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Review] 유로6로 가는 열쇠. Part 2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15.04.2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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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암연구소(IARC)의 결론에 따라 디젤 배출가스를 폐암을 유발하는 ‘1등급 발암물질’로 분류한다고 공표했다. 1등급 발암물질은 석면, 플루토늄, 비소 등이 포함된 물질로, 인체에 심각한 질병을 불러올 수 있다. 또 WHO는 디젤 배출가스는 방광암 발생 위험과도 순방향의 연관성을 보였다고 밝힌바 있다.

유로6 기준은 간단하게 생각하면 된다. 엔진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나 독성물질을 줄이라는 것이다. 물론 가솔린 엔진도 유로6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하지만 디젤엔진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이산화탄소 발생 자체는 적지만 미립자 물질이나 질소산화물 발생량이 많기 때문이다.

엔진 자체에서 독성물질 배출량을 낮추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하지만 유로6 기준을 통과하기에는 현재의 기술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때문에 일단 배출된 배기가스를 틀어막고 분해시키는 방법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후처리 장치들이 그것이다.

듀얼-루프 EGR(Dual-Loop EGR)

디젤 엔진은 특성상 연소 효율이 낮아지면 질소산화물 발생이 감소한다. EGR은 이 원리를 응용한 개념이다. 연료를 연소시키기 위한 온도를 낮춰 1차적으로 질소산화물 발생을 감소시키고 여기서 발생한 배출가스 중 일부분을 다시 엔진 속 연소실로 보내 나머지 유해물질을 감소시키는 기술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EGR 시스템은 고압의 가스를 사용하는 HPL(high Pressure) EGR과 저압 가스 방식의 LPL(Low Pressure Loop) EGR 2가지 종류로 나뉜다.

HPL EGR 시스템은 DPF 통과 없이 그대로 배기가스를 인테이크 쪽으로 재순환시켜 EGR가스의 압력이 높다. 그만큼 시스템의 응답성이 빠르며, 터보차저의 내구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흡기와 배기 시스템의 압력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EGR의 한계가 낮다는 것이 단점이다. 또한 후처리 장치도 통과하지 않고 그대로 재순환되기 때문에 엔진을 비롯한 시스템 오염에도 취약하다.

LPL EGR 시스템은 반대로 DPF를 통과한 가스를 재순환시키는 구조다. 반응성은 느리지만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시간을 벌어 EGR 반응률을 높일 수 있다. 그만큼 연료소비와 출력 저하 방지에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엔진 밖으로 배출된 가스가 EGR을 지나 터보차저 컴프레셔를 직접 돌리기 때문에 터보차저를 비롯해 엔진의 전체적인 내구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듀얼-루프 EGR 시스템의 기본 개념은 이 두 가지의 EGR 시스템을 운전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응답성이 빠른 HPL EGR이 가감속이 잦은 구간에서 사용하고 응답성이 늦은 LPL EGR은 정속구간에서 사용하면서 빠른 응답성과 높은 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폭스바겐이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골프가 대표적으로, 폭스바겐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일반 디젤 기관 대비 60%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

흡장형 촉매 LNT(Lean NOx Trap)

현대 기아차와 함께 2.5리터 미만 디젤엔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기술 중 하나다. LNT는 기본적으로 배출가스중에 포함된 질소산화물은 촉매 표면에 흡착시켰다가 엔진이 연료 농도를 높게 사용하면 질소 촉매에 의해 질소와 이산화탄소로 변환시켜 배출시킨다. 작동온도는 150~550℃ 전후며, HC, CO, H2 등을 이용한 촉매반응으로 질소산화물을 분해시킨다.

LNT의 장점으로는 저온(약 150℃) 영역에서도 질소산화물 저감율을 확보할 수 있으며, 정화 효율도 70~90% 수준으로 우수하다. 여기에 SCR과 같이 요소수의 사용 등과 같은 추가적인 설비도 필요치 않다.

하지만 LNT 질소산화물을 분해하는 과정이 연료가 농후한 조건을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연비 하락이 불가피하다. 또한 촉매 자체가 보통 질소산화물의 산화와 환원에 필요한 물질이 백금과 같은 귀금속과 이산화질소 흡장 물질을 사용한다. 단가가 높아지는 문제를 갖는 것이다. LNT 특성상 촉매 크기는 엔진 배기량에 비례하기 때문에 2.5리터 이하 엔진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다.

국내 대학교 연구진이 직접 실험을 진행한 결과 LNT는 촉매온도가 350~430℃ 구간에서 가장 높은 정화효율을 나타냈으며, 이때 77.8%의 질소산화물을 변환시켰다. 하지만 촉매 재생시 26%에서 최대 57%까지 연료 분사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여기에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효율 하락폭도 커지기 때문에 2.5리터급 이상의 엔진에서나 고성능을 요구하는 디젤엔진에는 적합하지 않다.

