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5 출시로 달궈진 중형차 시장, 내게 맞는 중형차는?

  • 기자명 오토뷰 | 김기태 PD
  • 입력 2010.08.21 1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가을. 중형차 시장을 이끌어온 쏘나타의 6세대 모델이 데뷔했다. 국내 중형차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차의 효자 상품이자 야심작이다. 수입차와 견줘도 아쉽지 않은 2.0리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만나면서 성능도 강화됐다.

르노삼성도 지난해 12월 뉴 SM5를 공개하며 쏘나타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이에 2010년 상반기 중형차 시장은 쏘나타와 SM5의 치열한 공방전으로 전개된다. 많은 시선이 두 차량에 몰렸기 때문에 기아 로체 이노베이션, GM대우 토스카는 판매량서 별다른 재미를 못 봤다. 4월말 기아차는 코드명 'TF'로 개발된 K5를 내놓는다.

디자인의 변신과 탄탄한 파워트레인으로 무장한 K5는 단시간에 쏘나타와 SM5를 위협하며 3자구도의 시장상황을 만들어 버린다. 2010년 여름 중형차 소비자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경쟁력 높은 상품들이 저마다 손짓해오기 때문이다. 이제 이름값 하나로 차를 고르는 시대도 끝났다. 이런 상황서 내게 맞는 중형차를 고른다면?

1. 디자인 (Design)-눈에 보이는 것이 정답이다!

현대차는 쏘나타의 디자인에 대해 '강인함을 내재한 유연함'을 상징하는 '난'을 모티브로 완성되었다고 밝힌다. 강렬한 캐릭터 라인은 강인하면서도 다부진 중형차의 멋을 자랑한다.

반면 르노삼성의 SM5는 튀지 않는 무난한 디자인을 채용했다. 경쟁 모델 대비 톡톡 튀는 맛은 적어도 오랜 시간 두고 봐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 매력이다.

기아 K5는 상급 모델 K7으로부터 물려받는 스포티한 디자인이 일품이다. 전진감을 강조하는 전면 디자인은 스포츠카가 부럽지 않을 만큼 공격적인 분위기다. 각 상품마다 브랜드들의 철학과 매력이 담긴 만큼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디자인 만큼은 순수 개인의 판단을 중시하는 것이 좋다. 순수 자신의 눈에 비춰지는 내용이 정답이다. 인기그룹 소녀시대 9명의 맴버를 바라보는 수많은 남성 팬들의 취향 역시 갈리고 있지 않은가.

인테리어 모든 운전자 90% 이상이 시간을 실내서 보낸다.

2. 이제 각 모델들의 실내를 살펴보자.

차를 끌고 다닌다는 표현을 쓰기도 하지만 정확히 차는 타고 다니는 수단이다. 실내에 앉아 운전을 해야 하는 만큼 차량 선택에 있어 인테리어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 간혹 외관 디자인에 너무 비중을 두는 소비자도 있지만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일정 수준의 취향 정도만 반영하면 된다.

쏘나타는 간결하며 세련된 실내 공간을 갖췄다. 각종 조명을 블루컬러로 꾸며 시원스런 느낌을 주는 것도 특징이다. 시트의 단단함도 적당하다. 각종 장비를 컨트롤 하기 위한 버튼 및 다이얼의 조작 감도 수준급이다. 뒷좌석은 넉넉한 레그룸과 헤드룸을 갖춰 키 큰 성인 남성이 앉아도 불편하지 않다.

K5는 스포티한 느낌을 살렸다. 운전석을 중심으로 꾸며진 센터페시아는 마치 항공기 조종석을 연상시킨다. 시트는 단단한 편이지만 장거리 여행시 피로감이 적다. 쏘나타처럼 넉넉한 뒷좌석을 갖춘 것도 자랑거리다.

SM5는 고급화를 추구하고 있다. 각종 패널의 질감 및 마무리가 좋다. 최신 모델답게 실내 공간에 대한 아쉬움도 없다. 다른 차에서 찾아보기 힘든 일부 편의장비는 SM5의 자랑이다. 운전석 전용의 안마 기능, 쾌적한 실내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퍼퓸 디퓨저, 뒷좌석 전용의 공조장치 컨트롤 기능은 SM5의 경쟁력을 올려주는 요소로 꼽힌다.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고 있지만 시트에 앉았을 때 편안한 느낌을 주는 모델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 된다.

3. 엔진 및 변속기

현대차와 기아차는 공통된 엔진과 변속기를 사용한다. 하나의 연구소를 통해 개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쏘나타와 K5에는 동일한 엔진이 적용된다. 2.0리터 엔진은 165마력의 출력을 자랑한다. 가변밸브 타이밍 기술 덕분에 넓은 RPM 영역서 토크가 유지된다는 점이 좋다. 변속기는 6단 자동이 사용된다. 변속 때 쇼크가 적고 다단화를 통해 성능 및 연비를 추구한 것이 장점이다. 이처럼 이상적으로 튜닝된 엔진과 트랜스미션 덕분에 동급 수입차와 견줘도 뒤지지 않은 좋은 성능을 낼 수 있다.

