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뷰 포커스] 르노삼성 SM3 연비의 비밀은?

  • 기자명 정리: 오토뷰 | 김선웅 기자
  • 입력 2013.02.0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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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들이 말하는 SM3의 변화

르노삼성에게는 브랜드를 대표할 이미지가 없었다. 무난함을 강조한 중립적인 차량의 특성도 이유가 된다. 광고에서도 차량의 상품성보다 이미지 마케팅쪽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미지 마케팅도 14년 전 출범한 삼성자동차의 이미지를 여전히 강조하고 있을 뿐이었다. 경쟁력이 약화된 르노삼성은 지난해 6월 쌍용 자동차보다 낮은 판매량으로 국산 메이커 최하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르노삼성의 자체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자체 기술이 아닌 닛산 및 르노에서 개발한 파워트레인과 플랫폼을 꾸준히 채용한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이러한 르노삼성에 '고연비'라는 새로운 이미지가 부각되고 있다. SM3가 신연비 기준으로 경차 이상의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SM5도 동급 경쟁모델 중 가장 뛰어난 연비를 달성했다. 실제 SM3는 오토뷰 로드테스트의 고속도로 정속 주행 테스트서 20km/L 이상의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어떻게 깜짝 놀랄만한 연비를 달성할 수 있었을까? 그 동안 르노삼성의 기술력을 너무 저평가되었던 것은 아닐까? 오토뷰 취재팀이 르노삼성 연구원들을 만나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전했다.

질문 1) SM3가 신연비 인증에서 15.0km/L를 기록했다. 이는 동급 모델을 비롯해 경차보다 좋은 연비다. 기존 SM3 대비 어떤 부분의 변화가 연비 향상을 이끌었나?

답변) SM3의 연비는 업그레이드된 엔진과 변속기를 통해서 구현이 가능했다. 엔진의 경우, 2개의 인젝터를 통해 공기-연료의 혼합을 활성화함으로써 배기가스 및 연비 향상에 일조하였고, 마찰을 줄여 손실을 최소화 했다. 변속기의 경우, 기존 CVT에 추가로 2단 기어를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1단 기어는 발진가속 등 동력성능을 위해, 2단 기어는 엔진 저부하 및 고속 조건에서 사용된다. 차량에서는 저마찰 타이어의 적용 및 공기저항 개선을 통해 차량주행의 저항을 최소화시켰다.

질문 2) SM3의 H4Mk 엔진에는 개선된 인젝터(연료 입자 크기 축소)의 사용 및 듀얼 인젝터 시스템이 사용된다. 인젝터의 업그레이드가 있었음에도 2개의 인젝터까지 필요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답변) 엔진에 연료를 공급할 때 중요한 두 가지 요소는 충분한 무화(연료의 기체화)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과, 짧은 시간에 충분한 연료를 공급하여 정밀한 타이밍 제어를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듀얼 인젝터는 엔진의 연소실 내 공기-연료 혼합기의 균일화 및 공연비 정밀화를 이룰 수 있으며, 이는 연소효율 최적화로 이어져 연비 향상 및 주행 중 발생하는 배기가스 저감으로 이어진다.

질문 3) 듀얼 인젝터 시스템 엔진이 같은 배기량의 직분사 엔진 대비 월등한 점은 무엇인가?

답변) 직분사(GDI) 엔진의 경우 연소실 내에 고압으로 연료를 공급함으로써 짧은 시간 내에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면에서 우수하다. 하지만 연료 무화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공해 물질인 극미세입자가 증가하고, 고압 연료 분사와 무화 불충분 시 발생할 수 있는 불완전 연소로 인한 NVH 문제, 내구성 문제 등의 증가가 발생될 수 있다. 듀얼 인젝터 시스템의 경우 직분사 엔진이 갖는 이런 문제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질문 4) 듀얼 인젝터 시스템의 경제성은 어떠한가? 경쟁사의 GDI 엔진 대비 정비의 편의성 및 비용적 측면서 우위에 서는가?

답변) 직분사 엔진의 경우 고압분사를 위한 고압펌프 등 연료계 원가가 높아지고 엔진의 연소실 헤드 및 피스톤 역시 고가품이 사용된다. 듀얼 인젝터 시스템의 경우 직분사 엔진 대비 원가 상승이 낮고 및 고장 요인도 적다.

질문 5) 현재 직분사 엔진은 인젝터 부분의 카본 누적과 엔진오일 소모 현상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듀얼 인젝터 시스템에서 보고 된 문제는 없나?

