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트렌드 다운사이징, 의외로 좋다

르노삼성 SM6는 우리가 ‘명차’로 기억하는 삼성자동차 시절 SM5의 후속 모델이다. 차이가 있다면 한 등급 위에 자리하는 프리미엄급 모델이라는 의미를 담아 숫자 ‘6’을 이름에 붙였다는 것. 첫 데뷔 때 고급스러워 보이는 디자인, 특유의 핸들링 성능까지 많은 소비자들의 기대를 받았다.

그런 SM6가 나온 지 5년이 지났다.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현재 판매량은 신통치 않다. 출시 초기 논란이었던 후륜 토션빔 서스펜션에 대한 부분도 여전히 SM6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그래도 르노삼성은 놀고 있지 않았던 모양이다. 연구소도 SM6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이제야 충분한 경쟁력을 갖게 됐다. 그럼에도 판매량은 제자리 수준. 소비자들에게 한 번 외면받기 시작하면 그것을 되돌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려주는 대표적인 예다.

오토뷰는 인기 모델만 테스트하지 않는다. 그럼 현대기아차만 다뤄야 할 테니까. 당연히 비인기 모델도 동일한 시간을 들여 충분한 테스트를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SM6 TCe 260를 만나 보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SM6는 상당 부분 저평가된 모델이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보자.

디자인은 여전히 SM6의 주요 경쟁력이다. 예뻐서 SM6를 구입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현대 쏘나타는 ‘메기’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원조 ‘메기’는 쉐보레 말리부로 통한다. 반면 SM6는 출시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좋은 디자인이다. 기아 K5가 스포티하게 멋지다면 SM6는 우아하게 멋지다는 차이가 있다. 어떤 게 더 좋냐고? 개인 취향에 따르면 된다.

한국에서 시작된 이 디자인이 이제는 르노그룹 디자인 방향의 중심에 섰다. 서로 자연스럽게 연결된 그릴과 헤드램프가 특징이며, C 자형 주간 주행등은 이제 르노만의 디자인 포인트가 됐다.

측면 실루엣은 우아한 세단을 표현한다. 수평적인 라인들 활용은 급진적이지 않고 시각적으로 안정된 분위기를 보여준다. 크롬을 사용해 고급스러움도 더했다. 하지만 이제 시간이 지나서인지 전륜 오버행이 길어 보이긴 한다.

후면부는 서로 연결될 듯이 가깝게 닿은 리어램프 디자인이 특징이다. 당시만 해도 리어램프를 한 줄로 연결한 디자인이 흔치 않았다. 물론 지금은 이런 디자인이 주를 이룬다. 최근 자동차 트렌드가 얼마나 빠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외에 낮고 넓어 보이는 어깨 라인, 볼륨감으로 다부진 모습도 표현한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에 LED를 기본으로 사용했다. 옵션으로 LED 매트릭스 라이트를 추가할 수 있는데 동급에서 유일한 사양이다. 한쪽에 18개, 총 36개 LED를 사용하며, 화려한 오프닝 세레모니도 볼 수 있다. 참고로 제네시스의 매트릭스 LED는 총 32개 LED로 구성된다.

야간 주행 시험 결과 조명 자체도 수입 프리미엄 세단 부럽지 않을 정도로 밝았으며, 상대 차량에게 눈부심 없이 상향등을 유지시키는 기능도 잘 수행했다. 물론 한쪽에 수십 개 혹은 100개 넘는 LED를 사용한 매트릭스 라이트와 비교하면 암부와 명부 차이가 극적으로 선명하지는 않다. 수천만원대 프리미엄 모델들과 비교하면 그렇다면 얘기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앞뒤 모두 애니메이션 효과로 점등된다. 그래픽으로 움직인다는 것. 이 화려함을 즐기는 소비자들도 많다.

실내 디자인은 정갈함과 화려함을 보여준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는 넉넉한 사이즈의 디스플레이를 위치시켰는데, 특히 센터페시아 모니터를 세로 배치해 사이즈 대비 넓은 면적감을 가지게 했다.

