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 바뀌는 테슬라 가격... 소비자는 혼란만 가중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23.02.06 10:3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테슬라가 가격을 내리고 다시 올렸다. 차량 가격이 마음대로 변경되면서 소비자 불만은 쌓여가고 있다.

먼저, 테슬라는 국내 판매 가격을 한 번 더 내렸다. 모델 3 기본 트림 가격은 6343만 원에서 5990만 원, 모델 3 퍼포먼스는 8817만 원에서 7559만 원으로 각각 5.6%, 14.3% 하락했다.

모델 Y 롱레인지의 경우는 8499만 원이었던 것이 7789만 원으로, 모델 Y 퍼포먼스는 9473만 원이었던 가격이 8269만 원으로 변경됐다. 각각 8.6%, 12.8% 저렴해진 것이다.

테슬라가 국내 시장에서 가격을 내린 것은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은 차 값이 5700만 원 미만이면 보조금 전액을, 5700만 원에서 8500만 원 사이면 50%를 준다. 이번 가격 조정으로 테슬라는 국내 판매 중인 모든 차량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가격 상한선인 8500만 원 안으로 들어오게 됐다.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 지급 요건에 따르면 테슬라 전기차는 260만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국비 보조금 500만 원의 50%인 250만 원에 부수 요건에 따른 추가 10만 원의 보조금을 더한 금액이다.

테슬라는 2022년 7월만 해도 부담스러울 수준의 고가 정책을 펼쳤다. 당시 아무 옵션을 추가하지 않은 모델 Y 퍼포먼스는 1억 473만 원에 팔렸다. 그러나 한국에서도 수요 위축으로 인한 판매량 저하 문제가 나타났고, 가격을 인하한 데 이어 연이어 가격을 내리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미국과 중국 등의 시장에서도 제품 판매 가격을 이전보다 최대 30% 내리고 있다. 가격이 비싸지자 소비자들이 구매를 하지 않았고, 공급 대비 수요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결국 답은 할인이었고, 미국과 중국에서 다시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런데 테슬라가 미국에서 가격을 내린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다시 가격을 올렸다. 모델 Y가 미국에서 보조금 혜택을 받게 되자 바로 가격을 올려버린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SUV의 기준이 무엇이냐”가 쟁점이었다. 이 기준에 따라 지급받는 보조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크로스오버와 소형 SUV는 생김새는 SUV지만 일반 승용차로 분류됐었다. ID.4의 경우 4륜 구동 듀얼 모터 모델은 SUV로, 후륜구동 싱글 모터 모델은 일반 승용차로 분류됐었다. 테슬라 모델 Y는 7인승 모델이 SUV, 5인승 모델은 승용차로 적용됐다.

미국에서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승용차 5만 5천 달러 이하, SUV & 픽업트럭은 8만 달러 이하여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위 사례처럼 같은 모델이지만 보조금 지급액은 다르다는 문제가 있었다.

미 재무부는 이러한 혼동을 주던 기존 분류법 대신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다 범용적인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포드 머스탱 마하-E, 캐딜락 리릭, 테슬라 모델 Y 5인승, 폭스바겐 ID.4 등이 새롭게 SUV로 분류돼 5만 5천~8만 달러 이하 가격대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테슬라는 발 빠르게 모델 Y 가격을 올렸다. 재무부 개정안이 발표된 당일 테슬라는 모델 Y 롱레인지 가격을 약 2% 인상한 5만 4990달러(약 6855만 원)로, 퍼포먼스 버전을 약 2.7% 인상한 5만 7990달러(약 7230만 원)로 각각 책정했다. 가격을 인하한 지 3주 만에 올린 것이다.

자동차 제조사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공지 없이 가격이 변동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은 있어왔다. 하지만 테슬라는 잘 팔리면 가격을 올리고 안 팔리면 내리며, 보조금을 받을 수 있으면 다시 인상하는 등 지나치게 불안정한 가격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키고 신차 구입 후에도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오토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