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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렉서스 LS600hL

오토뷰 | 김기태PD kitaepd@autoview.co.kr

토요타 자동차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분야에 있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업체다. 소형차인 프리우스를 시작으로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의 다양한 모델에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판매하고 있다. 최고급 대형 세단인 LS시리즈에도 물론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다. 5리터 가솔린 엔진과 224마력의 전기모터가 더해져 매력을 발산하는 LS600hL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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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LS가 출시된지 시간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디자인은 눈에 익어있다. 대형 세단다운 기품이 넘치는 외형은 고급세단으로서 손색이 없다. 적당한 볼륨감과 군더더기가 없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넓게 펼쳐진 전면부는 심플하면서도 고급화된 느낌을 전한다. 언뜻 개성이 부족해 보이긴 하지만 대형 세단이라면 심플함 역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중앙부 렉서스 엠블럼을 감싸는 블루 컬러만이 이 차가 여느 LS와 달리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더해진 LS600hL 임을 강조한다.

측면부는 대형급 세단다운 웅장함이 우선이다. 3090mm에 달하는 긴 휠베이스와 5m를 넘어서는 차체만으로도 공간에 대한 넉넉함이 표현된다. 휠은 18인치 스펙으로 차체 사이즈를 감안하면 다소 작다. 시스템의 출력(엔진+전기모터)이 400마력을 웃돈다는 것을 생각하면 235mm급 타이어의 선택 역시 의외다. 이는 유럽계 고급차들과 분명히 다른 컨셉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브리지스톤의 EL42 타이어도 컴포트 성향이 강한 만큼 성능에 대한 배려를 느끼기는 어렵다.

후면부의 차분한 인상도 대형세단과 잘 어울린다. 대형급 램프가 적용되긴 했지만 어색함은 없다.

LS의 전체적인 디자인을 정리해보면 튀지 않지만 은근히 고급화를 과시해낸다고 할 수 있다.

묵직한 도어를 오픈하고 운전석에 앉으면 LCD로 구성된 계기판이 운전자를 반긴다. 보편적인 LS460 시리즈가 전통적인 디자인의 심플한 계기판을 가진 것에 반해 패널 전체가 LCD라는 것이 LS600hL의 특징이다. 스티어링 휠의 사이즈가 다소 크게 느껴지지만 대형세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없다. 각종 버튼을 통해 차량의 일부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은 고급세단으로서 기본이 되는 요소다. 한가지 특징이 있다면 좌측 하단부에 있는 주차보조 기능이다. 폭스바겐 및 최근 현대차가 선보인 측면 주차는 물론 후면 주차까지 할 수 있다. 단, 이 시스템에 대한 사용은 추천하지 않는다. 몇몇 차례 도전을 해봤지만 깔끔하게 주차되는 경우를 접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대부분 추가 보정을 해줘야 했고 소요되는 시간이 만만치 않아 그냥 운전자가 주차하는 것이 더 편했다.

다양한 설정이 가능한 시트는 승차감 쪽에 비중을 두고 있다. 유럽 세단의 운전자들에게는 어색함이 될 부분이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이라면 이와 같은 셋업을 더 선호한다.

대형 터치패널을 통해서 각종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은 좋다. 쓰임새가 많은 공조장치 컨트롤러 역시 별도로 구성되어 편의성에서의 아쉬움도 없다. 센터페시아 중앙부에 위치한 사운드 시스템은 매력이 한껏 부각되는 부분이다. 마크레빈슨 사운드 시스템은 이미 다양한 렉서스에서 쓰였지만 형식적인 느낌이 강했다. 이름값을 못한다고 할까? 반면 LS에 채용되는 시스템은 다르다. 19개의 스피커라는 숫자의 의미를 떠나 확실한 사운드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각종 장르의 음악을 소화하기에 무리가 없는 것을 물론 섬세한 음질이 요구되는 클래식에서도 아쉬움이 없다.
적어도 자동차에서 이 정도의 만족감을 주는 시스템은 흔치 않다.

뒷좌석은 LS의 중심에 서는 영역이다. 특히 오토만 시트가 적용되는 L(롱휠베이스)버전라면 말이 필요 없다. 시트의 슬라이딩 기능 등은 물론 기본이며 타 모델서 쉽게 찾기 어려운 마사지 기능은 한번 더 말문을 막히게 한다. 뒷좌석 전용의 대형 모니터는 센터콘솔 뒤로 내려와 위치한다. 최고급 세단을 대표하는 BMW 760Li, Benz S600과 견줘도 뒷좌석만큼은 부럽지 않다. LS460L, LS600hL은 뒷좌석 VIP에게 최상의 공간임에 분명하다.

트렁크 공간은 그리 넓지 않다. 각종 시스템이 들어간 뒷좌석 때문이다. 골프백(보스턴백 포함)도 2개 이상은 쉽지 않다.

이제 LS600hL의 주행능력도 체험해 보자.

시동 버튼을 눌러도 변화는 없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되어 시동이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소음계를 통해 측정해 본 결과 동급 최고 수준인 32dBA를 자랑했다. 참고로 80km/h 주행 시 소음도 55dBA로 말이 필요 없는 수준이었다. 1~2dBA 정도는 일반 소비자들이 크게 느끼기 힘들 수 있겠지만 5dBA 차이는 정말 크다.

