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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티는 페인트도 다르다? 도색 작업만 600시간!

2023-03-27 오후 4:31:10
600시간, 한 대의 부가티를 페인팅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이 시간이면 프리미엄 브랜드라도 4~5대 이상의 자동차를 페인팅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럼에도 부가티는 왜 이토록 오랜 시간을 소비하는 것일까?



차체의 부식을 막는다는 본연의 역할은 잊혀진지 오래다. 이제 자동차의 페인트는 나만의 개성을 살리는 수단이 되기도 하며, 오너의 만족감을 키워주는 화장품과 같은 역할로 넘어왔다. 특히 감성적인 가치가 큰 프리미엄 카들의 경우, 그래서 페인팅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그런데 그 방식은 브랜드마다 사뭇 다르다. 롤스로이스의 경우 7개의 레이어로 작업하며 한 대의 롤스로이스에 끼얹는 페인트는 그 무게만 해도 45kg이 넘는다. (약 100파운드 가량의 페인트가 사용된다.) 이쯤 되면 왜 메르세데스 벤츠가 그 옛날, 레이스 참가를 위해 애써 페인트를 벗겨냈는지 이해가 된다.


한편 페라리는 좀 다르다. 태생부터 레이스에 모든 것을 투자하는 이들에게 100파운드의 페인트를 페라리 로마에 끼얹는다는 건 말이 안되는 일이다. 그래서 페라리는 최소한의 레이어링만으로 깊고 짙은 빨간색을 표현하기 위해 다른 색을 섞어 사용한다. 예를 들면 보라색을 섞어 좀 더 밝은 빛을 낸다거나 오렌지를 섞어 무게감을 주는 식이다.


이렇게 페인팅 방식조차도 서로 다른 두 브랜드 사이에 그나마 공통점이 있다면 고객이 원하는 색깔, 그 무엇이라도 만들어서 칠해준다는 것과 함께 한 대의 자동차를 칠하는데 아무리 오래 걸려도 7일을 넘기진 않는다는 점이다. (그마저도 페라리는 좀 더 빠르다.)


그런데 부가티는 이들의 상식을 조금 뛰어 넘는다. 부가티의 몰샤임 공장에서 한 대의 부가티가 페인팅을 마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무려 600시간이다. 일로 환산하면 대략 25일에 해당되며 그 사이 롤스로이스는 3~4대 사이의 자동차를 고객이 원하는 색깔로 완전히 칠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부가티의 페인팅 시간은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걸까? 페인팅의 항상 표면을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부가티는 처음부터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유는 로봇이나 기계에 의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직 숙련공들의 섬세한 손 끝 감각만으로 표면의 요철을 정리한다. 이 과정만해도 거의 100시간이 소요된다.


이어서 부식을 방지하고 페인트가 잘 달라붙게 만드는 프라이머 과정이 진행되는데, 프라이머도 두 겹이 올라간다. 하지만 아직 페인팅까지 남은 작업이 더 있다. 프라이머 표면을 다시 한 번 다듬는 것. 그 사이 투명 레이어를 올린 후 다시 샌딩하고 또 다시 레이어를 올린 후 샌딩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이처럼 지루한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한 켠에서는 다른 작업이 진행된다.


바로 각 패널을 분석하는 일이다. 굴곡에 따라서 빛을 머금는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그에 따라 페인트의 음영도 결정된다. 만약 음영이 발생할 경우 작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모든 작업이 오류없이 완성되었다면 비로소 본격적인 페인팅이 시작된다. 페인트 건조 후에는 폴리싱 이른바 광택 작업이 시작된다. 광택의 순서는 일반적인 순서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문제는 시간이다. 보통 한 대의 자동차에 완벽한 광택작업을 더하려면 약 하루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반해, 부가티의 광택 작업은 무려 4일이나 걸린다.


이렇게 총 600~700시간 가량이 투자되어야만 비로소 고객에게 떠날 준비를 마칠 수 있다. 만약 고객이 복잡한 패턴이나 거의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컬러의 페인트를 선택할 경우에는 이보다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삼을 고객은 없다. 부가티가 한 대의 자동차를 어떻게 마감하는지 잘 이해하고 있으며, 시간이 들면 들수록 놀라운 품질이 드러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부가티의 복잡하고 긴 페인팅 과정이 오늘날과 같은 대량 생산 시대에나 믿기 힘든 일이지, 100년 전 에토레 부가티가 처음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에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 시절에는 자동차 뿐만 아니라 마차도 이런 식으로 페인팅했으며, 기계라곤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에 손으로 칠하는게 당연한 일이었다. 게다가 크기도 지금과 비교해 거대했기 때문에 600~700시간이 소요된다는 걸 누구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거다.


지금의 부가티는 그 시절 그 방식을 현 시대의 상황에 맞게 진화시켰다. 다만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건, 처음부터 끝까지 장인의 손 끝으로 완성시킨다는 것이다. 부가티를 단순히 엄청난 배기량에 그저 빠르기만한 스포츠카라고 규정할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오토뷰 | 박종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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