답변) 듀얼 인젝터 시스템의 경우 GDI 엔진과는 달리 기존의 엔진 대비 시스템 및 각 부품의 고장 요인의 증가가 없다. 때문에 GDI 엔진에서와 같은 추가적인 문제점은 없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르노삼성이 적용한 듀얼 인젝터는 르노-닛산 그룹에서 충분히 검증하여 많은 차종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향후 당사에서 르노-닛산 그룹에 상당 물량의 엔진을 공급할 예정이다.

질문 6) 기존 SM3 엔진에는 스로틀 챔버에 분진이 쌓이는 문제가 있었다. 현재 모델에는 문제가 없나?

답변) 먼저 기존 엔진의 설계/제어 변경 등을 통하여 개선시켰다. 개선 결과는 충분한 검증 과정을 거쳐 개선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시장에서 발생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당사 프로세스상 발생 빈도 및 원인의 규명을 시작으로, 관련 부품 및 영역을 규정하고 이를 개선하게 된다.

질문 7) 르노삼성의 모델들은 닛산의 D-플랫폼과 신형 미션을 적용 받을 정도로 신기술의 적용이 빠른 편이다. 하지만 국내에 공급되는 엔진은 제한적이다. 기존 엔진의 출력을 높이거나 새로운 엔진의 투입 계획은 없나?

답변) 르노삼성은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터보를 쓰지 않는 엔진의 최고 출력은 대부분 6000rpm 이상에서 발생된다. 이는 많은 운전자들이 사용하지 않는 영역이다. 실상에서는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3000~4000rpm 미만에서 운전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르노삼성의 전략은 실용영역, 중저속 rpm 영역의 성능을 올리는 데 중심을 두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 역시 (스포츠카가 아니라면) 중저속, 실용영역의 성능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르노삼성은 터보, GDI, 다운사이징 등에 대해 많은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고 조만간 현실화 될 예정이다. 이러한 개발 역시 실용성을 극대화하는데 기초를 두고 있다. 변속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실용성 및 연비 등의 측면에서 CVT가 갖고 있는 장점은 많다.

질문 8) X-CVT라고 불리는 2세대 CVT 변속기는 보조 기어박스의 추가로 7.3:1이라는 기어비를 갖는다. 새로운 변속기의 적용으로 어느 정도 수준의 연비 향상을 기대할 수 있나?

답변) 기어비 변경 폭의 증가는 차량의 동력 성능 및 연비 개선을 위한 하나의 추세이다. AT의 경우 다단으로 가는 이유도 동일하다. 변속 패턴 튜닝 등 다른 요소들이 관련되어 있어 정확한 효과 측정은 어려우나 연비 향상의 주요인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질문 9) X-CVT는 기존대비 크기를 10% 줄이고 무게를 13% 감소시켰다고 한다. 크기와 무게에서 이점은 있지만 내구성에서 문제는 없나?

답변) 기존의 CVT에 비해 무단 변속기 풀리의 크기를 약 15% 정도 줄임으로써 크기와 무게를 줄일 수 있었다. 이는 무단 변속을 하는 풀리, 벨트, 후방에 위치한 2개의 다단 유성기어 세트의 보조 유단 변속기가 하중과 변속 범위를 분담하게 설계되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개발 시 별도의 내구 신뢰성에 문제는 없었고, 이미 많은 검증 단계를 걸쳐 확인을 했다. 르노삼성과 더불어, 닛산에서도 이미 같은 파워트레인 조합으로 양산을 하고 있는 여러 차종들이 검증이 완료되었다.

질문 10) SM3와 SM5에 적용되는 타이어는 모두 회전저항 등급이 3~4등급 모델을 사용한다. 일반 소비자가 차량 구매 후 1등급 저 저항 타이어로 교체하면 얼마 만큼의 연비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답변) 보통 승용차의 경우, 타이어의 구름저항이 10% 저감시 연비가 1~2% 증가한다. 만약 1등급의 저저항 타이어로 교체시 연비 향상 정도는 2~4%로 예상된다. 하지만 연비가 아무리 좋은 차라도 운전자의 운전방법에 따라 큰 연비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운전시 급출발, 급가속을 삼가 하고, 차량에 불필요한 적재물을 줄이는 습관이 연비 상승에 더 도움을 준다.

질문 11) 르노삼성 모델들을 시승해 보면 NVH 특히 소음부분서 강점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타사 대비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답) 르노삼성은 국내 타사 대비 차체의 흡음/차음 성능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르노의 디젤엔진 탑재를 위해 적용된 고성능의 부품 사양에서 기인한다. 당사 데이터베이스에도 르노삼성 차량들이 각 차종별 차음 성능 순위에서 최고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질문 12) 르노삼성의 모델은 르노-닛산 그룹의 모델 섀시와 부품을 사용한다. 내수 시장 모델을 개발하며 르노삼성의 필요성에 따라 설계를 변경하는 경우도 있나?

