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 비교] AMG A35, BMW M135i, 쉐보레 카마로 SS, 포드 머스탱, 미니 JCW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22.07.2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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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 치고 잘 달리는 차를 싫어하는 부류는 없다. 멋진 디자인과 사운드, 강력한 성능을 갖춘 스포츠카들은 수많은 자동차 마니아들을 설레게 하는 매력이 있다.

하지만 이 장르의 차들은 대부분 비싸다. 빠르게 잘 달리게 만들려면 많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대중적인 성향과는 거리가 멀어 소비자 수요도 제한된다. 특히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와 같은 슈퍼카급 차량들은 비싸도 너무 비싸다.

물론 대안이 있다. 슈퍼카급 성능은 아니어도 운전 재미를 추구한 펀카들이 은근히 있다는 것. 국산 모델로는 현대 아반떼 N, 코나 N 등이 있다. 가격도 3천만원대에서 시작하며, 서킷 같은 환경에서도 빠르게 잘 달려준다. 매력적인 가격으로 진입 장벽을 낮췄고 뛰어난 성능까지 겸비해 주목 받는 모델들이다.

수입차에서 잘 달리는 자동차를 고민한다면 예산을 조금 더 높게 잡아야 한다. 4천만원 예산에서는 아무래도 제한이 많다. 5천만원대는 되어야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하는 수입차를 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비교 테스트는 이 그룹에서 최고를 찾는 것.

우리는 한 가지 제한을 걸었다. 6천만원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대신 할인 프로모션 등을 통래 실구매가 기준 6천만 원을 넘지 않도록 약간의 유연성을 더했다. 최대한 현실성을 반영하자는 취지였다.

그렇게 5개 모델이 모였다. 메르세데스-AMG A35 4MATIC 세단, BMW M135i xDrive, 쉐보레 카마로 SS, 미니 JCW(컨버터블), 포드 머스탱 2.3 에코부스트다. 카마로 SS가 등장한 만큼 5.0리터 엔진이 탑재된 머스탱 GT가 참전했으면 좋았겠지만 650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인해 빠질 수 밖에 없었다. 3대는 프리미엄 브랜드, 2대는 대중 브랜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심사는 디자인, 공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운드, 정숙성, 주행성능, 가성비 등 다양한 항목으로 이뤄졌다. 이번에는 잘 달리는 펀카 비교이기 때문에 주행 성능 분야에 조금 더 집중했다. 자동차 전문 기자와 레이싱 드라이버, 타이어 성능 평가 연구원 등으로 이뤄진 심사 위원들이 평가를 맡았다. 테스트 장소는 영암에 위치한 코리아인터네셔널 서킷이다.

실내외 디자인과 소재를 비교했다. 심사위원들은 프리미엄 브랜드 모델에 더 많은 점수를 줬다. 각각의 디자인은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조립 품질과 사용된 소재에서 프리미엄 브랜드가 더 우수했다.

특히 AMG A35와 M135i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카마로 SS와 머스탱 2.3은 디자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조립 품질과 소재 부분에서 저조한 점수를 득했다. 이 때문에 시작점에서 30점 가까이 잃었다.

양정호 심사위원(한국타이어 성능 평가 연구원)은 AMG A35에 대해 “인테리어가 미래지향적이다, 고급스럽고 대형 디스플레이 탑재 부분도 만족스럽다”며 높은 점수를 줬다. 반면 머스탱의 레트로풍 디자인에 대해서는 “올드하다”며 취향에 맞지 않는다는 뜻을 냈다. 김동륜 심사위원(금호타이어 연구원)은 M135i를 호평했는데, “뒷모습이 악동같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문병주 심사위원(중앙일보 기자)은 “카마로의 날렵하고 각진 모습에 정통성까지 살렸다는 점이 좋다”며 가장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라 평했다.

펀카지만 거주성도 확인했다. 매우 큰 비중을 준 것은 아니지만 본격 슈퍼카가 아니기에 일상 생활에서 불편함을 전달하면 안된다.

이 결과에서도 AMG A35와 M135i가 좋은 점수를 받았다. 5도어 해치백과 2도어 쿠페의 차이는 뚜렷하게 구분된다. 특히 미니 JCW는 컨버터블 모델 특성상 트렁크 공간이 협소해 더 많은 점수를 받기 어려웠다.