판매량은 적지만 성능에 관심이 있는 운전자라면 2.4리터 직분사(GDi)엔진에 관심을 갖는 것도 좋다. 연비 및 성능에 대한 효율성을 극대화 시킨 엔진답게 메이커 발표 201마력의 출력과 최대토크 25.5kg.m를 자랑한다. 2.0리터 엔진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2.4리터 엔진과의 성능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고속으로 도약 시 느껴지는 탁월한 가속감은 2.4리터 직분사 엔진의 경쟁력이다. 르노삼성 SM5에는 2.0리터급 단일 엔진만 장착된다. 출력은 143마력으로 경쟁차종 가운데 가장 열세다. 하지만 직접 달려보면 쏘나타 및 K5 대비 큰 성능 차이를 보여주지 않는다.

무단변속기의 경쟁력 때문이다. 엔진회전수(RPM)를 고회전 영역에 둔 채 속도만 올리는 등의 특화된 강점을 앞세울 수 있어 출력이 떨어짐에도 실제 성능은 크게 뒤쳐짐이 없다. 반면 체감으로 느끼는 가속감은 다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4. 코너링 & 핸들링

쏘나타는 다부진 외관만큼 성능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잘 조율된 서스펜션은 국산차로써는 단단한 느낌이지만 승차감과의 타협은 적절하다. 기존 국산차와 달리 유럽 세단과 같이 차별화된 성능은 분명히 쏘나타의 경쟁력으로 부각된다. 덕분에 경쟁 모델 가운데 가장 민첩 하고 안정된 핸들링 성능을 자랑한다. 승차감 부분은 경쟁모델 가운데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이지만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수준은 아니다. 젊은 소비자들은 주행 안정감을 높여주는 단단한 서스펜션을 선호하기도 한다.

SM5는 부드러움을 지향한 서스펜션을 기본 장착하고 있다. 덕분에 핸들을 조작했을 때 한 템포 여유로운 느낌이 살아난다. 반면 부드러운 서스펜션의 영향으로 코너링 시 롤링이 커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전통적인 국산 중형차들처럼 승차감을 중시하며 완성된 것이 르노삼성의 SM5다.

기아 K5는 쏘나타와 SM5의 중간 성격을 갖는다. 성능과 승차감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 흔적이 느껴진다. 굳이 구분한다면 SM5처럼 승차감 쪽에 비중을 두고 있다.

모터를 통해 구동되는 MDPS(Motor Driving Power Steering)방식의 파워 스티어링 휠은 가볍게 조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노면 정보를 운전자에게 적극 전달하지 않는다. 부드러운 주행 성향을 즐기는 운전자에겐 제격이지만 차와 일체감을 느끼고 싶은 운전자에겐 달갑지 않은 장치가 될 수 있다. 2011년형 쏘나타 역시 기존 유압식에서 전동방식으로 변경됐다.

5. 제동 성능 & 자세제어장치

성능이 올라가는 최신 자동차들에게 제동성능 역시 강조되어야 한다. 현대 쏘나타와 기아 K5는 초반 응답성이 좋은 브레이크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덕분에 브레이크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차가 잘 멈춘다. 덕분에 운전자는 브레이크 성능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느끼기 쉽다.

반면 고속주행 중 강한 제동력을 끌어내거나 잦은 조작으로 브레이크 시스템에 스트레스가 커지게 되면 성능이 급속도로 떨어진다는 약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SM5의 브레이크 시스템은 초기 응답성에서 강한 느낌을 주지는 못하지만 페달의 조작량에 따라 일정하게 제어된다는 장점을 가진다. 잦은 작동이나 고속주행서 급히 제동을 걸어줘도 과열로 인한 성능 저하 폭이 적다는 것도 매력이다.

쏘나타의 자세제어장치(VDC : Vehicle Dynamic Control)는 다른 모델 대비 다소 늦은 시점에 개입해 오는 느낌을 준다. 타사대비 성능이 좋아 한계 영역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개입 시점은 적정하다. SM5의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는 너무 빠른 시점서부터 제어를 시작해 엔진 출력 등을 적극 낮추기 때문에 차의 본래 성능을 제대로 쓰지 못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르노삼성 측은 이에 대해 ESP의 장착율은 10%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K5의 VDC는 필요한 부분서 적정하게 개입해 운전자에게 믿음을 주면서도 차의 성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6. 이제 취향을 살려 차를 구입하자

저마다 개성 넘치는 면모를 자랑하는 국산 중형차의 대표 주자들인 만큼 장단점 역시 엇갈리고 있다. 구성은 유사한 듯 보여도 쏘나타는 성능서 강하다.

국내 시장서 인지된 '쏘나타'라는 모델명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SM5는 고급화를 중심으로 부드 러운 승차감과 주행성능으로 매력을 과시해낸다. 여성 운전자를 비롯해 누구나 편하게 운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기아 K5는 최신 트렌드에 맞춘 스포티한 디자인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탄탄한 엔진으로 잘 달리면서도 부드러운 주행 성향을 지향한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GM대우의 토스카는 내년 모델 체인지를 앞두고 있지만 현시점서 바라봐도 경쟁사의 신차들 대비 뚜렷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바로 가격이다. 최근 신차들이 출시될 때마다 꾸준히 가격이 오르고 있는 추세다. 가격에 민감한 운전자라면 최근 할인 혜택이 더 커진 GM대우 토스카를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 된다.

이처럼 저마다의 매력이 부각되는 만큼 자신의 취향에 맞는 차량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2011년 GM대우는 독일 오펠의 인시그니아를 베이스로 한 토스카의 후속 모델 코드명 V300을 내놓게 된다. 시보레 브랜드로 출시될 이 모델 역시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내세우게 될 예정이다. 덕분에 2011년도 중형차 시장도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 오토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