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Return to the Moon. 새로운 루나 로버 컨셉트 공개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2.01.17 1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GM이 록히드 마틴과 함께 개발할 것으로 알려진 새로운 월면차, 루나 로버의 컨셉트 디자인이 공개됐다. 50년 전 GM이 개발했던 월면차에 비해 어떻게 달라졌으며 무엇이 개선됐을까?

지난해, GM은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바로 달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이다. 물론 GM 본사가 달로 옮긴다는 이야기는 당연히 아니다. 1969년 무렵, 냉전이 한참이었던 당시 GM은 아폴로 프로그램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담당했다. 관성 유도 항법 시스템을 시작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나 월면차다. 월면차는 아폴로 15~17호의 임무에 사용된, 말 그대로 달 표면을 달릴 수 있는 자동차였다. 지구와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도 달릴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그야말로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과 같았다.

그럼에도 GM은 전에 없던 새로운 개념의 타이어와 새로운 배터리 그리고 전기모터를 비롯해 각종 통신 장비를 탑재한 당시로서는 최첨단의 자동차 LRV(Lunar Rover)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기술의 한계와 더불어 임무의 특성 때문에 개발했던 월면차는 달 표면에서 고작 7.6km정도 밖에 이동하지 못했지만, 인간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미지의 세계에서도 자동차라는 존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전세계에 알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1972년을 마지막으로 달 탐사 프로젝트는 막을 내렸다. 그로부터 약 50년이 지난 지금. GM은 또 다시 달을 바라보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NASA가 다시 한 번 달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했다. NASA가 진행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50년전 달 탐사와는 차원이 다른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미 2017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단순히 인간의 달 착륙이 아니라 아예 영구적인 유인 기지를 건설하고 달에서 거주하며 지속적인 연구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1969년 GM이 개발한 월면차보다 훨씬 더 뛰어난 성능과 내구성을 지닌 새로운 자동차가 필요하게 됐다. 현재 수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달 또는 화성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동차의 컨셉트를 내놓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GM만한 적임자도 없다. 이전에 월면차를 개발, 임무에 투입해본 경험있는 유일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이전보다 더 큰 목표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GM은 자신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성공시켜줄 강력한 파트너와 함께 했다.

록히드마틴은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과 풍부한 경험을 지닌 회사다. 심우주 탐사에 있어 막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NASA의 화성 우주선 중 11개가 록히드마틴의 연구실을 거쳤으며, 우주 왕복선 프로그램 및 국제 우주 정거장 ISS의 전력 시스템 개발과 같이 실제 우주에서 머물 수 있는데 필요한 거의 모든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렇게 항공 우주 그리고 자동차 분야에 막강한 지식과 기술을 보유한 두 회사가 최근 함께 개발 중인 루나 로버의 컨셉트를 공개했다. 달 착륙선에 수납될 수 있는 사이즈의 새로운 루나 로버는 확실히 이전보다 개선된 디자인을 갖고 있다. 물론 윈드 쉴드나 도어가 없는 그야말로 수레 형태라는 점은 50년 전과 동일하다. 왜냐하면 달 표면에는 대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바람이 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먼지가 날려도 이내 가라앉기 때문에 무언가로 막아 둘 이유가 없다. 무게와 부피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이런 형태가 가장 이상적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전복될 시 우주 비행사를 보호하기 위한 접이식 롤 후프는 마련되어 있다. 새로운 루나 로버는 이번에도 역시나 배터리와 전기모터로 작동되며 차체 화물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배터리와 전기모터 기술이 사용될 것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분명 영하 280도의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을 것이다. 어쩌면 이 기술은 현재 전기차 배터리의 효율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른다.

탑승 인원은 최대 2명이며 시트 역시 접이식으로 디자인됐다. 만약 승객이 타지 않을 경우에는 자율주행 자동차 형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재미있는 것은 차체 위치를 알리는 녹색과 적색의 신호등과 함께 브레이크 등이 달려 있다는 점이다. 50년 전처럼 단 한 대의 월면차가 돌아다닌다면 이런 등화류 장치가 필요 없었겠지만, 굳이 제동등을 넣었다는 것은 한 대가 아니라 여러대가 동시에 운영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구체적인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적어도 다수의 인원이 상주하는 연구소가 만들어진다면 최소 2대 이상의 월면차가 필요할 것이다. 컨셉트에서는 실제로 몇 대의 월면차가 각자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람이 타지 않은 경우 트랙 로더처럼 달 표면의 모래를 쓸어 담는 작업용 차량으로도 쓰일 예정이다. 다만 언제쯤 이 차가 실제로 완성되어 달 표면에서 연구원들을 실어 나를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50년 전 월면차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을 요구한다는 것과 함께 앞으로 우리가 경험하게 될 자동차 기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점이다.

중력이 거의 없는 영하 260도의 환경에서 몇 시간이고 달릴 수 있는 자동차 기술이라면, 지구 환경에서는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지 않을까?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저작권자 © 오토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