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Review] 다운사이징 터보 다음 세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16.11.1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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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를 생소하다 여기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이제 국산차부터 수입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흔해졌다. 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현시점서 ‘하이브리드’ 하면 당연히 전기모터만으로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EV 모드 지원 여부에 따라 ‘풀-하이브리드’나 ‘마일드 하이브리드’로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졌다. 출시되는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풀-하이브리드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금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미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사장된 기술이 아니었다. 48V 기술과 만나 새로운 가능성의 확대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의 역사는 마차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전기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밤에 불을 밝혀주는 라이트를 사용하면서 부터다. 그 전에는 심지에 불을 붙여 사용했지만 전구가 발명된 이후 자동차도 전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때의 전력은 6V 수준이었다.

현재의 12V는 1950년대부터 사용됐다. 스타터 모터, 에어컨, 각종 열선 장치 등이 탑재되면서 고전압 시스템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 대형 상용차의 경우 24V를 사용하지만 일반 승용차들은 60여년 가까이 12V를 업계 표준으로 이용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는 다시 한번 한계에 마주했다. 현재 기술로 내연기관이 활용할 수 있는 최대 열효율은 가솔린 40%, 디젤 45% 수준이다. 하지만 내연기관 기술의 발전이 국제 배출가스 규제를 따라가기 벅찬 수준에 와있다. 폭스바겐 그룹의 디젤게이트 사태 역시 불가능할 정도의 배출가스 규제를 통과하기 위한 편법에서 시작됐다.

결국 어떠한 방식으로든 엔진이 감당해야 하는 부하를 줄여야 한다. 그리고 그 대안이 전기모터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차량을 현재와 같은 풀-하이브리드로 교체하기는 어렵다. 아무래도 모험일 수 있다. 배터리 생산량도 전세계 모든 양산 차량에 공급되기 어렵다. 차량 가격 상승도 불가피 하다. 배터리 제작 및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역시 이슈다. 결국에는 전기차, 혹은 연료전지 자동차와 같은 대체 에너지 운송 수단이 주류가 될 상황 속에서 모든 양산차를 풀-하이브리드로 만드는 것은 너무나 큰 출혈이 필요로 한다.

제조사의 부담을 줄이면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동시에 일반 내연기관보다 높은 효율까지 발생시킬 수 있는 적당한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그리고 초점은 일반 양산차에 맞춰졌다.

디젤게이트 사태를 겪은 폭스바겐 그룹을 비롯해 다임러 그룹, BMW 그룹은 물론 국내 현대자동차 그룹까지 48V 기술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행 기술 도입은 시장과 인지도 확보에도 도움을 준다. 하지만 내면에는 자동차 평균에너지 소비효율을 단번에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이 존재한다.

현재 대부분 제조사의 차량 라인업은 낮은 효율의 가솔린, 준수한 효율의 디젤, 고효율의 하이브리드 혹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라인업으로 이뤄져 있다. 가솔린과 디젤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만 적용해도 준수한 효율의 가솔린, 고효율의 디젤+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조합이 완성된다. 단번에 자동차 평균에너지 소비효율이 크게 증가하는 것이다.

12V에서 48V 전압 시스템으로 변경되면 동일한 전력을 1/4의 전류만으로 보낼 수 있다는 뜻이 된다. 1/2의 전류만 보내도 전력은 2배가 된다. 전압이 높아지면 전기모터의 출력도 높아진다.

단순히 정차시 시동을 끄고 다시 거는 모터에서 스스로 자동차를 이끌 수 있는 수준이 된다. 이는 엔진의 부하를 감소시켜주는 요소이며, 다시금 연비 향상을 이끈다. 더 낮은 전류를 설정하면 가느다란 와이어나 적은 구리선을 사용해 비용과 중량을 줄일 수도 있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이점은 여기에 있다. 일반 자동차에 48V 전원 시스템과 강화된 스타터 모터를 장착하는 것으로도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물론 풀-하이브리드 만큼의 효율 향상은 아니지만 제작 단계 및 비용 측면에서 큰 이점을 갖는다. 강력한 보급력도 강점이 된다.

