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국지엠에게 배워라! 퍼펙트 블랙 에디션

  • 기자명 김기태 PD
  • 입력 2015.10.15 15:50
  • 댓글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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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아베오, 트랙스, 크루즈, 올란도 등에 블랙 컬러를 입힌 '퍼펙트 블랙 에디션'을 출시했다. 물론 데컬 등을 붙여 차별화를 꾀하는 치밀함도 더했다. 가죽시트 플로어 매트에도 변화를 줬단다.

소형차 아베오에는 상급 트림 RS의 17인치 휠을 달았다. 물론 가격도 올렸다.

그리고 가장 비싼 최고 트림만이 블랙 에디션이라 불린다. 하지만 소형차를 더 작아보이게 하는 것이 어두운 계열의 컬러다. 뿐만 아니라 세차도 힘들다.

어쨌든 이런 4개 모델을 출시하며 사장, 부사장 등의 최고위 임원까지 출동하는 수고를 더했다.

이것이 한국지엠의 현실이다. 다른 제조사들은 이 같은 추가 트림 하나 때문에 기자들을 초청하는 등의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물론 한국지엠의 경영진들이 기자들과의 만남 자체를 즐긴다면 할말은 없다.

어쨌든 가치있는 특별 모델로 부각하고자 했다면 조금 더 특색있는 것들을 준비했어야 한다.

한 예로 아베오, 트랙스 등은 아직도 키를 넣고 돌려야 시동이 걸린다. 타사의 상급 트림들은 모두 스마트키를 기초로 시동버튼을 이용한다. 물론 이것이 중요치 않을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의 흐름과 소비자들의 요구가 있다면 노력의 흔적이라도 보였어야 한다.

트랙스를 보자. 시장의 중심이 될 디젤 버전의 가격은 2477만원에서 시작한다. 썬루프에 마이링크를 더하면 2590만원이 된다. 즉, 타사의 깡통급 옵션을 가진 소형SUV가 2600만원에 가까운 가격표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이 예산이면 경쟁사의 상급 모델 투싼, 스포티지로 접근할 수 있다. 누군가 트랙스 블랙 에디션을 구입하겠다면 투싼, 스포티지를 구입해야만 하는 수십가지 이유를 설명해 줄 것이다.

마이링크도 문제다. 경차 스파크 및 준대형 임팔라에는 애플 카 플레이(Car Play)를 지원하는 새로운 시스템이 장비된다. 하지만 마이링크는 과거 것을 그대로 이용한다.

마이링크는 과거 한국지엠의 주도로 만들어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앱을 통한 확장성이 특징이었다. 내비게이션도 스마트폰과의 링크를 통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브링고'라는 내비게이션은 유료로 다운 받아야 하는 내비게이션 앱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나빴다. 이동통신사들이 무료로 배포하는 내비게이션 보다 질적으로 떨어지는 등 정보 부재 등의 문제도 있다. 결국 이를 활용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당시 한국지엠은 꾸준한 업그레이드 또는 앱의 확장을 통해 마이링크의 활용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놨었다. 하지만 이런 발표 이후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또한 미국 지엠 본사는 마이링크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한국지엠만은 마이링크를 고수한다. 그럼에도 마이링크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후방카메라 기능 때문이다.

트랙스는 르노삼성의 QM3 및 쌍용의 티볼리보다 월등히 낮은 판매량을 갖는다. 한국지엠 역시 트랙스의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고심 중이다. 하지만 시장의 외면에는 이유가 있다.

우선 트랙스의 장점부터 꼽아보자. 가장 대표되는 것은 성능이다. 특히 핸들링은 SUV를 넘어 감각 좋다는 해치백과 비교할 수준이다. 이와 같은 감각은 자동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트랙스의 주요 소비자층에게 그리 중요한 내용이 아니다.

우선 첫차 구입을 위해 소형 SUV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상당수다. 하지만 이런 소비자들에게 감각 등의 성능은 그리 중요치 않다. 감각의 중요성은 많은 경험에 의해 구축된다. 즉, 첫차 구매자들은 이런 것보다 눈에 띄는 요소들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즉, 옵션에 대한 가치를 더 높게 산다는 것이며 이것이 차량 선택의 중심에 선다.

트랙스가 시장서 선전하려면 타사 수준의 편의장비를 갖춰야 한다. 그리고 가격을 낮춰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검정색 칠하고 스티커 하나 붙이고는 가격을 올려버렸다.

참고로 한국지엠은 HID 해드램프 적용에도 인색한 모습이다. 하지만 'HID 에디션' 이라는 이름으로 차값 대폭 올릴지 모르니 지금에 감사해야 할 것 같다.

한국 지엠에게 배워라 !!!

위 사진은 일본 버거킹의 광고다. 맛은 모르지만 매우 특별한 느낌을 선사함에 틀림없다. 하지만 버거킹은 한참 멀었다. 저렇게 해서는 수익을 키우기 힘들다. 적어도 은색 데칼 하나 추가해서 가격을 더 올리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위 사진은 빵집에서 찍은 것이다. 데컬 붙이고 에디션 등등으로 그럴싸한 이름만 붙여도 몇백원 정도 인상이 가능했을 텐데. 적어도 한국 지엠 본사 앞에서 판매한다면 먹힐 수 있는 아이템이 될 것이다.

현대차도 아직 멀었다. 국내 마켓쉐어 1위라 잘난척 하고 있지만 한국지엠에게 한참을 더 배워야 한다. 특히 에쿠스, 제네시스 등의 모델은 검정색이 많이 팔린다. 여기에 데컬 하나 붙이고 그럴싸하게 에디션이라는 말만 보태면 최소 수십에서 수백만원 정도는 더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당분간 검정색 차를 주목하게 될 것 같다. 과연 웃돈을 주고 블랙 에디션을 구입할 소비자들이 얼마나 나올지 궁금해 진다. 그리고 블랙 에디션을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울 것이다.

'당신은 정말정말 돈이 많군요! 부러워요!!'

마지막으로 기쁜소식을 하나 더 전한다. 한국지엠은 전모델에 블랙 에디션을 추가할 계획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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