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으로 대박 폭스바겐 티록, 줄서서 산 2억원대 벤츠 S580

  • 기자명 김기태 PD
  • 입력 2021.07.0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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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할인만한 무기는 없었다.

폭스바겐은 자사의 소형 SUV 티록을 들여온 뒤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량에 고심했다. 차량의 기본 성능은 뛰어났지만 그룹 내 아우디 Q2와 유사한 가격, 편의장비를 내세우는 국산 모델들과 경쟁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소형 SUV는 첫차로 접근하는 소비자들이 많은데, 이들에게는 자동차가 보여주는 성능 보다 눈에 띄는 편의장비의 중요성이 더 크다.

결국 아우디 브랜드에 치이고, 국산차들의 편의장비에 밀리다 보니 제품의 성능을 떠나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 폭스바겐은 할인이라는 강수로 티록을 밀어냈다.

올해 판매된 폭스바겐 티록은 총 1631인데, 이 가운데 1029대가 6월에 팔려나갔다. 폭스바겐 티록은 스타일(style) 트림 기준 3599만원의 가격을 갖고 있었는데, 20%에 육박하는 할인을 통해 2천만원대에 구매 가능하게 됐고 이것이 수입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2~3천만원대 차량 구입자들에게는 가격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차가 좋아도 가격이 비싸다면 외면 받는 것이 해당 시장의 특성이라는 것을 이번 티록이 한번 더 입증한 셈이다.

수입차 2위를 기록한 것은 반면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다. 그것도 2억 1860만원의 가격을 가진 S580 4매틱이 대대적인 인기를 누렸는데, 965대가 팔렸다. 현재 판매되는 폭스바겐 티록의 가격이 2900만원선으로 알려져 있는데, S580 한대 가격이면 티록을 7대 구입하고도 비용이 남는다. 입문차 시장과 최고급차 시장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S580은 벤츠가 보유한 첨단 기술들이 대거 적용된 차세대 대형 세단이다. 뒷좌석 승객을 위한 다양한 장비는 물론, 4.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최고의 주행 성능과 승차감도 가진다. 또한 3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을 쓰는 S500은 149대, 디젤 모델인 S350d는 457대, S400d는 72대가 팔렸다. 이들의 전체 판매대수는 1600여대가 넘는다.

당초 시장에서는 6월 판매량에서 BMW가 벤츠를 소폭 앞설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최고급차 S-클래스의 선전 덕분에 1위 자리를 고수할 수 있었다.

단일 모델 판매량 3위는 BMW의 530e(703대)가 기록했다. 엔진 출력은 184마력에 불과하지만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특성상 고출력 전기모터를 갖고 있어, 시스템 총출력 525마력급의 힘을 낸다. 초기부터 모터가 가세해 힘을 실어주는 방식이라 내연기관 차에 비해 운전이 편하다는 장점도 있다. 가성비를 바탕으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520i의 판매량도 624대에 달했다.

희비가 엇갈린 브랜드들도 있는데, 캐딜락이 77대, 재규어가 24대 판매를 기록한 것. 프리미엄 브랜드로는 낮은 판매량이다. 그러나 에스컬레이드의 고객 인도가 7월부터 이뤄지는 만큼캐딜락의 판매대수는 다소 상승할 전망이다. 대중 브랜드로는 시트로엥이 유일하게 100대 미만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판매 대수는 34대.

반면 고급차들의 선전이 눈에 띈다. 럭셔리카 그룹에 속한 마세라티가 76대, 벤틀리가 67대, 롤스로이스가 24대를 기록한 것. 슈퍼카인 람보르기니도 30대가 팔렸다. 페라리는 공식 수치를 내놓고 있지 않지만 이미 3년치 이상의 대기 물량을 갖고 있다. 이처럼 대기 소비자들이 많은 덕분에 중고차 시장에서도 잔존가치 방어율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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