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용차에서 가족용 이동수단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모델이 있다. 바로 기아 카니발이다. 데뷔 초창기 당시만해도 카니발은 짐차 이미지가 강했다. 가족용 이동수단은 당시 판매됐던 카렌스, 카스타 등이 도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빠차 하면 꼽히는 대표 차종이 됐다. 카니발도 그에 맞춰서 많은 발전을 했다.

여기 이제서야 가족용 이동수단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모델이 있다. 현대 스타리아다. 당초 스타렉스는 준 화물차와 미니버스 역할을 해왔고, 이로 인해 중고차가 해외로 값비싸게 수출되는 기현상도 일어났다. 그런 스타렉스가 차체도 바꾸고 이름도 바꾸고 얼굴까지 바꿔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변모하려 하고있다.

스타렉스 때도 그랬지만 스타리아도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이 존재한다. 완전 기본형 모델은 화물 운송을 위한 카고형 모델이다. 3인승과 5인승으로 구분되며 나머지 공간은 모두 화물 공간으로 활용된다.

다음이 일반적인 승용차에 해당하는 9인승 투어러가 있다. 영업용 혹은 가족용 이동수단으로 사용하기 무난한 컨셉이다. 차량 등록상으로 승합으로 분류되는 11인승 모델도 있다. 고속도로 주행시 110km/h 속도제한이 걸리지만 세금 혜택을 비롯해 영업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캠핑카도 있다. 11인승 캠핑카는 거의 달라진 것 없이 공간 확장에 의미를 뒀다고 생각하면 된다. 4인승 캠핑카 모델은 싱크대부터 샤워시설까지 제대로 모터홈 역할을 하도록 개발됐다.

어린이 통학용버스인 스타리아 킨더도 있다.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안전벨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전벨트 높이조절 기능을 갖췄고, 시동을 끄기 전 어린이가 방치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하차 확인장치 등이 탑재됐다.

이외에 장애인 이동 전용 차량, 구급차, 소방특수 구급차 등 다양한 스타리아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스타리아도 별다를 것 없는 영업용 차로 개발된 듯 하다. 하지만 스타리아 라운지는 다르다. 고급 미니밴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니발 리무진처럼 스타리아 라운지 리무진 모델도 준비했다. 물론 가격대도 6천만원 이상일 정도로 높다.

여기저기 따져보면 라운지 모델은 다르다는게 느껴진다. 우리팀이 앞서 테스트했던 스타리아 투어러 9인승 모델은 가족이 이용하는 모델로 추천하기는 어려웠다. 상용차 느낌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운지는 카니발의 새로운 대안으로 괜찮아 보일 정도였다.

외적인 디자인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전면부는 평평한 그릴이 조금 더 입체적으로 변하고 아이스 큐브 타입의 LED 램프로가 적용된 정도다. 고급 모델 답게 방향지시등까지 LED를 사용하고 있다.

범퍼와 사이드미러, 도어핸들 등에 독특한 색상의 크롬 장식도 추가된다. 광고에서 나온 틴티드 브라스(Tinted brass) 컬러가 적용됐다면 더욱 다른 이미지를 보여줬을 듯 하지만 테스트카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측면 휠은 다이아몬드 패턴의 18인치로 변경된다. 여기와 궁합을 이루는 타이어는 금호타이어의 포트란(PorTran). 트럭버스용으로 내구성에 초점을 맞춘 타이어다. 반면 카니발은 컨티넨탈의 SUV 타이어(크로스컨택 RX)를 사용한다. 기본 차량 컨셉 및 특성이 어떤지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후면부는 리어램프가 클리어타입으로 변경된다. 플라스틱으로 막아 놨던 영역까지 리어램프를 장착하면서 전체적인 디자인 완성도도 높아졌다. 클리어타입 유무까지는 이해해도 리어램프 길이 자체에서 차별했다는 점은 아쉽다.

