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함께 안전하게 드라이빙하는 법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1.04.2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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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살아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개인 시간에는 늘 반려동물과 함께 하고픈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드라이빙을 하며 서로가 행복하고 안전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겪어본 사람들은 알 거다.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이지만, 운전할 때 기어코 무릎 위에 올라앉으려 할 때는 무척 번거롭고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영리한 친구들은 무릎 위에 앉는 것으로도 부족해 도어 트림이나 창문을 긁기도 한다. 바람을 맞고 싶다는 이야기다. 강아지들이 창문 밖으로 머리를 내미는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가장 유력한 가설은 냄새를 맡기 위함이다.

강아지들은 냄새를 맡으면서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 특히 낯선 풍경이 지나갈 때면 어김없이 호기심이 발동해 냄새로 공간을 탐색해 기억하길 원한다. 그들에게 자동차의 창문은 거의 백화점이다. 온갖 풍경이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맡고 싶은 냄새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그래서 창문을 열어주면 세상없는 행복한 눈빛으로 코를 킁킁거리며 바람을 즐긴다. 하지만 이 상황은 운전자에게는 물론 반려동물에게도 위험하다. 날아드는 작은 돌이나 각종 이물질 심지어 벌레와 부딪힐 수 있고, 행여나 갑자기 차에서 뛰어내리기라도 한다면 반려동물은 물론 운전자 자신도 대단히 위험한 상황에 빠진다.

이런 이유로 반려동물과 함께 운전을 할 때에는 반드시 그들이 멋대로 돌아다니게 내버려 둬선 안된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주인에게 다가가고 싶어 끙끙거리는 그들의 행동을 보면 도저히 참을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이 칭얼거리지 않을 만큼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이런 경우 가장 먼저 선택하는 방법은 케이지에 넣는 것이다. 매우 효과적으로 그들을 한곳에 머물게 할 수 있지만, 사실 항상 권장할만한 방법은 아니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면 간단하다. 사람도 그곳에 갇혀 몇 시간 동안 머물면 아마 폐소공포증에 빠질 것이다. 반려동물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반려동물은 케이지에 들어가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따라서 절충안이 필요하다. 차선책은 반려동물의 크기를 고려해 그보다 좀 더 큰 사이즈의 케이지를 준비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메쉬로 전체를 감싼 케이지도 나온다. 주인을 확인할 수 있고, 냄새도 마음껏 맡을 수 있는 데다 어둡지 않기 때문에 그나마 쾌적한 환경에서 머물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장거리 여행 시에는 사람들만 이동할 때보다 더 자주 쉬어주는 편이 좋다. 케이지를 열어 바깥바람을 맞게 해준다면 긴장을 빠르게 진정시킬 것이다.

만약 반려동물이 크다면 (중형견 이상) 다른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그들의 몸집에 맞는 케이지가 있긴 하겠지만, 뒷좌석에 실을 수 없으므로 부득이하게 트렁크에 넣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된다면 반려동물과 해외여행을 떠날 때 비행기 화물칸으로 그들을 보내야 할 때처럼 여행하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 SUV라면 상황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볼보를 비롯해 일부 브랜드에서는 반려동물 특히 몸집이 큰 중, 대형견들을 위한 트렁크 거치식 도그 디바이더나 도그 게이트를 별도로 판매하고 있다. 이런 제품을 이용한다면 케이지에 넣을 필요도 없고, 반려동물들도 제법 넓은 공간에서 안정을 취하며 쉴 수 있을 것이다. 몸집이 큰 대형견의 경우 전용 램프도 구할 수 있다. 높은 트렁크에서 뛰어내리다 다치는 걸 방지하기 위한 경사진 램프야말로 반려동물들에게 꼭 필요한 장비다.

최근에는 1열과 2열을 분리하는 그물 형태의 디바이더도 많이 보인다. 트렁크에 넣어두는 것보다는 불편한 마음이 덜하겠지만, 완전히 권장할만한 방법은 아닐 수 있다. 그물을 타고 넘기도 하며, 어떤 경우는 훌쩍 뛰어넘기도 한다. 그래서 헤드 라이너까지 완전히 가로막을 수 있는 디바이더가 필요하지만 그러면 부득이하게 후방 시야가 좁아진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갑작스럽게 브레이크를 밟을 경우 반려동물이 차 내 이리저리 부딪힌다는 점이다. 심할 경우 운전석 쪽으로 날아와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목줄과 연결하는 반려동물 전용 시트벨트를 사용해보면 어떨까? 시트벨트 버클에 체결하는 방식으로 갑작스러운 브레이킹에도 반려동물이 다치는 일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모든 상황이 여의치 않아 부득이하게 옆좌석에 앉혀야 한다면 잊지 말고 동반석 에어백을 끌 것.

이유는 유아용 카시트를 전방에 설치했을 때와 같다. 화약을 터트려 가스로 팽창시키는 에어백은 성인이 맞아도 복서에게 맞은 것 마냥 얼굴에 멍이 든다. 만약 아이나 반려동물이라면 상황은 매우 심각해질 수 있다.

반려동물과 자동차 여행에 대한 요령이 있는 운전자는 대부분 차에 오를 때면 반려동물을 위한 간식과 식사를 별도로 준비한다. 적당한 보상이기도 하며 충분히 먹으면 사람이든 동물이든 나른함에 졸음이 쏟아지게 마련이다. 물론 덜컹거리는 차 안에서 식사를 하다 보면 시트나 바닥에 간식과 사료가 떨어질 순 있다. 지저분해지는 걸 원치 않는다면 방수 매트나 진공청소기를 항상 비치해둘 것.

마지막으로 차 안의 온도를 항상 체크해두는 게 좋다. 특히 봄부터 여름까지는 실내 온도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잠시 반려동물을 차에 두고 떠날 때도 물론이지만 주행 중에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인간과 달리 땀을 흘리지 않기 때문에 통풍이 안되는 차 안이 무척 곤욕스러울 것이다. 겨울에는 담요 챙기는 것을 잊지 말자.

지금까지 소개한 방법들이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하기로 결정한 이상 번거로움은 각오해야 한다. 번거로운 만큼 고독을 잊게 해주고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친구들이 아니던가? 그럼에도 번거로움을 이기지 못해 끝내 자신의 무릎에 반려동물을 앉히는 건 서로에게 매우 위험한 일이다. 운전자와 동반인 그리고 반려동물은 물론 함께 도로를 이용하는 다른 운전자들의 안전도 위협할 수 있다.

물론 반려동물들은 낯선 환경에서 빠르게 안정을 찾고 싶어 하며, 그래서 주인의 품으로 뛰어든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서로의 행동을 이해하고 적응할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점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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