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한 심해 탐험, 3인용 개인 잠수정 슈퍼 팰컨 3S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1.09.0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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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하늘을 여행하는 건 이제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물 속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그럼에도 제임스 카메론처럼 깊은 바다로 들어가보고 싶다면, 꽤 럭셔리한 방법이 있다. 세 명의 동료와 함께 깊은 바다를 탐험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를 보면 남자들의 호기심을 마구 자극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얀색 로터스 에스프리가 변신하더니 바다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전세계 수많은 소년들의 마음을 단숨에 빼앗아 버렸고, 깊은 바다속의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했다. 그것도 아주 멋진 잠수정과 함께 하는 여행 말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내가 원할 때 언제든 바다 속을 들어간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스쿠버 다이빙을 배우면 가장 간편하게 바다로 들어갈 수 있지만, 배우는 과정이 길고 막상 바다로 들어 갈 수 있는 조건도 까다로운 편이다. 그런데 만약 나만을 위한 잠수정이 있다면 어떨까?

미국의 딥플라이트에서 마치 로터스 에스프리 서브마리너와 같은 잠수정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철저히 개인을 위한 잠수정을 개발하는 회사다. 그리고 보다 안전하고 편하게 심지어 친환경적으로 바다를 여행할 수 있는 잠수정을 개발하고 있다. 물론 군용이 아닌 민수용 잠수정이므로 개인이 구매하는데 문제가 없다.

최근 딥플라이트에서 새롭게 개발한 슈퍼 팰컨 3S는 숫자 그대로 세 명을 위한 탑승 공간을 갖췄다. 약 8m 길이에 방향타를 포함한 3m 가량의 폭을 갖췄다. 무게는 3,400kg 정도로 안에는 안전한 잠수를 위한 각종 장비들이 들어가 있다. 물론 무게가 상당하다보니 사람이 직접 들어서 옮길 순 없다. 그래서 크레인이 설치된 항구 혹은 요트에서만 운행이 가능하다. 최대 적재량은 375kg으로 성인 남성 세명이 타도 문제가 없다.

각각의 시트는 철저히 개인을 위해 고안됐다. 세로로 나란히 앉을 수 있으며, 돔형 캐노피를 설치해 사방 어디에서도 바다를 관찰할 수 있다. 시트는 꽤 호사스럽다. 네이비 블루 컬러의 가죽시트는 군용 잠수함에서조차 경험할 수 없는 럭셔리다. 슈퍼 팰컨의 최대 잠항 시간은 8시간이다. 당연히 세 명의 승객이 숨쉴 수 있는 산소 발생기도 함께 갖췄다.

설치된 산소 발생기는 각각의 격실에 독립적으로 산소를 공급하는데, 최대 공급 시간이 72시간이므로 항행하는 내내 산소가 부족할 일은 거의 없다.

슈퍼 팰컨 3S에 장착된 네 개의 수평 방향타와 두 개의 수직 방향타는 잠항 각도와 항행 방향을 결정한다. 모든 시스템은 가장 앞좌석에 앉은 조타사의 몫이다. 타를 바꾸고 밸러스트를 컨트롤해 심도를 결정하는 것도 모두 한 사람이 해야 한다. 물론 한 사람이 조정해도 충분할 정도로 조작은 간단한 편이다. 다만 실제로 조종을 하려면 약간의 훈련은 받아야 하며 딥플라이트에서 직접 조종 훈련을 받을 수 있다. 교육 과정은 세가지로 파일럿 트레이닝과 통합 트레이닝 그리고 유지 훈련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해도 큰 문제는 없다. 만약 잠수정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자동으로 수면 위로 부상하는 오토 플로팅 시스템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동으로 수평을 유지하는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잠항 심도 역시 자동으로 선택할 수 있어 비교적 안전한 잠수가 가능하다.

딥플라이트는 슈퍼 팰컨이 친환경 잠수정이라 소개하고 있는데, 파워트레인은 전기모터다. 이는 여타 디젤 잠수함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디젤 엔진을 탑재하지 않고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한다는 점이 다르다. 배터리는 최대 8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으며, 충전에는 약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전기모터로 작동되는 스크류는 좌우 각 1개씩이며 각각 19마력 정도의 출력을 낸다. 육상이라면 턱없이 부족한 출력이겠지만, 부력에 의해 무게에 대한 저항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이정도 출력만으로도 충분하다.

최대 잠항 속도는 4노트, 약 8km/h 정도로 천천히 유영하듯 바다속을 관찰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만약 그 이상의 속도라면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가령 암초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암초대 주변의 해양 생물과 충돌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서도 8km/h가 적당하다는 것이 딥플라이트의 설명이다.

슈퍼 팰컨은 비단 바다 뿐만 아니라 호수에서도 잠수할 수 있는데, 다만 각 지역별 법률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다. 어떤 호수는 잠수는 불가능하며 오직 수면 위에서면 이동할 수 있게 허락된 곳도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가격은 얼마일까? 우선 개인용으로 구매하려면 다소 가격이 비싼 편이다. 약 2백만 달러가 필요하니 말이다. 물론 이것만 구매한다고 해서 당장 바다로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슈퍼 팰컨을 끌고 갈 트레일러 혹은 바다 한 가운데로 가져갈 꽤 큰 길이의 요트가 필요하다. 하지만 꼭 구매를 해야만 즐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현재 말디브 포시즌스 호텔이 슈퍼 팰컨 3S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8시간 기준 약 1,500달러를 지불하면 잠수정과 함께 말디브 바닷속을 관찰할 수 있다. 물론 제임스 본드처럼 에스프리 서브마리너에서 내려 바다속을 유영할 순 없지만 적어도 제임스 카메론이 바다속에서 무엇을 들여다 봤는지는 경험해볼 수 있을 것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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