜드베이커(Studebaker)

1852년 독일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스튜드베이커 형제들에 의해 탄생됐다. 독일의 꼼꼼한 만들기 실력 덕분에 1870년대 세계 최대 마차 업체로 성장하기도 했다. 이후 1902년 전기차를, 1912년 내연기관 자동차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마차와 마찬가지로 당시 미국에서 볼 수 없었던 우수한 품질로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1928년 럭셔리 자동차 제조사인 피어스 애로우(Pierce Arrow)를 인수한 이후 1929년 세계 대공황이 터지게 되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끝까지 살아남았지만 1950년대 GM과 가격전쟁이 벌어지자 무리한 경영으로 다시 자금 압박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이를 버티지 못한 스튜드베이커는 1966년 긴 역사를 마무리하게 된다.

듀센버그(Duesenberg)

1919년 등장한 미국의 최고급 자동차 회사. 현재의 롤스로이스 이상의 명성을 가질 정도로 고급 승용차를 만드는데 집중했다. 극소수의 선택된 부호만이 가질 수 있는 자동차였으며, 8기통 엔진을 바탕으로 당시 160km/h 이상 달리는 차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너무나도 값비싼 차를 제한적으로 만들었고, 여기에 세계 대공황까지 겹치면서 설립 17년만인 1937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부가티, 마이바흐가 부활했기 때문에 미국에서 부활할 럭셔리 브랜드 1순위로 꼽히기도 한다.

드로리언(DeLorean)

1975년 전 GM 엔지니어인 존 드로리언이 설립한 자동차 회사다. 조르제토 주지아로, 로터스의 콜린 채프먼의 도움으로 파격적인 자동차를 기획해 신차 출시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 영국 정부의 지원으로 시작부터 탄탄대로를 걷는 듯 했다. 하지만 사업 차질이 지속되자 존 드로리언은 프로토타입 수준에 지나지 않았던 DMC-12를 먼저 판매하기 시작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누수, 시동꺼짐, 녹 발생 등 수많은 문제가 발생했으며 영국 파운드화까지 폭등하자 회사는 또 다른 신차를 내놓지도 못한 채 1982년 문을 닫게 된다. 현재는 사업가 스티븐 외인(Stephen Wynne)에 의해 공장이 인수돼 현대화가 이뤄진 DMC-12 판매 및 정비, 중고차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글(Eagle)

방만한 경영의 대표적으로 꼽히는 사례다. 크라이슬러가 1988년 만들었는데, 지프 브랜드를 갖기 위해 인수한 AMC 중 지프를 제외한 승용차 라인업을 어떻게 판매할지 고민 후 만들어졌다. AMC의 승용차들을 이글이라는 이름을 붙여 팔자는 것. 이후 미쓰비시나 르노를 수입해 판매하며 수입차 브랜드를 견제하는 역할도 했다. 하지만 브랜드 자체의 특징도 없고, 차량 완성도가 높지도 않았으며 크라이슬러가 애초에 지프 브랜드에 집중하고 싶어하는 등 여러모로 소비자들에게 어떠한 의지도 보이지 못했다. 결국 이글 브랜드는 10년만인 1998년 사라지게 됐다. 이글의 일리노이 공장은 현재 전기 트럭 업체인 리비안(Rivian)에게 인수돼 운영 중이다.

새턴(Saturn)

GM이 저렴한 일본 승용차와 경쟁하기 위해 1985년 런칭한 브랜드다. 소형차와 준중형차를 주로 만들었으며, 국내에 대우 G2X로 들어온 소형 스포츠카를 만들기도 했다. 젊은 소비자를 위한 정책이 특징이었는데, 당시 미국에서 기대할 수 없었던 서비스를 제공했고, 차량의 완성도도 뛰어났다.

하지만 좋은 출발과 달리 GM의 잘못된 경영으로 인해 회사는 급속도로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특히 같은 그룹 소속이지만 쉐보레, 폰티악, 올즈모빌 등 다른 브랜드에서 새턴을 견제하기도 했으며, 시간이 갈수록 새턴만의 고유 모델이 아닌 배지만 바꿔 판매하는 고질적인 잘못까지 저지르게 된다. 여기에 토요타가 새턴과 경쟁하기위해 저가 브랜드인 사이언을 내놓으면서 설 사리를 잃게 된다. 결국 GM이 경영난에 시달리게 되자 새턴 브랜드는 2010년 사라지게 된다. 새턴만큼은 현재까지 미국에서도 충성도 높은 팬층이 있을 정도로 GM에서는 아픈 손가락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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