양정호 심사위원(한국타이어 연구원)은 카마로 SS와 머스탱 2.3의 시트에 대해 비교를 했다. 카마로 SS는 “앉았을 때 포지션도 낮고 몸도 잘 받쳐줘서 스포츠카 답다”고 언급한 반면 머스탱 2.3에 대해서는 “시트포지션이 높아 차는 크지만 답답한 느낌이 든다”며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중요한 요소다. 자동차에 커다란 터치스크린 탑재가 기본시되는 추세, 이를 통한 새로운 경험을 제조사의 경쟁력으로 부각 시키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에 시스템 반응 속도나 디자인, 내비게이션 완성도 등을 평가했다.

이번 결과에서도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차이를 만들어낸 부분은 UI 디자인에서 였다. 벤츠와 BMW는 화려한 디자인으로 주목을 끌었는데, 포드와 쉐보레는 투박해보이는 디자인이 특징으로 나왔다. 부가적으로 기능성에만 집중했는지, 기능성에 화려한 디자인까지 신경 썼는지에서 점수가 갈렸다.

배기 사운드가 멋진 스포츠카들이지만 음악 감상을 위한 사운드 시스템에 대한 경쟁력도 따져야 한다. 나만의 공간에서 즐겨 듣는 음악을 즐기는 것도 즐거움의 하나다. 이 항목에서는 M135i와 쉐보레 카마로 SS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동륜 심사위원(금호타이어 성능 평가 연구원)은 “스포츠카면 사운드가 신나고 재미있어야 하는데 보스(BOSE0의 매력을 잘 살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M135i 테스트카에는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됐는데, 일반 시판 사양에서는 이 스피커가 빠진다.

동일한 브랜드 제품이라고 동일한 소리를 들려주는 것은 아니다. M135i와 미니 JCW에는 동일한 하만카돈 시스템이 장착됐는데, 이원일 심사위원(프로레이싱 드라이버)은 “음향 브랜드는 동일해도 미니 JCW 쪽이 부족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AMG A35 세단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모든 심사 위원들이 사운드 시스템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기태 심사위원(오토뷰 편집장)은 “뛰어난 것은 바라지도 않고 중간만 이라도 갔으면 좋겠다”며 강한 아쉬움을 표했다.

주행 성능 분야로 넘어가 본격적인 테스트를 진행했다. 우선 정숙성 및 진동 등을 평가했다. 여기서는 고급스러운 승차감 보다 탑승자의 신경을 거슬리는 것들을 찾는다. 물론 스포츠카로의 승차감이나 불필요한 진동을 점검하는 일도 겸한다.

AMG A35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때로는 부드럽게, 차체를 잘 잡아주는 서스펜션이좋은 점수를 받게 했다. 잡소리나 진동 억제 부분에서도 성적이 좋았다. M135i는 두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으며 프리미엄 브랜드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카마로 SS와 미니 JCW는 잡소리 부분에서 점수가 깎였다. JCW 모델은 오픈형 모델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감안이 되었지만 카마로 SS는 쿠페 모델임에도 일부 잡소리가 강조됐다. 이원일 심사위원(프로레이싱 드라이버)도 카마로 SS와 미니 JCW 모두 잡소리가 심했다는 점이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영암 인터내셔널 서킷을 달리며 주행 완성도도 평가했다. 일반적인 주행 환경보다 빠른 속도로 달리기 때문에 작은 완성도의 차이조차 크게 부각될 수 있는 악조건이다. 여기에 전문 드라이버, 성능 평가 연구원까지 가세하며 현장은 타이어 마찰음과 브레이크 타는 냄새로 가득 찼다.

여기서 V8 6.2리터 엔진이 탑재된 카마로 SS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사위원들도 뛰어난 성능에 한결같이 칭찬 일색이었다. 이원일 심사위원(프로레이싱 드라이버)는 “앞이 많이 무거울줄 알았는데 컨트롤하기 쉽고 가볍게 움직인다”면서 엔전성능, 브레이크 성능 등 서킷에서 움직임이 뛰어나다고 평했다. 김동륜 심사위원(금호타이어 성능 평가 연구원)도 가속페달 조작에 따라 차량의 자세를 인위적으로 제어할 수 있고 변속기도 빠르다며 만족감을 높였다.

