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 비교] C클래스, 3시리즈, A4, S60, CT4 중 최고는?

  • 기자명 로드테스트 팀
  • 입력 2021.08.27 12:05
  • 댓글 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토뷰와 중앙일보가 신설한 ‘세그먼트 챔피언 2021’은 한 해 출시된 신차 중 최고를 가리는 ‘코티(COTY, Car Of The Year)’와 달리 동급 경쟁 모델 중 최고를 가린다는데 의미가 있다. 소형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는 대형차에 대한 관심이 적고, 대형차 소비자는 소형차에 관심이 없다. 주어진 예산을 바탕으로 내가 관심 있는 차, 그리고 주변의 동급 모델을 바탕으로 고민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동급 모델 비교에 대한 의미가 더 크다. 지난 1회는 수입 픽업트럭을 대상으로 했는데, 쉐보레 콜로라도가 최고의 차로 뽑혔다.

그리고 두 번째 무대는 가장 치열한 장르 중 하나인 ‘수입 프리미엄 컴팩트 세단’ 영역이다.

수입 프리미엄 컴팩트 세단은 젊은 소비자들을 주요 타깃으로 한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내세우는 고급스러움에 스포티한 성능까지 겸해야 한다. 수입차에 처음 입문하는 소비자를 자사로 이끄는 ‘관문’ 역할도 하며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어려운 세그먼트로 꼽힌다.

이 등급의 대표주자는 BMW 3시리즈였다. 이 등급 자체를 ‘컴팩트 세단’이 아닌 ‘컴팩트 스포츠 세단’의 영역으로 바꿔 놓은 장본인이다. 3시리즈 없는 BMW는 상상할 수 없다. BMW M을 대표하는 M3도 3시리즈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스포티한 주행성능을 갖춘 컴팩트 세단은 프리미엄 브랜드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모델이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아우디는 A4를 운영한다. 볼보도 S60, 캐딜락은 CT4로 이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 밖에 재규어 XE, 렉서스에도 IS가 있다.

하지만 재규어 XE는 일시적인 단종 상황, 렉서스 IS는 렉서스코리아 및 딜러에 시승차가 없어 세그먼트 챔피언 2021 라인업에서 빠졌다. 벤츠 C-클래스도 벤츠코리아의 시승차 부재로 빠질 뻔했는데, 공식 딜러 모터원의 협조 덕분에 경쟁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렇게 BMW 3시리즈, 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 볼보 S60, 캐딜락 CT4가 한 자리에 모였다. 다만 엔진 등급별 차이가 도마 위에 올랐다. 벤츠 C200, 아우디도 A4의 입문형인 40TFSI가 나왔기 때문이다. 상급 라인업이 존재하는 만큼 트림에 따른 엔진 성능은 평가에서 제외하고 순수한 엔진의 반응성, 떨림 정도, 변속기와의 조화 등을 바탕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다행히 모든 차가 가솔린을 달고 왔다.

그리고 행사 후원사로 브리지스톤 타이어 세일즈 코리아(주)가 나섰다. 타이어도 차량 트림별로 차이가 난다. 그래서 브리지스톤이 보유한 포텐자 S007A를 모든 차에 동일하게 장착하고 테스트하려 했는데, 아쉽게도 사이즈가 맞지 않는 차종들이 있었다. S007A는 슈퍼카용으로 개발된 타이어라 큰 사이즈를 바탕으로 운영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그먼트 챔피언 2021 수입 프리미엄 컴팩트 세단 심사 결과 BMW 3시리즈가 우승했다. 어떤 부분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심사위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는지 내용을 보자. 우리는 각 항목, 또한 최종 점수 2위까지 발표하기로 했다.

(참고로 1~2위를 제외한 경쟁사는 무작위 순 나열)

실외 & 실내 디자인

실내 디자인과 소재를 비교했다.

저마다 제조사만의 특징을 잘 부각한 인테리어가 특징이었다. 특히 모두 프리미엄 브랜드 성격에 걸맞게 마감 부분에서도 고급스러움을 잘 보여줬다. 이중 소재 부분에서는 볼보 S60과 캐딜락 CT4가 좋은 점수를 받았다. 가죽의 소재나 질감, 금속 혹은 카본 장식 등 고급스러움이 잘 부각됐다.

그러나 3시리즈가 심사위원들 마음을 더 흔들어 댔다. 특히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실내에 잘 녹였고, 고급스러움, 각종 조립 마감까지 우수한 면모를 잘 보여줬다. 이 영역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은 볼보의 S60이었다.

실내 공간

뒷좌석 공간 비교를 위해 앞좌석 시트를 모두 동일하게 맞춘 후 탑승했으며, 트렁크 공간 비교를 위해 직접 골프백을 넣어보면서 단순 공간 이외에 입구 너비까지 확인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볼보 S60이 가장 좋은 점수를 차지했다. 다른 차들 보다 넉넉함, 그리고 편안함을 잘 보여줬기 때문이다.

전륜구동 기반 모델과 후륜구동 기반 모델의 공간 차이도 확연히 드러났다. 아우디 A4와 볼보 S60은 전륜구동 플랫폼 이점을 살려 한층 넓은 뒷좌석 공간을 만들어냈다. 단순히 다리 공간뿐 아니라 머리 공간까지 넉넉했다. 3시리즈는 후륜구동 모델 중 가장 넉넉한 실내 공간을 갖추고 있었다. 벤츠 C-클래스나 캐딜락 CT4 대비 넓은 공간을 갖췄으며, 상대적으로 넉넉한 쿠션 길이와 여유 있는 등받이 각도도 인상적이었다.