사용성이 떨어지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달라졌다. 반응 속도를 비롯한 조작성 개선에 목적을 뒀다. 불필요한 애니메이션 효과를 줄이니 더 빠르게 반응한다. 공조장치도 물리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바꿨다.

이외에 앰비언트 라이트 면적도 키웠다. 컵홀더 크기도 커졌다. 컵홀더 주변에 있어 사용하기 불편했던 크루즈 컨트롤 버튼도 이제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다. 동급에서 찾기 힘든 퀼팅 나파 가죽이 시트, 대시보드, 도어 트림에도 적용됐다. 머리를 감싸주는 형태의 헤드레스트도 특징이다. 다만 이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 팀 안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시동을 걸어 르노의 TCe 260 엔진을 깨운다. 4기통 1.3리터의 작은 배기량을 갖지만 저렴한 소형차의 소리가 나거나 하진 않는다. 진동도 잘 억제해 스티어링 휠이나 페달, 시트 등에서 불쾌한 진동이 전달되지 않아 만족스럽다.

아이들 정숙성을 측정한 결과 39.5dBA을 보였다. 참고로 직접 경쟁하는 쉐보레 말리부 E-터보(1.35T)의 정숙성은 약 38.0dBA 수준. 아이들 엔진 회전수를 확인한 결과 SM6 TCe 260은 약 900rpm, 말리부 1.35T(E-터보)가 약 780rpm을 유지했다. SM6 쪽이 엔진 회전수가 높다 보니 소음에서 소폭 불리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1.3T 엔진에 대하여

잠시 엔진에 대해 간략히 보자. 이 엔진은 다임러와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가 공동 개발했다. 두 제조사의 품질기준 모두를 맞춰야 해서 엔진 실험에만 4만여 시간이 소요됐다. 이 엔진은 크기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무게도 줄이면서 생산 비용까지 낮추는데 목적을 뒀다. 이러한 요소를 모두 실현하려면 신기술이 필요하다.

먼저 실린더 헤드를 삼각형 모양에 가깝게 설계했다. 엔진에서 큰 부피를 차지하는 부분이 실린더헤드다. 이것을 최대한 작게 설계했다고 보면 쉽다. 그만큼 엔진의 부피와 무게가 줄어든다. 작고 가벼워진 만큼 소형차부터 중형차까지 다양한 모델에 탑재하는 것이 가능하다. 엔진이 작아지면서 엔진룸 공간을 보다 다양하게 혹은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도 있다. 또, 내부 충돌 가능 길이가 늘어나면서 안전성까지 높일 수 있는 이점도 생겼다.

250바의 압력으로 분사하는 직분사 장치는 12시 방향으로 위치시켰다. 기존에는 연료 분사 시스템이 비스듬하게 자리했다. 실린더 내부에 연료가 한쪽으로 뭉치거나 공기와 완전히 혼합되지 못하거나 실린더 벽이 젖는 등 이상적인 효율을 내기 힘들었다. 이것을 개선해 연료의 무화(霧化)를 이상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실린더벽에 특수 코팅도 입혔다. 대부분 엔진에는 실린더벽 부분에 주철로 된 라이너를 삽입한다. 알루미늄 블록이 열에 의해 변경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하지만 그만큼 엔진은 무거워지고 냉각 성능이 떨어지게 된다. 이것을 특수 코팅으로 해결했다.

특수 코팅으로 매우 매끈한 표면을 만들어준다. 이를 통해 피스톤이 움직일 때 발생하는 저항을 줄인다. 무엇보다 원래 목표로 한 연변형을 일으키지 않게 도와준다. 두꺼운 라이너가 없으니 엔진의 열 관리도 수월해진다. 이를 통해 이상적인 연소를 가능하게 만들고, 이것은 곧 성능과 효율 향상이라는 이점이 된다.

