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바스프(BASF)와 함께 지속가능한 페인트 공정 도입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2.07.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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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와 함께 새로운 페인트 공정을 도입했다. 그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산화탄소를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전세계 제조 공장들은 어떻게 하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특히 탄소 배출의 표적이 되어야만 했던 자동차 공장들이 이 고민을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 일단 빗물을 받아 재처리한 후 공업 용수로 사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장 자동화와 더불어 공장 내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상당 부분을 친환경 재생 에너지를 통해 공급받는 등 다각적인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소 배출 제로 공장을 만든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여전히 일부 공정에서는 부득이하게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공정이 바로 도장, 그러니까 페인트 공정이다. 우리가 아는 것과 달리 의외로 페인트 공정에는 막대한 환경 비용이 소요된다. 이산화탄소 배출은 물론 휘발성 유기 화합물들이 다량으로 배출되는데 이를 정화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탄소 배출이 이루어진다.

잠시 자동차의 페인트 공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친다. 우선 자동차에 칠해지는 페인팅은 크게 네 가지 과정을 거친다. 먼저 전자를 샤시에 붙이는 전자 공정을 시작으로 프라이머, 베이스 코팅을 거친 다음 마지막으로 클리어 코팅을 올리는게 일반적인 과정이다. 만약 롤스로이스라면 베이스 코팅과 클리어 코팅 과정이 몇 차례 반복되는 식이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만 차체 위에 올라가는 코팅의 두께는 대체로 1/10mm 수준이다. 단지 이 정도 두께의 코팅을 올리기 위해서 꽤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바스프는 이 공정의 단계를 최소화하는 것에 주목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프라이머 과정의 삭제다. 그런데 프라이머는 물체와 페인트 사이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이 공정이 빠지면 베이스 코팅과 클리어 코팅이 차체와 분리된다.

특히 뜨거운 태양 아래 발생하는 자외선이 전자 코팅을 벗겨내 차체와 페인트 사이에 균열을 일으킨다. 비단 자동차 뿐만 아니라 페인트 코팅이 들어가는 거의 모든 제품들이 자외선에 대단히 취약하다. 그래서 프라이머는 균열을 막고 물체와 페인트 사이를 단단히 붙들어 두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렇게 중요도가 높은 프라이머 처리 과정을 제외시킨다면 분명 막대한 불량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바스프가 프라이머 제거에 주목한 이유는 특별한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전자 코팅과 프라이머 처리 과정을 하나의 단계로 압축했다. Cathoguard 800이라고 부르는 전자 코팅 용액을 거치면 차체에는 자연스럽게 프라이머와 같은 표면 처리가 완성된다.

따라서 이전처럼 별도의 프라이머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건조한 후 곧바로 베이스 코팅 공정으로 넘어갈 수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생산 라인의 단축 및 원료 절약과 같은 부수적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 바스프의 설명이다. 특히 생산 라인이 단축되면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어들며, 이를 건조시키는데 필요한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사용도 줄어들 수 있다.

바스프는 제법 혁신적으로 보이는 이 솔루션을 이용할 경우 지금보다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약 40% 가량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단지 하나의 공정이 줄어든 것 뿐임에도 40% 감소라는 건 상당히 높은 수준의 감소율이라 볼 수 있다. 게다가 이 코팅 기법을 활용할 경우 내부식성이 전보다 향상된다고 추가적으로 설명했다.

이 솔루션은 앞으로 BMW의 공장에 모두 반영될 예정이다. 물론 BMW가 최초의 사례는 아니라고 하나, 적어도 자동차 제조사 중 이와 같이 공정 자체에서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솔루션을 적극 도입한 사례는 거의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이처럼 현재 자동차 회사들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는 물론 에너지 소모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이들이 만들어 낸 결과물은 이전과 같거나 혹은 조금 더 나은 수준일 것이다. 하지만 미래를 내다보는 혁신이라는 점에서 지금 당장이라도 이루어져야 하는 혁신임에 틀림없다. 앞으로 소비자들도 내가 사용하는 제품이 적어도 지속가능성을 위해 어떤 공정을 거친 후 내 손에 쥐어지는지 면밀히 검토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시장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태도 변화이기 때문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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