트렁크 공간도 전륜구동 기반 모델이 한층 넉넉했다. S60과 A4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넓었으며, 후륜구동 모델로는 3시리즈가 넓은 모습을 보였다. 다소 복잡한 구조의 트렁크를 가진 CT4는 의외로 넓은 공간을 갖추고 있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프리미엄 브랜드에 어울리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췄는지 비교했다. 이 분야에서는 3시리즈가 가장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저마다 개성과 우수성을 드러내기 위해 독자적인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 문제는 이로 인해 처음 접하는 소비자들이 조작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

3시리즈의 인포테인먼트는 전반적으로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용하기에 어렵지 않으면서 반응속도도 빨랐다. 특히 다양한 환경에서 음성인식의 완성도나 인식 수준도 수준급이었다. 내비게이션 지도 역시 주행 차로까지 구분할 정도로 세심하게 만들어 가점을 받을 수 있었다. 2위는 CT4가 차지했는데, 한국지엠이 개발한 일부 요소들을 공유해 경쟁력을 높였다. 수입차들은 내비게이션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캐딜락 CT4는 이 부분에서도 충분한 만족감을 살렸다.

사운드 시스템

사운드 시스템 경쟁력은 볼보 S60에게 있었다. 바워스 앤 윌킨스 사운드 시스템은 타사의 것을 능가하며 점수 차이를 키웠다. 특히 밸런스와 해상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품별 특징도 있었는데, S60은 중역대, CT4는 저역대를 잘 살렸다.

N.V.H (소음 및 진동)

소음, 진동, 승차감도 평가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성격에 맞춰 모든 모델이 수준급의 승차감을 전달했다. 여기서도 3시리즈의 경쟁력이 부각됐다. 불필요한 진동을 걸러내면서 차체를 단단하게 지지하는 능력도 좋았다. 특히 차체 강성 부분에서도 타사 대비 좋은 점수를 받았다. 2위는 벤츠 C-클래스가 차지했는데, 내년 모델 체인지를 남겼음에도 충분한 경쟁력을 과시했다.

주행 성능

다양한 평가 항목 중 3시리즈에게 유리했던 것은 주행 테스트였다. 모두 동일한 배기량에 터보차저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엔진과 변속기 반응이 타사 대비 우수했다. 터보차저의 경우 트윈-스크롤 방식을 사용하는 모델은 BMW 3시리즈와 캐딜락 CT4뿐이었을 정도.

핸들링 성능을 비롯한 차량의 주행 밸런스도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순히 민첩한 것 이상으로 운전자에게 안정감도 전달하면서 빠르게 주행하는 것이 가능했다. 특히 밸런스 부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운전 재미 측면에서도 3시리즈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벤츠 C-클래스도 스포티한 운동성능을 보여줬지만 아직 3시리즈에는 미치지 못했다. 아우디 A4와 캐딜락 CT4가 심사위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섀시 완성도 부분까지는 아직 3시리즈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잘 달리는 만큼 제동 성능도 중요하다. 3시리즈는 강력한 제동성능을 발휘하면서도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전달했으며, 조작 감각도 우수했다. 제동거리 자체가 짧았고, 테스트가 반복되는 환경에서도 쉽게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신뢰감도 높였다.

가격 대비 성능(구성)

마지막으로 가성비를 확인했다. 소비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가격이다. 조금 비쌀 경우 비싼 이유를 충분히 설득해야 판매로 이어진다. 우리는 시장 할인 가격을 감안해 가격을 평가했다. 그 결과 캐딜락 CT4의 가격이 가장 낮았다. 그러나 가격대가 높은 편에 속한 3시리즈가 이 영역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편의 및 안전장비 등 다양한 구성들을 생각했을 때 오히려 경쟁력이 가장 높았다는 평가를 받은 덕분이다. 또, 타사와 달리 다양한 트림과 모델을 운영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키웠다는 점도 가점도 챙겼다. 프리미엄 브랜드 일원인 만큼 지불한 가격 대비 실제 구입 후 만족도는 높을 것이라는 것에는 모든 심사위원들이 동의했다.

이렇게 BMW 3시리즈가 총점 1689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2위는 아우디였는데, 총점 1521점을 기록했다. 최근 출시된 아우디 상품들은 경쟁력이 상당하다. 주행 성능도 좋아졌다. 다들 아우디가 하위권을 맴돌 것이라 예상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영역별 평가를 봐도 아우디는 뚜렷하게 잘하는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평균 점수가 높다는 것. 쉽게 말해 다양한 영역에서 평균 이상의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잘 보여준 경우였다.

최종 점수

이번 세그먼트 챔피언은 3시리즈다. 최근 BMW 3시리즈는 세대가 변할수록 과거 3시리즈에서 벗어난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경쟁 모델이 빠르게 발전해 변별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받았다. 하지만 한자리에 모아 각각의 경쟁력을 평가한 결과 ‘역시 3시리즈는 다르다’는 말이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나왔다. 시대가 변하고 많은 부분에 타협한 3시리즈지만 그래도 3시리즈만의 정신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는 것.

프리미엄 브랜드가 내놓는 모델인 만큼 완성도는 모두 높았다. 이 평가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도 ‘꼴찌’라고 볼 수 없다. 단지 작은 차이가 보여 1등을 가려냈다고 보면 된다. 3시리즈는 가장 많은 소비자에게 피드백을 받고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남다른 완성도를 쌓아왔다. 여전히 많은 제조사들은 3시리즈를 벤치마크할 것이다.

저작권자 © 오토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