실내 분위기도 꽤나 다르다. 막상 주행하면 별 의미 없지만 스티어링휠에는 패들까지 달린다. 10.25인치 디스플레이 계기판은 주행모드 변경에 따라 테마 변경도 할 수 있고, 별도로 큐브 테마를 선택할 수도 있다. 테스트 모델은 4륜 시스템도 갖췄기 때문에 구동배분까지 계기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시보드 디자인도 다르다. 일반 투어러 모델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플라스틱으로 마감했다. 촉감도 좋지 않았다. 라운지 모델은 이 부분을 인조가죽 소재로 덮었다. 여기에 스티칭 장식도 넣었다.

투어러 모델에는 계기판 앞부분과 대시보드 중앙 부분에 평평하고 볼품없는 수납공간이 있었다. 라운지 모델은 이를 커버로 덮어 한층 깔끔한 실내 분위기를 만들도록 했다. 블랙박스를 확인할 수 있는 USB 포트도 준비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후석 대화 기능에 후속 모니터 기능까지 추가됐다. 2열부터 3열 탑승객을 후면에 장착된 카메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혼다의 후석 대화기능은 스피커를 통해 전달되는 목소리가 울리는 느낌이 컸는데 현대는 이를 깔끔하게 잘 만들었다. 여기에 카메라까지 추가해 확인까지 할 수 있도록 만든 아이디어는 칭찬하고 싶다.

이외에 인터넷과 연결돼 있는 만큼 각종 스포츠 일정과 경기 결과도 확인할 수 있으며, 3D 애니메이션 효과까지 갖춘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완성도도 높았다.

투어러 모델에 있던 커다란 기어레버는 라운지 모델에서 버튼식으로 변경된다. 여기에 전동식 시트는 통풍과 열선이 갖춰지며, 동승석 워크인디바이스까지 적용됐다. 시트가 사라진 앞좌석 중앙 부분은 수납공간으로 변했다. ‘STARIA’ 글씨와 앰비언트 라이트도 적용되는데 꽤나 고급스럽다.

2~3열 공간이 스타리아 라운지 7인승 모델의 핵심이다. 특히 2열시트는 전동으로 조작 가능할 뿐만 아니라 통풍과 열선 기능도 탑재된다. 여기에 다리 받침대까지 있어 거의 눕는 수준으로 자세를 변경할 수도 있다. 헤드레스트는 항공기의 디자인 영향을 받아 더 편안한 감각을 전달한다.

시트의 전 후 이동범위가 매우 넓다. 반면 좌우 이동범위는 형식적인 수준. 작은 창문을 열고 닫을 수 있도록 준비했으며, 뜨거운 햇살을 피하기 위한 선셰이드도 갖췄다. 여기에 넉넉한 개수의 컵홀더와 전원공급장치 등으로 장거리 이동에 대비했다.

4열까지 있는 MPV를 3열 리무진으로 만들었으니 3열 공간이 남아도는 수준이다. 아무리 큰 SUV라도 스타리아 라운지 7인승 모델의 3열공간에는 미치지 못한다. 머리부터 다리공간까지 여유로움을 넘어 광활한 수준을 보여준다. 여기에 시트백 각도 조절까지 할 수 있다. 3열 탑승객을 위한 USB 포트와 컵홀더 등에 선셰이드까지 갖추고 있다.

그렇다면 주행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로 고급스러운 감각을 전달할까?

시동을 걸면 4기통 2.2리터 디젤엔진이 깨어난다. 소음은 어느정도 있는 편이다. 아이들 상태의 정숙성을 확인해본 결과 약 42dBA을 기록했기 때문. 참고로 같은 2.2리터 디젤엔진이 탑재된 기아 카니발은 동일 환경에서 39.5dBA을 보여줬다.

주행감각도 그렇다. 노면으로부터 충격이 전달되면 깔끔하게 없애지 못하고 어느정도 잔진동이 남는 감각을 전달한다. 비교하자면 프레임바디 SUV나 픽업트럭에서 느낄 수 있는 승차감과 유사하다.

