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테슬라에게 독이 되나?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2.11.30 11: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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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형 광고주들의 손절 사태에 이어 애플, 구글과의 충돌도 모자라 이제는 테슬라의 인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일론 머스크는 포스트 스티브 잡스 아니 그 이상의 인기와 지지를 받았다. 그는 토니 스타크의 현신으로 여겨지며 정말로 세상을 통크게 바꾸어 놓을 것처럼 보였다. 재사용 가능한 로켓을 만들고, 위성으로 전세계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세상에서 가장 빠른 기차로 새로운 모빌리티의 미래를 제시했으니 말이다. 그것도 모자라 합리적 가격의 로봇과 더불어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세상을 전세계 사람들에게 제안했다. 물론 그가 제안한 것 중 상당수는 아직도 비전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어떤 건 정말로 세상을 바꾸어 놓기도 했다. 바로 테슬라 그리고 전기차다.

다른 것을 다 떠나서 테슬라가 정체되어 있던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기폭제가 된 것은 분명하다. 하부로 내려가면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자율주행 기술의 미래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다. 그는 새로운 시대의 지도자처럼 보였고 그가 제시한 비전은 하나같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 그런 그가 올해 트위터를 인수했다.

이쯤되니 그가 현재 정확히 무엇을 원하고 어떤 비전을 그리는지 판단이 모호한 상황에 직면했다. 그 전에도 비판론자들은 일론 머스크의 비전이 지나치게 막연하거나 혹은 이미 시도되고 있는 것을 아주 멋지게 포장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혹평했는데, 트위터 인수 후 그를 향한 의심의 시선이 증폭됐다.

결국 그가 트위터를 인수하자마자 곧바로 대형 광고주들 사이에 보이콧이 시작됐다. GM, 화이자, 아우디가 트위터 광고를 중단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에는 혐오 컨텐츠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으며, 주요 임원들의 퇴사로 트위터의 방향성이 모호하다는 것이었다. 일각에서는 자동차 회사들의 광고 철회가 시작된 것은 그가 트위터의 CEO를 너머 테슬라를 대표하는 사람이므로, 그와 경쟁하는 입장에서 그의 광고 플랫폼에 돈을 줄 수 없을 것이라 분석하기도 했다.

사실이야 어찌되었건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는 인수 후부터 지금까지 조용할 날이 없다. 애플, 구글과 충돌을 암시하는 발언을 남기며 고립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마저 일어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일론 머스크는 아예 새로운 OS를 가진 스마트폰을 제작할 생각도 있다고 반대 공세를 펼쳤다. 그런데 이런 이슈들이 서서히 테슬라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시작은 아니지만, 징후가 벌써 드러났다. 미국의 배우, 알리샤 밀라노가 최근 자신의 테슬라를 폭스바겐 ID.4와 바꿀 의향이 있다는 메시지를 트위터에 남겼다. 그리고 실제로 그녀는 VW ID.4를 손에 넣었다.

다만 메시지가 문제였다. 그녀는 앞으로 광고주들이 어떻게 트위터 공간에서 활동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트윗과 함께 증오와 백인 우월주의에 동조하는 기업들이 만든 제품은 결코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볼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함께 남겼다. 결국 그녀를 향한 조롱과 비난이 트위터에 일기 시작했다. 여기에 머스크도 동참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녀는 원래 테슬라의 비전을 아주 좋아했던 사람이라는 점이다. 알리샤 밀라노는 테슬라 모델 X를 주문한 후 인수 즉시 반가운 마음에 고마움을 표하는 트윗을 남기며 일론 머스크의 지지자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의 금지 계정 일부를 해제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일부에서는 증오발언을 포함해 향후 트위터 상에 혐오 트윗이 난무하게 될 거라 우려했는데, 이 문제로 알리샤 밀라노는 테슬라를 포기하고 VW ID.4로 자동차를 교체했다.

그런데 그녀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그녀의 트위터에 VW은 나치에 뿌리를 두고 있는 기업이라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나치를 통해 현재 기업이나 현재 인물을 비난하는 것은 명백한 증오발언에 속한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일부 관련 댓글에 머스크가 ‘100’라는 답과 함께 웃는 이모티콘을 남겼다는 것이다.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이는 알리샤를 조롱하는 것이기도 하며 동시에 증오발언을 트위터 CEO가 묵인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머스크가 복구한 계정 중에는 트랜스젠더를 혐오하는 발언을 했다가 정지당한 계정도 있으며, 반유대인 발언으로 제재 받은 모 힙합 스타의 계정도 포함되어 있다. 트위터 광고를 철회한 광고주들 대부분 이런 상황을 우려해 광고를 철회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현재도 알리샤 밀리노의 트위터에는 폭스바겐을 향한 증오발언들이 댓글로 꾸준히 달리고 있다. 이에 알리샤 밀라노는 “폭스바겐은 나치 뿌리를 거부하고 새로운 리더가 된 국제적인 표식이 되었습니다. 반면 테슬라는 다른 길로 가고 있습니다. 그들의 시작은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자동차 제조사였지만, 지금은 위험하며 증오로 가득찬 길로 향하고 있습니다.” 라는 리트윗을 남겼다.

각자 주장하는 바는 다르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어찌되었건 테슬라도 머지않아 이 싸움의 링으로 떠밀려 올라올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폭스바겐은 엉뚱하게도 이 사태에 휘말리고 있다. 이 사태가 호사가들의 말장난으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좀 더 거대한 싸움으로 번질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향후 다수의 자동차 제조사가 트위터 광고를 철회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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