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하고 성능 좋은 중급 4계절 타이어는 이것 !!!

우리 팀은 매년 다양한 타이어를 시험, 평가하고 있다. 이미 십 수년전부터 다양한 타이어 행사에 참여는 물론 직접 타이어를 비교 평가해 왔다. 그리고 2015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다양한 장르의 타이어를 평가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업계 전문가와 교류하며 올바른 타이어 평가에 대해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적어도 국내 매체 중에서는 가장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것.

올해도 다양한 타이어를 시험 평가했다. 특히 상반기에 발표한 중상급 타이어 비교가 기억에 남는다. 당시 금호의 신제품인 솔루스 TA51이 승차감을 중심에 두고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던 바 있다. 하지만 타이어 시장에는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이 나와있다. 한 제조사가 만드는 4계절 타이어도 수개에 달한다. 심지어 택시를 위한 4계절 타이어도 있다.

이번 비교는 중상급 아래 위치하는 경제적인 타이어다. 물론 이 아래도 등급이 존재하기 때문에 중하위 등급의 타이어로 보면 맞겠다. (물론 이 제품군도 비교할 예정이다)

오늘 우리가 만난 타이어는 금호 TA31+, 한국 키너지 EX, 넥센 엔프리즈 AH8라는 제품이다. 담당PD가 시장에서 구입한 타이어다. 그런데 실수가 있었다. 담당PD가 구입한 금호 TA31+이 SUV에 쓰이는 OE타이였다 사실이다. 우리도 시험이 다 완료된 이후 이 타이어의 정체를 알았다.

그래서 결과를 내야 하나 고민을 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소비자들도 시장에서 이 타이어를 구입해 세단에 장착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시험은 말리부로 진행했으며 타이어 규격은 215/55R17로 택했다. 총 5명의 평가자에 의해 결과가 나왔다. (아마추어 레이서로 활동하는 여성 평가자 1명은 일반인 자격 평가자로 참여)

하단 표의 타이어 제조사 표기순은 한국, 금호, 넥센 순으로 되어 있다. 예전에 넥센 측 관계자를 만났는데, 이 표기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우리도 습관적으로 이렇게 부르곤 했는데, 가나다 순이면 금호, 넥센, 한국 순이 맞다. 내수 시장 판매량 순으로 보면 금호, 한국, 넥센이 된다. 이에 이번 회차 이후부터 제조사명을 가나다 순으로 통일해 부를 예정이다.

타이어 구입 후 가장 먼저 시행한 것은 무게 측정이다. 그 결과 한국 키너지 EX와 넥센 AH8이 동일한 10.4kg의 무게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호 TA31+는 9.7kg 수준의 무게를 보였다. 단순히 무게가 갖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타이어 내부의 구조 강성을 확보하면서 성능을 내야하기에 경량화를 진행한 타이어 쪽의 원가가 높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구동 때 발생하는 저항이 줄기 때문에 저속에서 순발력을 개선해 주고, 연비에도 도움이 된다. 그렇게 여기서의 승자는 TA31+였다.

4계절 타이어 특성에 맞춰 다양한 시험을 준비했다. 타이어 길들이기 이후 가장 먼저 한 시험은정숙성 확인이다. 여기서 80km/h로 달리는 환경에서 측정된 내부 소음에서 앞선 성능을 낸 것은 넥센 AH8이었다. 가장 높은 수치를 내 금호 TA31+와 비교하면 평균 1dBA 가량 차이가 난다. 한국 키너지 EX는 중간 정도 성능을 냈다.

이번에는 외부로 전해지는 소음을 보자. 별것 아닌 것 같지만 타인에게 방해가 되는 요소이자 소음 공해 중 하나다. 여기서 가장 좋은 정숙성을 낸 것은 한국 키너지 EX였다. 다음은 TA31+, 마지막으로 넥센 AH8의 성능이 가장 떨어졌다. 아마도 이 결과에 궁금증을 표할 소비자들이 많을 것이다. 보통의 경우 내부 정숙성과 차량 밖에서 측정된 타이어 소음이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외부에서 발생된 소음이 차량 부속 일부와 만나면서 감소 또는 증폭되기도 한다. 이것이 정숙성 부분의 묘미다.

