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Review] 폭스바겐은 어떻게 배출가스를 조작했나?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15.11.0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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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이 2.0리터 디젤엔진에 이어 3.0리터 디젤엔진 역시 소프트웨어 조작을 했다고 미국 환경 보호국인 EPA(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가 보고했다.

폭스바겐 그룹은 해당 모델의 테스트 결과를 검토하고 논의하는 동안 예방조치 차원에서 모든 모델에 대한 판매를 중단시키겠다고 발표했다.

2.0리터 모델에 이어 3.0리터 디젤까지 소프트웨어 조작을 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폭스바겐의 이미지는 다시 한번 곤두박질 쳤다.

그렇다면 폭스바겐은 무엇을 어떻게 조작해 배출가스 양을 조절할 수 있었던 것일까? EPA가 공개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확인해봤다.

먼저 차량에는 AECD(Auxiliary Emissions Control Device)라는 이름의 추가적인 배출가스 통제장치가 장착된다. 해외 및 국내 언론에서 ‘defeat device’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던 장치다. 폭스바겐측은 강경하게 부인하고 있다. 검사를 조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성능과 연비를 끌어올리기 위한 장치라는 것. 특히 당국의 기준을 통과해서 부착한 합법적인 장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EPA는 AECD와 ECM(Electronic Control Module) 사이의 관계에 대해 의심을 하고 있다.

차량이 연비테스트라고 인식하는 환경은 FTP-75 테스트 환경이다. FTP(Federal Test Procedure)-75는 1975년 미국의 도심지역 차량 흐름을 반영해 가상의 주행환경을 만든 연비 측정법이다. 약 17.77km의 거리를 가다서다 반복하며, 평균속도 34.2km/h의 속도로 주행했을 때 연비를 계산하는 방법이다.

상당히 오랜 연비 측정법이며, 미국의 경우 아직도 해당 측정법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연비 측정을 위한 차량의 움직임이 규격화됐다. 각종 센서를 활용해 차량이 FTP-75 연비 테스트의 진행 여부를 매우 쉽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차량이 FTP-75 테스트 환경을 인식하면 AECD로 의심받고 있는 내부 시스템이 ‘질소산화물을 적게 배출시키기 위한 온도 조절 모드(Low NOx temperature conditioning mode)’를 실행시킨다. 만약 일반 주행 상태라고 판단하면 이러한 모드는 작동하지 않는다.

이러한 온도 조절모드가 활성화되면 연료분사 시기, EGR(Exhaust Gas Recirculation) 순환율, 연료분사 압력이 변경된다. 모두 질소산화물의 발생을 최소화 시키기 위한 변화다.

질소산화물을 최소화시킨 배출가스는 일반 가스대비 높은 열을 갖고 있다. 이 열이 배출되는 과정에서 요소수를 활용한 후처리 장치인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의 요소수 분사량을 증가시킨다. 엔진에서 질소산화물을 최소화 시키고 SCR을 통해 나머지 질소산화물을 최대한 처리하는 것이다.

이렇게 최종적으로 배출된 가스는 현재 기술로 최대한 질소산화물을 저감시킬 수 있는 수준의 가스만 남게 된다.

연비 테스트가 실시된 후 1,370초가 지나면 ‘온도 조절 모드’가 해제되고 ‘일반 모드’로 변경된다. 대략 이 시간부터 약 10여분간 주행을 하지 않기 때문에 엔진 및 각종 후처리 장치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모드’로 전환되면 엔진의 연료분사 시가와 EGR 순환, 연료 분사 압력 등이 원래 상태로 변경된다. 엔진의 상태가 원래대로 돌아와도 배출가스가 바로 많아지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EPA에 따르면 ‘온도 조절 모드’를 사용하지 않고 일반 모드 상태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주행 환경에 따라 기준치의 9배가 넘을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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