변속기도 느긋하다. 변속 속도도 부드러움에 초점이 맞춰졌으며 락업(Lock-up)도 엔진의 저회전 구간부터 하지 않고 일정 수준 속도에 도달한 이후부터 작동한다.

다양한 차량의 감각이 스타리아 투어러 모델과 동일하다. 실내외 구성을 바꿨어도 차량의 주행 성격까지는 바꾸지 않은 것이다. 덕분에 카니발이 승용형 SUV를 운전하는 감각에 가깝다면 스타리아 라운지는 조금 더 상용차 감각이 느껴진다.

디젤엔진은 177마력과 44.0kgf·m의 토크를 만들어낸다. 카니발에서 202마력과 45.0kgf·m의 토크를 만들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내구성 위주의 튜닝이 이뤄졌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여기에 카니발의 최대토크는 1750~2750rpm대에서 생성되는 반면 스타리아는 1500~2500rpm에서 발휘되도록 만들었다. 무거운 짐을 실은 환경에서 중저속 토크 발휘에 용이하게 만든 것이다.

덕분에 가속성능은 평이해졌다. 출력이 177마력이지만 체감적으로 150마력 전후감각이다. 무게도 한 몫 할 것이다. 우리팀이 직접 무게를 측정한 결과 2419kg으로 확인됐다. 기존에 테스트했던 스타리아 투어러 9인승 모델은 2180kg. 4륜구동 시스템을 비롯해 라운지 모델만의 각종 장비들이 추가된 결과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시간을 측정했다. 2륜 구동 혹은 4륜 구동 관계없이 모두 12.3초대를 기록했다. 동일한 엔진으로 더 높은 출력을 발휘하면서 가벼운 현대 팰리세이드나 기아 카니발이 8~9초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어느정도 차이가 벌어진다. 무난하게 속도를 끌어올리는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운전 자체는 편하다. HDA 기능이 탑재됐기 때문에 차간거리와 차로 중앙을 잘 맞춰준다. 특히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DHA가 활성화되면 가다서다를 알아서 반복해주기 때문에 정체구간에서 운전이 편했다. 방향지시등을 작동하면 계기판으로 사각지대를 보여주는 후측방 모니터 기능이나 터널에 진입하면 자동으로 창문을 닫아주고 내기모드로 돌리는 기능, 내비게이션 정보와 연동해 과속카메라나 코너길을 만나면 자동으로 속도를 낮춰주는 기능 등은 국산차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세심한 요소다.

이러한 부분을 언급한 이유는 스타리아와 같은 가족용 & 영업용 차량은 장거리 이동 비중이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들은 30만km 이상 주행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에 엔진도 내구성 위주로 성격을 바꾸는 것이다. 그만큼 운전자는 도로 위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현대 기아의 ADAS가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다만 뒷좌석 승차감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잔진동을 걸러내는 부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열시트는 거의 눕는 자세까지 연출할 수 있는데, 이때 시트로 꽤나 많은 진동이 전달됐다. 박스형 모델이기에 어느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보다 정리된 승차감이 필요하다. 새로운 MPV를 제시하고 있는 것 아니던가?

이와 같은 차량에 큰 의미는 없지만 간단한 조향 테스트도 진행했다. 주행안정성은 승용차건 상용차건 심지어 건설기계(덤프 & 트랙터)에 포함되는 장비이건 매우 중요하다. 사람이 타고 조작한다는 점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스티어링휠 조작량이 많다. 끝에서 끝까지 돌리는데 3바퀴 이상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차량의 반응도 카니발 대비 둔한 편에 속한다. 모든 것이 느리지만 그 속에서 밸런스는 잘 잡았다. 전륜 조작 이후 후륜이 한 템포 늦게 따라오는데 이때 스티어링에서 느껴지는 얼라이닝 토크(Aligning Torque)가 꽤나 균일하고 안정적으로 운전자에게 전달된다.