승차감 평가는 2가지로 한다. 사람이 느끼는 것(subjective)과 계측 장비(objective)가 내놓은 결과를 해석하는 것. 매우 어려운 영역이며 명확히 이것이 답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특정 진동 주파수(hz)를 특정하는 것도 있지만, 이것도 확실한 답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 팀은 사람이 느끼는 부분에 조금 더 비중을 두고 있다. 다른 테스트처럼 블라인드로 평가했다. 브랜드 이미지가 만드는 오해를 막기 위함이다.

그리고 승차감 영역에서 한국 키너지 EX가 가장 좋은 성능을 보였다. 조금 더 부드러운 느낌으로만족감을 줬다. 사이드월의 움직임도 경직됨 없이 필요한 만큼의 탄력성을 보였다. 그 다음으로 점수를 딴 것은 TA31+, 넥센이 다소 낮은 평가를 받았다.

먼저 젖은 노면에서 제동부터 확인했다. 여기서 이상적인 성능을 낸 것은 금호 TA31+였다. 하지만 키너지 EX도 우리 팀이 설정한 오차 범위인 10cm 안쪽인 6cm 차이로 따라붙었다. (측정 기기의 오차 범위는 최대 3cm(±1.5cm) 내외)

반면 넥센 AH8은 다른 타이어 대비 약 1m 가량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AH8의 성능이 떨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동급 모델의 성적이 워낙 좋게 나왔다.

젖은 노면에서 스티어링휠을 조작해보면 어떨까? 시험 결과 물길을 직선으로 달릴 때, 스티어링휠을 조작할 때 키너지 EX가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쉽게 말해 좋은 배수 능력을 가졌자도 보면 된다. 다음은 금호 TA31+, 넥센 AH8 순이다. 다른 타이어 비교도 그랬지만 넥센이 유독 빗길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개선이 필요하다.

우리가 가장 많이 겪는 환경인 마른 노면, 여기서의 제동 성능은 어떨까?

한국 키너지 EX가 평균 40.8m 내외의 거리를 확보하며 제동 부분의 강자임을 확인시켜줬다. 그 다음은 넥센 AH8이 순위를 이어갔는데, 키너지 보다 약 26cm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시험에서는 유의미한 차이지만, 일반 소비자들의 기준에서, 정확히 일상을 기준으로 차이가 없다고 봐도 될 수준이었다. 반면 금호 TA31+는 넥센, 한국 대비 1m 이상 늘어난 제동거리를 보였다. 1.5m 이상의 차이는 누가 봐도 뚜렷한 성능 차이다.

이번에는 슬라럼 테스트다. 타이어의 종방향과 횡방향 성능 모두가 잘 나와야 빠른 기록을 낼 수 있다. 코너링을 할 때처럼 측면으로 버티는 능력이 떨어지면 주행 궤도가 커지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 단순해 보이지만 패턴 그립 외에도 사이드월의 지속적인 움직임이 요구되는 시험이라 타이어가 보유한 종합 성능을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물론 차량의 기본 운동 특성도 영향을 주긴 한다.

여기서도 키너지 EX가 가장 빠른 기록을 냈다. 하지만 콘을 통과하는 과정 후반에 이르자 측면으로 미끄러짐이 커지는 약점을 보였다. 예전 우리 팀이 시승한 아우디 RS7에도 한국 타이어 벤투스 S1 EVO3가 쓰였는데, 지속적으로 성능을 내지 못하는 문제를 보였다. 키너지 EX 보다 한등급 높은 벤투그 C2 AS도 유사한 모습을 보였는데, 일정 시간 성능을 낸 이후 급격히 하락하는 성능을 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2위는 TA31+였다. 키너지 EX 대비 절대적인 그립이 높지 않다. 그러나 성능이 일정하게 지속되고한계 파악이 쉬워 나름대로 선방할 수 있었다. 넥센 AH8은 키너지 EX 보다 평균 0.7초 느린 성능을 기록했는데, 차체의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약점이 있었다.