AMG A35와 M135i는 사실상 동급 경쟁모델에 해당하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부분에서 우위를 차지했던 것은 AMG A35. 핸들링이 정교하고 믿음이 간다는 평가를 받은 반면 M135i는 날렵한 핸들링 감각과 다르게 언더스티어가 부각됐다. AMG A35는 테스트 당일 4계절 타이어를 끼우고 왔는데, 그럼에도 핸들링 부분서 높은 점수를 챙겼다.

출력 면에서 카마로 SS와 많은 차이를 보였던 머스탱 2.3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에 머스탱 GT의 불참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크게 부각됐다.

‘6천만원’이라는 한계를 명확히 한만큼 가격을 감안한 만족도를 따졌다. 예상대로 카마로 SS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5천만원대에 구입 가능한 8기통 고성능 스포츠카이기 때문이다. 성능만 놓고 보면 1억원대 고성능 모델에 뒤쳐지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기준에서 더 이상 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꼽힌다.

M135i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행 분야에서 소폭 아쉬웠지만 AMG A35와 비교해 구성면에서 만족감이 높았다. 전동식 트렁크, 후진 조향 어시스트, ADAS도 일부 갖췄다. 동급인 A35와 크게 비교되는 구성 차이였다. 다만 A35가 갖춘 서스펜션 댐핑 콘트롤 기능은 없었다.

모든 항목 점수를 합산한 결과 메르세데스-AMG A35 4MATIC 세단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1위에 올랐다. 디자인, 공간, 인포테인먼트, 주행성능등 빠지는 것 없이 우수했기 때문이다.

BMW M135i xDrive는 단 1점 차이로 2위에 머물렀다. 언더스티어 성향으로 인해 주행 성능 평가에서 점수를 잃었던 것이 뼈아팠다. 2022년형 모델은 새로운 섀시 튜닝으로 보다 다이내믹한 성능을 발휘한다고 하니 기대해 볼만하다.

성능과 가성비만 따지면 압승을 거뒀을 쉐보레 카마로 SS가 3위를 기록했다. 디자인, 인포테인먼트, 공간 등에서 대중브랜드의 한계를 명확하게 보여준 것이 원인이다. 하지만 이는 다방면의 평가를 통한 결과였을 뿐, 개인적으로 구입한다면 대부분 카마로 SS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크호스였던 미니 JCW 컨버터블은 4위로 만족해야 했다. 해치백 모델이었으면 공간과 잡소리로 인한 점수를 덜 잃었을 것이다. 하지만 재미를 위한 펀카를 미니는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했는지 잘 보여줬다. 하지만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JCW 컨버터블의 최고 장점이었다.

머스탱 2.3은 가장 아쉬움이 많았다. 평가를 진행하면서 지속적으로 머스탱 GT였길 바란다는 말이 오갔다. 주행성능도 2.3 에코부스트 모델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다만 경쟁모델로 나온 모델들이 인상적인 성능을 보여준 것에 비해 차별화된 무엇인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카마로 SS와 비교해 많이 높아 보이는 가격도 한 몫 했다. 이번 비교의 기준은 실구매가 6천만원 미만이었다. 비교 시점의 할인을 감안한 것인데, 약간의 가격 차이만 아니었다면 머스탱 GT가 현장에 나왔을 수 있다. 머스탱 GT는 5.0리터 배기량으로 카마로SS와 동등한 수준의 성능을 낸다. 심사에 참여한 김기태 편집장(오토뷰 PD)은 '머스탱 GT가 가진 박력, 배기 사운드, 엔진 출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면 최소 중위권은 챙기고 들어갔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다음 세그먼트 챔피언은 수입 어퍼미들 세단 분야다.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수입차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를 중심으로 BMW 5시리즈, 아우디 A6, 볼보 S90, 렉서스 ES, 캐딜락 CT5까지 한자리에 모았다. 이번에도 벤츠가 1위 자리를 지켜냈을지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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