배기 매니폴드와 터보차저도 통합된 형태로 붙였다. 배출가스를 최대한 활용해 터보차저가 빠르게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냉간 시동 시 촉매가 이상적인 온도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한다. 그만큼 배출가스를 저감시키는데 효과적이다. 또, 전자식 웨이스트 게이트를 활용해 터보차저를 보다 정확하게 컨트롤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다시 주행을 시작하자. 역시 기통수가 많은 것이 좋은 것일까? SM6 TCe 260의 4기통 1.3리터(1.33리터) 엔진은 말리부 E-터보의 3기통 1.3리터(1.35리터) 엔진과 은근히 다른 성격이다. 말리부 E-터보는 기통당 배기량이 넉넉해 여유로운 저속 토크를 내준다. 하지만 왠지 경차를 타고 있는 듯한 특유의 엔진 사운드, 일상 영역에서 특유의 거친 회전 질감(이론적으로는 이상 회전수에서 진동이 더 적음)이 아쉬움이 되기도 한다.

반면 SM6 TCe 260은 4기통 구조 덕에 아이들 진동 억제력이 좋은 편이다. 엔진 사운드 부분이 조금 더 좋다는 얘기다. 부드러움 측면도 장점이 된다. 저속 토크가 살짝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듀얼 클러치 변속기 덕분에 보다 깔끔한 동력 전달감이 느껴진다. 늘어지는 CVT냐 울컥이는 듀얼 클러치 변속기냐는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될 듯하다. 모두 일장일단이 있다는 것.

울컥거리는 것이 요즘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아쉬움이다. 그래도 르노삼성은 그룹 내 노하우를 활용해 나름대로 부드러운 동력 전달감을 전하려 했다. 과거의 거친 느낌도 다소 줄었다. 기어를 올릴 때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지만 기어를 내릴 때는 제법 빠르고 박진감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9.03초가 나왔다. 말리부 E-터보의 9.11초를 앞선 것. 2.0리터 자연흡기 엔진이 탑재된 현대 쏘나타(10.03초)나 기아 K5(9.44초) 보다 빠르니 저 배기량 엔진에 대한 편견은 없어도 되겠다. 특히 26.5kgf·m의 최대토크는 쏘나타 센슈어스의 27.0kgf·m과 거의 유사한 성능을 보여주는 것인데, 배기량 차이를 감안하면 SM6의 1.3리터 터보 엔진의 효율성에 대한 짐작이 갈 것이다.

승차감. 믿기 힘들겠지만 이제 SM6는 쉐보레 말리부 다음으로 부드러운 서스펜션이 탑재된다. 부싱 사이즈를 69파이에서 82파이로 키우고 MVS(Modular Valve System) 기술이 탑재된 댐퍼도 넣었다. MVS 댐퍼는 내부 오일 흐름을 빠르고 부드럽게 작동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댐퍼에서 발생하는 소음도 줄이는 효과가 있다.

경쟁사 현대차가 그랜저에 넣는 기술이다. 타이어 공기압도 앞뒤 차이가 크다. 타이어 4개 사이즈가 동일한 차에서 익숙하지 않은 공기압 차이다. 전륜보다 후륜 공기압이 5psi 가량 낮다는 것. 리어 축의 승차감을 의식한 셋업이다.

좌우 바퀴가 연결된 서스펜션 구조에 변화는 없다. 한쪽 바퀴에 충격이 전해지면 진동이 머물거나 불쾌한 감각을 만들어내긴 한다. 그럼에도 승차감 부분에 나름대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멀티링크 구조를 가져도 애초에 단단하면 노면 충격을 그대로 탑승자에게 전하게 된다. 이것이 핵심인데, 그래서 지금 시판되는 현대 쏘나타, 기아 K5보다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가진다. 스트로크도 더 길게 느껴지며, 노면의 요철 처리에도 여유가 있다.

고속도로에 올라 ADAS 기능을 확인해본다. SM6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최신 트렌드에 맞춘 ADAS 기능이 탑재되기 시작했다. 정차 및 재출발이 가능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차로 중앙 유지 기능, 매트릭스 LED를 활용한 오토 하이빔, 전방 추돌 경고 및 긴급제동, 차선이탈 경고 및 보조, 사각 및 후측방 경고 등 기능을 지원한다.

