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정신 차렸나? .... 정상 가격 트랙스로 승부

  • 기자명 김기태 PD
  • 입력 2023.03.23 15:39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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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을 뜻하는 말이지만 요즘 시대에 너무나 익숙하게 받아들여야 할 현상이다. 코로나19 시대, 반도체 부족 사태를 겪으며 자동차 공급이 제한 됨에 따라 자동차 가격은 대폭 인상됐다.

말 그래도 미친듯 가격을 올리는 모양새다. 벤츠도 모델에 따라 수백에서 수천만원까지 인상을 단행했다. 어차피 살 사람들은 산다는 얘기다. 수입차 뿐 아니다. 국산차의 인상율도 가파르다. 심지어 기아 니로는 단지 룸미러 옵션 하나 바꾸고 200만원을 올렸다.

애초 비싼 가격을 들고 나오는 차들도 있는데, 경차 캐스퍼가 대표적이다. 캐스퍼의 주 소비자층은 40~50대 여성으로 알려져 있는데,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풀옵션이 약 2천만원 가량이다.

쉐보레도 좋은 가격을 제시하는 브랜드가 아니었다. 일부 수입 모델은 그렇다 해도 국내 생산 모델 가격도 경쟁력이 높지 않았다. 하지만 정신을 차린 것일까? 신차 트랙스의 시작 가격을 인상적인 수준까지 낮췄다.

한국지엠이 발표한 트랙스의 가격은 2052만원부터다. LS트림이란 기본형의 가격이며 적당히 옵션이 들어간 LT 트림 가격이 2366만원, 스포티한 모습을 갖춘 고가의 RS트림은 2739만원이다.

이 가격은 미국 시장 보다 약 600~700만원 가량 저렴하다. 환율 영향도 있지만 미국서 팔리는 기본형 LS 트림의 가격은 21,495달러 수준이다. RS트림은 2만 4995달러로 우리 기준 300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쉐보레 트랙스는 소형 SUV 시장을 열었던 장본인이다. 이후 QM3가 소형 SUV로 톡톡한 인기를 누렸고, 완성도는 낮았지만 그럴싸해 보이던 쌍용 티볼리가 대박을 쳤다. 1세대 트랙스는 잘 만들어지고도 빛을 못본 모델이다. 물론 쉐보레의 잘못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차량이 주목 받던 초기에 물량을 수입에 상당수 배정하면서 국내 시장을 챙기지 않았다. 그 사이 트랙스의 존재감은 잊혀갔고 결국 타사 모델에 시장을 내줬다.

반면 이번 2세대 모델은 크로스오버 스타일인 CUV로 나오면서 멋스러운 디자인과 성능을 보여줄 예정이다. 엔진은 1.2리터에 불과하지만 터보 엔진의 달아 힘과 효율을 챙긴다.

현대기아차의 동급 모델들이 2.0리터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것에 반해 친환경 요소를 갖춘 3기통 엔진으로 139마력, 최대토크 22.4㎏·fm으 힘을 갖게 셋업했다. 일부 아쉬움으로 예상되는 것은 6단 자동변속기다. 타사들이 CVT 또는 7~8단 변속기를 사용하기 때문인데, 효율적인 변속기 기어비 튜닝을 했다면 실성능으로 아쉬움을 극복할 가능성이 있긴 하다.

한국지엠은 트랙스를 시작으로 올해 다양한 신차들을 선보이게 된다. 내년 이후부터는 다양한 전기차를 쏟아내며 한국 시장에 한방을 날릴 것이란 기대로 모으고 있다.

다만 1세대 모델처럼 초기 물량 배정 실패로 소비자들에게 잊혀지는 사태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시장의 지적을 잘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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