희박 NOx 촉매 LNC(Lean NOx Catalysts) & 탄화수소 SCR(HC-SCR)

어떻게 보면 가장 이상적인 방식이다. 별도의 환원제 공급 설비나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지 않고 연료사용량 증가도 없기 때문이다.

LNC나 HC-SCR은 탄화수소(HC)를 이용해 질소산화물을 분해시키는 방식이다. 이 탄화수소는 디젤엔진 배출가스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탄화수소와 질소산화물을 함께 저감시킬 수 있다. 또한 별도 촉매보다 전환율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LNC는 촉매 내부에서 질소산화물을 흡착시키고 배출가스 내부의 탄화수소와 반응시켜 환원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하지만 배출가스에 포함된 탄화수소양은 질소산화물을 분해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그만큼 효율도 낮다. 때문에 별도로 탄화수소를 분사시켜 질소산화물을 저감시키는 HC-SCR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물론 HC-SCR 방식 역시 단점은 존재한다. 추가로 연료가 소모될 뿐만 아니라 필요 이상의 탄화수소가 배출되기 때문에 남는 탄화수소를 제거시킬 DOC가 별도로 추가되어야 한다.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SCR은 촉매 반응을 통해 질소산화물을 보다 적극적으로 정화시킨다. 먼저 디젤은 탈질소산화물 (DeNOx) 촉매를 통해 질소산화물을 걸러낸다. 여기서 다시 암모니아성분의 촉매제 용액과 화학반응을 시켜 질소산화물을 걸러내는 것이다. 가장 확실하게 질소산화물을 저감시킬 수 있고 충분히 검증된 기술이기도 하다.

환원제로는 요소수를 사용한다. ‘Urea’ 혹은 ‘AdBlue’라는 이름의 요소수는 약 67.5%의 물에 32.5%의 요소가 용해된 수용액이다. 여기서 촉매 가수분해에 의해 암모니아가 분리되어 나오고 이것이 질소산화물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질소와 물, 이산화탄소로 변환된다. 통상 질소산화물과 암모니아의 비율은 NO:NO2:NH3 = 1:1:2일 때 가장 효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SCR의 가장 큰 장점은 90% 이상의 질소산화물을 정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상용트럭의 경우 수년전부터 보편적으로 탑재돼오기도 했다.

물론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SCR에 사용되는 암모니아가 촉매반응에 의해 완전히 소모되지 않고 대기중으로 그대로 방출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를 암모니아 슬립(Ammonia Slip)이라고 한다. 암모니아가 대기중으로 방출되고, 이를 사람이 접촉하게 되면 피부는 물론 기관지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또한 질소산화물과 반응해 아산화질소(N20)가 발생하는 등 2차 오염물질이 배출될 수도 있다. 이에 대비한 별도의 장비가 추가되어야 하는 것이다.

촉매가 일정 온도 이하에서는 정상적인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냉간 시동상황부터 촉매의 온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개발이 이뤄져 왔다. 또한 어는점이 -11℃이기 때문에 겨울철 동결을 방지하기 위한 각종 시스템 보완도 필요하다.

최신기술 유로6? 소비자는 유로5가 이로울 수도 있어

유로6 도입은 분명 환경 개선 측면에서는 큰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신기술 적용으로 인한 가격 상승분이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이미 국내 제조사는 과거 유로4에서 유로5 대응 차량을 내놨을 때 신기술 적용과 연비 상승이라는 이유로 최소 100만원 이상씩 가격을 올린바 있다.

유로6 적용을 앞두면서 벌써 이와 같은 움직임이 예고되고 있다. 이미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이 내놓을 유로6 디젤 신차는 수백만원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시장 볼륨을 앞세워 가격인상폭을 최소화 시켰지만 상용차 부문의 경우 700만원에서 최고 1천만원 이상의 가격을 올렸다.

성능 면에서도 우위를 찾기 힘들다. 유로6의 주된 초점은 후처리 기술을 통한 배출가스 저감에 있다. 근본적으로 엔진 성능 향상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연비는 높아지지만 후처리 촉매 변환을 위해 불 특정한 상황서 오히려 연비가 악화될 수도 있다. 여기에 열 관리가 필요하고 EGR, LNT, SCR 등 각종 시스템의 복합 운영으로 인해 고장시 수리 비용 지출도 커질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대폭적인 할인 행사기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의 모델을 구입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디젤 유행을 따르기보다 가솔린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유로6를 목전에 두고 이상적인 차량 구매를 위한 소비자들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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