기능은 잘 갖췄지만 아직은 세련미는 조금 아쉽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속도가 낮아진 상태에서 RES(RESUME) 버튼을 눌러 설정 속도를 불러올 때 가속을 빠르게 한다. 답답함은 없지만 여유로운 가속을 이뤄내면 좋겠다. 정차 및 재출발을 통해 가다 서다를 반복할 수 있지만 가속이나 감속이 거칠게 느껴지기도 한다. 차로 중앙 유지 기능도 잘 구현되지만 터널에 진입할 때처럼 순간적으로 명암 차이가 커질 때 잠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 차로 중앙 유지 기능만 단독으로 사용은 못 하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함께 켜야 한다는 점이 불편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쓰지 않았던 것. 바로 '스피드 리미터' 기능이다. 크루즈 컨트롤과 달리 스피드 리미터는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까지만 가속하고 이후에는 가속페달을 밟고 있어도 설정한 속도를 넘지 않게 해준다.

이 기능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제한속도 구간이다. 특히 도심 구간의 경우 5030 속도 규제로 인해 자칫 잘못하면 속도를 넘어서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렇다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활용하기도 어렵다. 끼어드는 차량이 많거나 좌회전 혹은 우회전을 위해 다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하고, 그러면 크루즈 기능이 해제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도심 환경에서는 적합하지 않다.

이때 스피드 리미터 기능을 이용하기 좋다. 예를 들어 50km/h의 속도로 제한을 걸어 두고 운전하면 가속 후 자동으로 50km/h에서 고정된다. 속도가 상승하다 갑자기 멈추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가속을 줄여 설정한 속도에서 고정되는 방식이다.

크루즈 컨트롤과 달리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기능이 해제되지 않는다. 이 말은 평상시처럼 운전을 하지만 스피드 리미터 기능은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번거롭지 않다는 것이다. 속도가 고정된 이후부터는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도 속도 변화는 없다. 여기서 더 가속을 하고 싶다면 스피드 리미터 기능을 해제하거나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킥다운 스위치를 ‘딸깍’하고 작동시키면 된다. 설정된 속도에 이르면 다시 기능이 작동하지만 그 이상의 속도에서는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그 요구에 따른다.

가속감이 강렬하지는 않다. 1.3리터 엔진이니까. 그래도 꾸준하게 속도를 올린다. 시험장에서 테스트한 결과 180km/h까지 무난한 가속을 했으며, 190km/h 이르자 어느 정도 한계를 보였다. 200km/h까지도 가능한데, 시간이 다소 걸린다. 때문에 최고 속도는 190km/h 내외로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그래도 고속주행 안정감이 좋았다. 테스트 당일 측면에서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도 흔들림이 적었다.

SM6의 진짜 실력은 코너를 돌아 나갈 때 나온다. 세단이지만 굼뜨지 않고 날렵한 핸들링을 느끼게 해준다. R 타입, C 타입같이 부속의 이점을 논하기 것이 아니라 감각 자체가 좋다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도 와인딩 로드를 달려야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이 감각 좋고 잘 달리는 자동차를 만들게 한다. 독일차들이 아우토반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고속도로 주행 능력이 좋은 것처럼. SM6는 ZF-TRW의 고급 R-EPS 스티어링 시스템을 쓴다. 부속 자체도 좋은 것을 썼다는 것.

스티어링 조작감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다. 코너를 돌아 나갈 때 후륜 쪽이 노면을 잘 붙들고 따라온다. 개선된 리어 서스펜션이 주행 안정감도 높여준 것이다. 스티어링 조작을 급하게 해도 후륜 접지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과거엔 급한 스티어링 조작 때 리어축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이번에는 그런 현상을 느끼기 어려웠다. 시험 코스에서 110km/h 내외까지 속도를 올린 뒤 급차선 변경을 해봤지만 안정감 있게 빠져나갔다. 물론 후반에 ESP의 개입은 이뤄졌지만.