좌우로 출렁거림은 존재한다. 박스 형태 자동차에서 어쩔 수 없이 나오는 움직임이다. 그런데 이 움직임도 운전자를 당황시키지 않는다. 예측 가능할 정도로 충분히 느린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제동성능은 아쉬움이 남는다. 시속 100km의 속도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최단거리는 39.23m로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현대 팰리세이드 디젤(38.24m)과 카니발(39.59m)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스트가 반복될수록 제동거리가 1m씩 증가했고, 결국 43m대까지 늘어났다. 테스트 후반에는 브레이크 페달이 힘 없이 쑥 들어가며(페이드) 지쳤다는 것을 알리기도 했다. 스타리아는 다인승 자동차로 개발됐다. 최소 7명에서 많게는 11명까지 탑승한다. 많은 사람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중심 역할을 맡은 것이 브레이크다. 보다 안정적인 제동성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연비 부분은 환경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먼저 고속도로 연비는 2.4톤 이상의 무게를 가졌음에도 16km/L대를 기록했을 정도로 인상적인 효율을 보였다. 장거리 이동이 많은 소비자라면 만족감이 클 것이다. 75리터 연료탱크가 가득찬 상태에서 연료 게이지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시내에서는 3~4km/L대 연비를 보였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면 디젤의 이점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연비가 하락했다. 아무래도 무게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시내 주행 비중이 크다면 스타리아 LPG 버전도 고려해볼만 하다.

기아 카니발은 완전한 가족용 미니밴으로 자리잡았다. 현대 스타리아는 영업용과 가족용 시장 모두를 노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라운지 모델은 각종 고급 사양과 장비로 무장했지만 소음과 주행질감 등 어느정도 타협이 필요한 부분도 보였다.

하지만 7인승 모델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에게 이러한 장단점은 크게 중요치 않다. 구입 목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바로 누구보다 넓고 편안한 공간을 누리기 위한 것. 이를 위해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주행 혜택도 과감히 포기했다.

그런 측면에서 바라보면 스타리아만큼 크고 넓은 차도 없다. 적어도 공간 하나만큼은 풀-사이즈 SUV를 능가하기 때문이다. 지붕의 높이차이, 그리고 광활한 면적의 유리창 등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카니발과 비교해도 체감적으로 전달하는 공간감은 스타리아가 앞선다.

물론 이를 선택하는 소비자는 매우 제한적이다.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트림도 인스퍼레이션 한가지 밖에 없다. 4천만원대로 가격도 비싸다.

이왕 7인승 스타리아 라운지를 선택했기에 조금이라도 구성상 아쉬움을 느끼지 않기 위해 각종 옵션은 모두 추가하는 것을 추천한다. 컴포트 II 옵션을 선택해 뒷좌석에서 창문을 열고 햇빛이 강하면 선셰이드로 가릴 수 있게 하고 듀얼 선루프로 더 넓은 공간감을 느끼는 것을 추천한다.

단, 4륜 시스템은 빼는 것을 추천한다. 가격이 200만원이나 할 뿐더러 험로 주행을 위해 스타리아 라운지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없을 테니까 말이다. 카니발도 앞바퀴만 굴린다. 그래도 거의 모든 소비자들이 불편함없이 이용하고 있다.

스타리아는 다양한 부분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 유일의 승용과 상용차 대응 MPV다. 우주선 디자인은 그랜저에도 적용됐고 앞으로 나올 쏘나타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현대차가 많은 연구를 거듭한 ‘공간’에 대한 고민도 스타리아를 통해 풀어냈다. 다양한 도전을 했고, 그만큼 시장 호응도 이끌어냈다.

차가 괜찮게 잘 나오고 시장 반응이 좋으면 꼭 거치는 다음 단계가 있다. 바로 가격 올리기. 앞으로 가격만 더 올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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