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은 강화 스타터(Enhanced Starter) 시스템이다. 이름 그대로 현재 일반자동차의 시동을 걸고 끄는 스타터 모터의 성능을 강화시킨 것이다. 통상 3마력에서 5.5마력 수준의 스타터 모터를 사용해 정차시 엔진을 꺼주는 스톱 & 스타트 기능, 미약하지만 출발시 엔진에 힘을 더해주는 기능을 지원한다. 가장 저렴하지만 가장 제한적인 마일드 시스템이다.

이후 직접 스타터(Direct Starter) 시스템부터 현재의 스톱 & 스타트 시스템과 유사한 기능을 갖게 된다. 보다 즉각적인 재시동이 가능하며 모터의 용량도 커진다. 하지만 진동이 크고 강화 스타터 시스템처럼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라고 하기에 제한적인 기능을 갖게 된다.

벨트 통합 스타터 제네레이터(B-ISG) 시스템은 마일드 하이브리드에 가까워진 시스템이다. 통상 10~16마력을 발휘하는 전기모터가 엔진과 연결된 벨트를 돌려 동력을 전달한다.

모터 성능이 강화된 만큼 정차 및 재시동은 물론 냉간 시동까지 가능하다. 출발시 엔진 부하를 감소시켜줄 뿐만 아니라 가속시 추가적인 동력까지 만든다. 또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엔진 동력을 회수해 배터리를 충전해 준다. 물론 강력한 모터를 사용하는 만큼 벨트의 내구성이 중요해진다.

크랭크 통합 스타터 제네레이터(C-ISG) 시스템은 가장 하이브리드에 가까운 시스템이다. 약 20마력에서 높게는 120마력까지 발휘하는 고성능 모터가 엔진에 직접 동력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스톱&스타트와 회생제동, 출발 및 가속시 동력 지원은 물론 모터 출력에 따라 EV모드까지 활용할 수 있다. 물론 가장 복잡한 방식이며 제조 단가도 비싼 편이다.

이러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상용화 시키기 위해 전용 배터리 시스템이 필요하며, 48V와 기존 12V 장치를 혼용 가능한 DC/DC 컨버터 등이 필요해 진다.

그동안 DC/DC 컨버터는 안전 문제와 비용 상승 등 많은 난제를 안고 있었지만 각 부품 제조사들이 시판형 장치를 내놓음에 따라 시장 확대도 가속화 될 전망이다. LG화학과 삼성SDI도 48V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을 마친 상태다.

그렇다면 왜 48V일까? 이왕 전압을 높이는 거 더욱 강력하게 높이면 효율이 좋아지는 것이 아닐까? 현재 자동차는 12V가 기본이다. 그리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풀-하이브리드는 120~400V 시스템을 사용한다. 하지만 100V 이상의 시스템은 자동차와 다른 완전히 독립적인 전원 시스템이 필요하다. 복잡함은 다시금 단가 상승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통상 60V 이상이 되면 안전과 관련된 다양한 제한도 따른다. 때문에 현재 12V보다 강력하면서 안전하고, 간단하며 비용 상승을 최소화 시킬 수 있는 대안이 된 것이 48V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최소한의 비용과 개선으로 복잡하고 비싼 풀-하이브리드에 최대한 가까운 성능을 내기 위한 대안이다.

다운사이징 시대를 통해 대부분의 엔진에는 터보차저가 장착된다. 여기에 한걸음 더 나아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효율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포르쉐는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을 도입하며 중심모델 911 카레라에도 터보엔진을 탑재했다. 911 카레라 터보라고 불려야 하지만 고성능 모델인 911 터보가 존재하기에 모델명은 그대로 911 카레라로 부른다.

마찬가지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장착된 차량도 특수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분류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풀-하이브리드 차량이 별도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도 다운사이징 터보엔진처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당연히 탑재될 한가지 자동차 부품으로 자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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