안정감이 뒷받침되기에 적당히 재미난 주행이 된다. 무엇보다 긴급한 상황을 가정하고 과격한 조작을 했을 때 불필요한 움직임 없이 깔끔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 좋았다. 진작 이렇게 만들지. 부드러운 서스펜션으로 인해 출렁거릴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다른 움직임이었다.

타이어도 한몫한다. SM6에 OE 타이어로 장착되는 금호 마제스티 솔루스는 승차감과 소음 저감을 위한 특별한 튜닝이 이뤄졌으며, SM6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저항도 낮출 수 있도록 한 번 더 개선됐다고 한다. 이 타이어는 시장에서 팔리는 마제스티 솔루스 대비 1kg 가량 가벼운데, 가볍고 강성 좋은 소재를 쓴 적이 이유다.

그러나 테스트 모델에 장착된 18인치 사이즈와 245mm 너비는 다소 과하다. 엔진 출력 156마력이면 225mm 정도가 더욱 잘 어울릴 것이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제동거리를 측정했다. 최단거리는 40.01m. 르노, 토요타, 렉서스 이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제동거리를 40m 전후에 맞춰 놓는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국산차도 짧으면 36m 대, 평균 38m 전후는 보여주고 있는 만큼 제동성능은 조금 더 끌어올려 줬으면 좋겠다. 평균 제동거리는 41.13m, 최장 제동거리는 42.08m 수준이었다.

연비도 잘 나왔다. 수치적인 연비와 체감연비 모두 좋다. 고속도로 주행 때는 17.4km/L 수준을 보였다. 이것만 보면 말리부 E-터보가 약 19~20km/L를 냈으니 SM6의 것이 떨어져 보인다. 하지만 가속페달을 밟아 성능을 끌어내거나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구간 일부를 포함한 결과다. 또한 순수 도심구간에서도 12km/L 내외를 보였으니 중형차 치곤 선방한 셈.

연료탱크 용량은 51리터로 중형 세단으로는 작은 편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연비가 좋다 보니 연료 게이지가 빠르게 하락하지 않는다. 또, 가솔린 3만 원 정도만 주유해도 SM6의 배를 든든히(?) 채울 수 있다.

지금까지 서두에서 언급한 현재의 SM6가 저평가된 이유 몇 가지를 봤다. 아쉬운 부분으로는 ADAS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눈에 띈다. 나머지는 기대 이상 아니, 동급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성능이었다.

르노만의 노하우도 SM6의 경쟁력을 높여준다. 확실히 다운사이징 엔진도 많이 만들어본 회사가 잘 만든다. 르노는 한때 극단적인 다운사이징 엔진 트렌드를 이끈 브랜드다. 가솔린 엔진은 3기통 0.9리터 엔진까지 만들었으며, 디젤은 2기통 730cc에 슈퍼차저와 터보차저를 결합해 내놓기도 했다. 그러다 지나친 다운사이징은 오히려 배출가스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결론을 얻고 다시 적정 사이즈로 배기량과 기통수를 늘리는 ‘업사이징’ 트렌드를 만들었다.

그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의 SM6 TCe 260이 완성된 것이다. 단순히 작은 엔진을 넣는 것과 어떻게 최적화를 할지 아는 것은 분명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이미 르노와 르노삼성은 SM6에 1.6리터 가솔린 엔진을 시작으로 1.5리터 디젤 등 다양한 다운사이징 엔진을 탑재해왔다.

포스코(POSCO)가 납품한다는 최고 수준의 철, ZF-TRW의 R-EPS 스티어링 시스템, 르노-다임러 엔진, 게트락 변속기,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MVS 댐퍼, 나파 가죽 스티칭, 멀티빔 LED 시스템 등은 SM6가 얼마나 좋은 재료를 써서 나름대로 공들였는지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에 오기까지 너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눈에 보이는 것을 중시하는 우리 시장 상황에 맞추기까지 오랜 시간을 썼다는 얘기다.

저작권자 © 오토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