가속페달을 가볍게 밟으면 별도의 소음 없이 차체만 미끄러져 나간다. 전기모터만으로 2.4톤에 달하는 차체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가속페달을 부드럽게 밟아만 준다면 50km/h 부근까지도 엔진의 힘 없이 주행이 가능하다. 덕분에 연료소모가 큰 시내 도로 등에서 연비를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다른 모델서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접해 봤지만 2.4톤에 달하는 차체를 움직이는 전기 모터의 힘에 한번 더 놀랐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겠다.

시내도로에서는 최상의 만족감이 전해진다. 서스펜션이 Auto 또는 Comfort 라면 최상의 승차감이 나온다. 물론 Sport라 하더라도 승차감이 훼손되지 않는다.

가속페달을 많이 밟아도 부드럽게 빠른 가속만 보여줄 뿐이다. 간혹 미끄러지는 듯 가속된다는 표현이 쓰이는데 LS600hL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다.

고속화 도로서는 대배기량 엔진 특유의 매력이 살아난다. 어떤 속도에서건 안정적인 느낌을 주며 빠르고 여유로운 가속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중량급의 차체인 만큼 불안감도 없다. 4륜구동 시스템이 어우러졌다는 것도 안정감 향상에 도움을 준다.

한가지 재미난 부분은 고속에서 가속페달을 놓아도 속도가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마치 크루즈 컨트롤이 작동하는 듯한 느낌마저 받는다. 10km/h 정도를 낮추는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가속페달을 적당히 터치하듯 운전하면 좋은 연비를 끌어낼 수 있다.

급가속 때는 전기모터와 엔진이 시너지를 내 최고출력을 끌어내기 때문에 성능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나지 않는다.

기본 밸런스 점검을 위해 코너가 즐비한 길에 LS600hL을 올린다. 간혹 대형세단에게 필요 없는 영역이라 반문하는 독자님들도 계시지만 고급차라 해서 기본 성능을 갖추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기본기가 좋다는 것은 그만큼 낮은 속도에서 더 큰 안전성을 확보한다는 것으로 받아드리는 것이 좋다. 참고로 저속 중심의 주행 중 문제가 나오는 차는 거의 없다.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던 중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조타량이 많아진 이후 스티어링 휠을 원상 회복 했을 때 약간씩 편차가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매번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유턴 후 스티어링을 복귀 했을 때 스티어링 휠이 우측으로 90도 가량 돌아가는 현상이 나오기도 했다.
쉽게 표현하자만 스티어링 휠을 중립으로 돌렸는데도 앞쪽 휠이 중립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중립을 맞추기 위해 우측으로 90도 가량 틀어줬다는 것이다. 물론 직선을 몇 십 미터 가량 달리다 보면 조금씩 보정되어 중립으로 돌아오긴 하지만 본격적인 코너링 성능을 하기엔 무리가 따랐다.

지난 여름 리콜이 되었던 사항인 듯 하여 렉서스 측에 전화를 걸었다. 지난해 12월 생산된 시승차는 리콜 대상이었지만 렉서스 측에서 이를 몰랐던 듯 하다. 결국 우리팀에서 제보를 해주고 점검을 하라 조언했다.

독자님들 주변에 LS시리즈를 가진 지인이 계시다면 꼭 리콜 조치를 받으시라 조언해주시기 바란다. 자동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조향과 제동계통이다. 조향계가 내맘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제동력이 조금 부족한 것보다 큰 문제다. 렉서스 차원에서도 리콜 조치를 받지 않은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듯 싶다.

덕분에 오토뷰 촬영(동영상 시승기)는 60km/h 미만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물론 저속영역서 스티어링 휠의 조타각이 커졌을 때 나오는 문제라 밝혀져 있지만 기자 스스로 신뢰하지 못하는 시스템으로 모험을 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한계까지 느껴 본 주행은 하지 않았지만 한가지는 분명하다. 코너링에서 2.4톤의 차체를 235mm급 4계절 타이어가 커버할 수 없다는 것. 핸들링도 무딘 편이다. 다시 말해 컴포트 중심이 이뤄진 만큼 타사의 고급모델처럼 최소한의 운전재미 등을 느끼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운전석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곤 사운드 시스템 밖에 없는 듯 하다.

제동력은 무난하지만 페달을 힘있게 밟아야 하며 타사 모델 대비 동일 속도에서 조작량이 많다.
결론은 나왔다. 운전석을 중심으로 LS시리즈는 거의 매력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LS의 존재 가치는?

렉서스 LS시리즈는 동급 최고 수준의 뒷좌석을 갖추고 있다. 뒷좌석에서의 경쟁력은 경쟁모델을 압도한다. 결론적으로 뒷좌석을 위해 LS를 구입한다면 만족감이 높겠지만 직접 운전을 할 예정이라면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벤츠 S클래스 쪽이 월등이 낫다는 것이다.

렉서스 LS시리즈는 자가운전자에게 어울리는 차가 아니다. 자가 운전이 목적이라면 등급은 낮더라도 GS시리즈를 추천한다. 자가운전을 하지만 넉넉한 공간의 세단이 필요하다면 LS460(노멀 휠베이스)를 구입하는 편이 낫다. L버전 구입을 계획하는 독자님이 계시다면 뒷좌석을 얼마나 이용할지를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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