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에 이어 F2와 F3도 합성 연료 사용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3.03.1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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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1에 이어 피더 시리즈인 F2와 F3도 합성 연료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과연 이 결정이 모터스포츠의 내연기관 사용 기간을 좀 더 늘려 줄 수 있을까?

2023 포뮬러1 시즌이 개막했고, 올해도 총 23번의 레이스를 치르며 전세계 수많은 팬들을 트랙과 TV 혹은 스마트폰 앞으로 끌어 모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포뮬러1은 다소 심각한 고민을 하나 안고 있다. 바로 내연기관을 언제까지 쓸 수 있을까? 이다. 물론 현재 포뮬러1은 100% 내연기관만을 사용하진 않는다. 09시즌부터 도입한 하이브리드를 현재는 MGU-H와 MGU-K로 부분했고, 전기모터의 사용 비중과 출력을 조금씩 확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뮬러1을 둘러싸고 ICE의 사용 중단을 촉구하는 여론이 이들을 압박하는 중이다. 결국 포뮬러1도 2030년까지 완전 탄소 중립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는데, 문제는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한 탄소 중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완전 전동화로 전환할수도 없다. 왜냐하면 이미 포뮬러E가 싱글 시터 포뮬러 분야에서 전동화를 구현했고, 거의 10년 가까이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싫던 좋던 포뮬러1은 내연기관과 함께 해야 하는데, 내부적으로는 두 가지 상충되는 고민까지 함께 안고 있다. 우선 스포츠를 바라보는 팬들은 내연기관의 사운드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 2014년 터보차져로 파워유닛이 수정됐을 때 달라져버린 포뮬러1의 사운드에 많은 팬들이 실망하고 떠났다. 이는 포뮬러1에게 매우 심각한 문제였다. 팬이 없다면 스포츠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부딪히는 상황은 바로 제조사들이 더는 내연기관 개발을 원치 않는다는 점이다.

한 때 혼다는 2026년 이후에는 더 이상 포뮬러1을 위한 내연기관 파워유닛을 개발할 생각이 없었다. 이유는 더 이상 기술 개발이 필요치 않으며 그럴만한 명분도 없기 때문이다. 팬들이 떠나가는 것만큼이나 두려운 사실은 자동차 제조사가 포뮬러1을 떠나는 것이다. 팬들은 사운드만큼이나 자동차 제조사들의 경쟁에 많은 관심과 기대를 걸고 있는데, 제조사가 떠나면 포뮬러1의 규모는 곧바로 축소되며 결국 전보다 흥행 성적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꺼낸 전략이 바로 합성 연료의 사용이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비슷한 시기에 폭스바겐그룹의 두 브랜드가 포뮬러1 진출을 동시에 선언한 것으로 봐서 이들이 내건 조건을 포뮬러1이 수용했을 가능성이 꽤 커보인다. 그런데 의외로 합성연료의 사용에 관심을 보인 브랜드들은 더 있었다. 레드불 레이싱과 함께 하기로 한 포드와 함께 현재 포뮬러1 진출을 두고 고심중인 GM도 그런 브랜드 중 하나다.

사실 포뮬러1은 이미 2022 시즌부터 E10이라 불리는 연료를 사용해왔다. E10은 90%의 화석연료에 10%의 에탄올을 섞은 연료로 어느 정도의 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능에서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예 2026년부터는 화석 연료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체취한 합성 연료만을 사용할 것이라 발표했다. 그러니까 내연기관은 존속시키면서 제조사들의 관심도 유지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자 동시에 포뮬러1의 파트너인 아람코의 스폰서 머니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결정에 포뮬러1의 주니어 클래스인 F2와 F3도 합성연료 사용을 결정했다. 두 시리즈는 주니어 클래스인만큼 포뮬러1의 중요한 규정 변경을 즉각적으로 수용하는 편인데, 헤일로 디바이스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사용 연료 규정을 포뮬러1과 맞춰가기로 했다.

최근 바레인 그랑프리에 앞서 F2와 F3에서는 2023년부터 사용할 새로운 연료를 테스트했는데, E10보다 지속가능한 연료의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10은 10%만 사용하는데 반해 이들은 55% 가량을 지속가능한 연료로 채웠다. 이 아이디어는 포뮬러1의 글로벌 파트너, 아람코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이들은 약 8,000랩 가량을 테스트하면서 성능과 더불어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을 동시에 테스트했다 전했고, 다음 시즌부터는 화석연료의 사용 비중을 점진적으로 낮출 것이라 밝혔다. 그런데 FIA는 연료 사용 문제에 그치지 않고 합성 연료의 생산과 더불어 탄소 포집과 보다 효율적인 엔진 개발을 위한 연구도 함께 지원할 것이라 이야기했다. 물론 그럼에도 내연기관이 앞으로 존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으나 적어도 포르쉐를 비롯해 페라리와 같은 스포츠카 브랜드들은 내연기관이 좀 더 오랫동안 유지되는 걸 간절히 원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뮬러1의 미래는 마냥 밝지만은 않다. 전세계적으로 내연기관 판매 중지와 같은 정책이 마련되고 있으며, 시장 판매가 지상 최대 과제인 자동차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스포츠보다 이 문제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모든 제조사들이 스포츠를 위한 내연기관을 완전히 포기하는 순간, 포뮬러1을 비롯한 포뮬러 시리즈들은 사라지거나 축소되거나 둘 중 하나의 상황을 맞이해야 할 수 있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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