답변) 르노삼성이 지금 사용하고 있는 엔진들은 르노-닛산 그룹의 공용 엔진들이다. 이 엔진을 도입할 경우에는 한국의 시장 상황에 맞고 어떤 성능이 요구되는지 충분히 검토 후 반영하고 있다. 만약 흡기 혹은 배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부분의 설계 변경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충분히 개선시켜 반영 하고 있다. 그리고 소비자 요구사항에 맞는 캘리브레이션 튜닝도 하드웨어와 접목을 시켜서 진행을 하고 있다. 또한 르노삼성이 변경한 구성들이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내의 엔진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례도 있다.

질문 13) 국내시장은 깐깐하기로 소문난 내부 법규 및 소비자들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시장 특성상 르노그룹 내 르노삼성 만이 보유한 노하우 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내 기술부문과 관련된 특화된 부분과 이를 대표할 사례가 있다면?

답변)

차량 NVH 관련 부문 - 실제적으로 한국 소비자들은 진동/소음에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다. 일부 소음에 대해서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기준을 만족한 경우에도 국내에서 새롭게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고, 또는 르노는 기준이 없는데 한국에서 불만으로 제기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이런 한국 시장의 요구조건이 르노 제품개발의 기준이 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CVT 기어 노이즈와 연료통 연료유동소음이다. 이 부분에서는 르노삼성이 관련 목표설정 갖고 개발을 전개하고 있다.

파워트레인 NVH 관련 부문 - 르노의 주 대상 시장인 유럽의 경우, 디젤, 수동 변속기가 주된 시장임에 따라 NVH에 대한 고객의 요구가 상대적으로 한국 시장보다는 낮은 편이다. 이 때문에 한국 시장의 높은 기준에 맞추고 있는 르노삼성이 NVH 성능을 확보하는데 있어 르노그룹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LPLi 부문 - 여러 시장에서 LPG 차량의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추세이기도 하나, CO2 저감이라는 측면에서도 LPG 차량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의 영향일 수 있다. 세계적으로 한국의 LPG 차량개발 기술력은 최고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르노삼성은 다년간 LPG 차량을 개발/양산해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 내 LPG 차량 개발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고, 개발 절차에 대한 표준을 만들고 있다.

가솔린 배기가스 저감 부문 - 한국의 배기가스 규제는 여타 지역과 비교할 때 상당히 강하며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저공해 차량 개발은 비용 증가의 큰 요인이고, 또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르노삼성은 가솔린 저공해차량 개발 경험 및 보유 기술을 인정받아 향후 출시될 SULEV(Super Ultra Low Emission Vehicle) 기준을 만족하는 차량 개발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자동 변속기 차량 개발 부문 - 현재 유럽 시장은 수동 변속기 차량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자동변속기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등 여러 지역의 경우 자동변속기 차량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상품성 높은 자동변속기의 개발이 필수이다. 르노삼성은 르노그룹 내에서 자동변속기 개발 과정에 대한 절차의 표준을 만들고 있다. 르노의 책임자들도 우리가 개발한 차량을 시승한 후 품질과 개발 역량에 대해 놀라고 있다.

정리하며…

기술적인 부분서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었지만 많은 부분이 대외비로 묶이다 보니 인터뷰 자체가 다소 평이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인터뷰 후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엔지니어들의 자신감이다. 규모가 크건 작건 주어진 환경 내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는 자리였음에 분명했다.

제한된 여건 속에서 개발된 (일반 소비자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들에 대해서도 전해들을 수 있었다. 단순히 부품만 받아서 조립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엔진과 변속기, 배기가스 저감과 NVH 부문을 그룹 내 일원으로써 함께 기술 개발해 나간다는 사실이다. 또한 듀얼 인젝터 시스템을 탑재한 엔진을 르노-닛산 그룹에 공급한다는 것도 르노삼성 연구소의 성과를 보여주는 부분 중 하나였다. 사실에 대해 알고 있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일부 네티즌들은 르노삼성 연구소가 아무것도 하는 것이 없다는 평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자동차가 시장에서 평가 받는 요인은 디자인, 가격 등과 같은 수많은 요소가 있지만 먼저 기술력이 뒷받침 되어야 장기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 많은 메이커가 모터스포츠에 참가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중 하나이다. 물론 다른 메이커와 비교한다면 아주 작게 보여질 수도 있지만 조금씩 발전해가는 모습에 대해 생색을 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연구소 스스로도 최소한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을 듯싶다.

현재의 르노삼성은 카를로스 곤 회장의 방한 이후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다양한 기술분야에서의 성과도 있었지만, 절대적인 시점에서 보면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를 통해 조금은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우리의 기대가 현실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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