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F1 월드 챔피언, 키미 라이코넨 은퇴 발표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1.09.1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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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페로메오 레이싱에서 활동중인 키미 라이코넨이 은퇴를 발표했다. 그가 데뷔한지 꼬박 20년만의 일이다.

2007년 포뮬러1 월드 챔피언인 키미 라이코넨이 어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포뮬러1 은퇴를 선언했다. 키미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시즌이 제 포뮬러1의 마지막 시즌입니다. 이미 지난 겨울에 은퇴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결정이 쉽진 않았지만, 이번 시즌을 끝으로 새로운 것을 찾을 때라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습니다.”라고 전했다.

키미 라이코넨은 2001년 자우버를 통해 데뷔했다. 데뷔 과정에서 다소 논란도 있었다. 슈퍼 라이선스 발급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실제로 그의 주니어 커리어 기간은 다른 드라이버에 비해 무척 짧은 편에 속했다. 하지만 자우버의 오너, 피터 자우버는 그가 가진 잠재력을 아주 빨리 알아봤고, 직접 슈퍼 라이선스 발급을 도왔다.

그 후 키미는 자우버에서 멕라렌으로 이적했고 자신의 커리어에 꽃을 피웠다. 데뷔 3년만에 드라이버스 챔피언십에서 2위에 올랐고, 2년 뒤 다시 한번 2위를 기록하며 페르난도 알론소와 미하엘 슈마허를 압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런 그의 기량을 또 한번 알아본 팀은 다름아닌 페라리였다. 페라리는 2007년 그를 영입했고 그 해 멕라렌이 팀 내 분열과 갈등으로 혼란에 빠진 사이 페라리와 함께 2004년 이후 끊어졌던 월드 챔피언 트로피를 다시 챙겨들었다.

이후 2년간 페라리와 함께하다, 잠깐 포뮬러1을 떠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모터스포츠 커리어는 더 다양해졌다. WRC에 참가하는가 하면 심지어 나스카에도 잠시 몸을 담았다. 물론 그 사이 무수히 많은 복귀설이 있었지만, 그가 복귀한 건 3년 후인 2012년이었다. 당시 그는 로터스로 복귀했고, 또 다시 드라이버스 챔피언십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아직 기량이 녹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그러나 로터스의 재정상태가 점점 악화되면서 한때 그가 윌리엄스로 이적한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그의 다음 행선지는 역시나 페라리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세바스티안 베텔과 함께 다섯 시즌을 더 보냈으며, 수많은 포디움 피니쉬를 기록했고, 2018년에는 미국 그랑프리에서 오랜만에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데뷔한 팀, 자우버로 돌아갔다. 물론 팀 명칭은 알파로메오였으나, 이 팀은 분명 자우버이며 2001년 그의 포뮬러1 데뷔와 함께 했던 친정팀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팀의 성적 저하와 함께 최근들어 키미 라이코넨 본인도 예전같지 않은 기량을 보여줘야만 했다.

그리고 결국 그는 포뮬러1 데뷔 20년만에 은퇴를 발표했다. 비록 아쉬운 은퇴지만 그의 경력과 업적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매 시즌 다수의 드라이버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좁은 포뮬러1 드라이버의 세계에서 키미는 20년간이나 팀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그는 트랙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드라이버였다. 항간에는 그가 팀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피드백이 정확치 않은 드라이버라는 소문도 있었다. 하지만 드라이버에게 가장 냉정하다는 페라리가 그와 무려 여덟 시즌을 함께 했다는 건 모든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는 뜻이다.

비록 말수가 적고 인터뷰하기 가장 어려운 드라이버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레이스카에 올랐을 때 그는 매우 냉정하고 침착한 드라이버였으며 언제나 트랙에서 팀이 예상하는 결과 이상을 가져올 수 있는 드라이버였다. 하지만 그의 나이가 발목을 잡은 듯 하다. 그는 올해 한국 나이로 43세다. 스포츠 선수로서 기량과 폼이 떨어질만한 나이이다. 물론 그보다 일찍 은퇴하거나 강제로 떠나게 되는 선수도 많다. 하지만 그는 허락하는한 최대한 자신의 기량을 유지해왔다.

아직 키미의 다음 커리어에 대한 소문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는 포뮬러1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어딘가에서 활동할만한 재능과 기량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랠리가 될수도 있고 나스카를 통해 미국 무대에 데뷔할 가능성도 있다. 혹은 내구레이스 팀에 참가해 레이싱 드라이버로써의 커리어를 이어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아쉽게 은퇴를 발표했지만, 앞으로 드라이버로써 키미 라이코넨 인생의 2막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해본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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