일상에서 만나기 힘들 것 같지만 갑자기 출몰한 동물 및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시행되는 운전법이다. 타이어 규격 및 시험차 선택에 따라 다르지만 80km/h 에서 시작해 130km/h 이상까지 구간별 성능을 평가한다. 고성능 스포츠 타이어는 150km/h 이상에서 시험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시험은 120km/h까지 진행되었는데, 키너지 EX가 다른 타이어 대비 높은 속도에서도 안정적으로 자세를 잡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은 TA31+, 마지막 AH8 순이었는데, 키너지 EX와 AH8 간의 성능 차이가 제법 났다. 숙련된 운전자에게는 문제되지 않지만 일반 소비자가 긴급한 상황을 만나면 키너지 EX를 장착했을 때 사고를 면할 가능성이 크다.

[성능 시험 – 운동 특성]

이제 핸들링 특성을 보자. 자동차의 무게 배분, 서스펜션도 영향을 주지만 타이어도 차의 운동 특성을 바꾸는데 이바지한다. 시험은 원선회로를 통한 것, 그리고 스티어링을 조정해 읽어내는 방법 등을 함께 쓴다.

시험 결과 한국과 금호 제품이 뉴트럴을 지향하면서 약한 언더스티어 성향을 띈 반면, 넥센은 후반에 오버스티어 성향을 보여줬다. 레이서 출신 패널은 이 특성이 재미있다고 평했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안전을 지향하는데 있어 좋은 모습은 아니다. 같은 이유로 타이어 제조사 뿐 아니라 슈퍼카 업체들 조차 약한 언더스티어 성향으로 차를 만든다. 해당 내용에 대해 넥센 타이어의 개선이 필요하다.

[제품 가격 – 오프라인 기준, 장착비 포함]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키너지 EX가 선두, 다음이 TA31+, 그리고 넥센 AH8 순이다.

성능 평가로 볼 때 그렇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타이어들은 경제성을 외치며 시장에 나온 타이어들이다.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가격이 비싸면 경쟁력이 반감된다. 가격이 애매하게 비싸면 이 위의 중상급 제품, 또는 최상급 프리미엄 타이어를 구입하는 것이 나으니 말이다.

우리 팀은 가격 부분 가중치를 높였다. 최소 5점, 최대 15점이다. 시장 가격을 조사한 결과 키너지 EX는 서울 기준 약 12만원, 경기도 평균은 약 11만원으로 나왔다. 금호 TA31+는 서울 기준 약 12만 3천원, 경기도 평균 13만 1천원으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넥센은 서울 평균 9만 9천원, 경기도에서는 11만 8천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특이한 점으로는 한국 타이어만 서울이 비쌌고, 나머지 제품들은 서울에서 구입하는 것이 저렴했다는 것.

[최종 결론] 경제형 타이어 추천 대상은 한국 키너지 EX

다양한 패널과 함께 우리 팀이 평가한 결과 성능, 가격 등 다양한 부분에서 한국 타이어 키너지 EX의 경쟁력이 높았다. 종합 2위를 한 넥센 제품과 비교하면 4본 장착 기준 약 3~4만원 정도 비싸지만 그래도 비싼 이유를 성능으로 보상해 주고 있다.

우리 팀은 경쟁력 있는 가격에 이상적인 성능을 내는 한국 타이어 키너지 EX 연구진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요청했다. 밀폐되지 않은 야외 시설에서의 인터뷰를 청했지만 코로나19를 이유로 거절했다. 인터뷰 요청 소식이 한국 타이어 연구소까지 전해졌는지 모르겠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코로나 19라는 사회적 문제에 의한 것이니 이해하는 대목이며, 그래도 이번 담당자는 e-메일에 대해 친절한 답장은 남겼다.)

다른 곳들처럼 한국 타이어 연구소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키너지 EX처럼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더운 여름 뜨거운 아스팔트 위, 추운 겨울 눈밭, 미세먼지 등과 싸워가는 중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EV(전기차)용 타이어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하나의 제품이 어떻게 개발되고 있는지 에어컨 바람과 히터 아래 있는 사람들은 모른다. 이런 각 제조사 연구소의 노력을 담은 결과가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공유되었으면 한다.

우리 팀은 현재도 3가지 종류의 타이어를 시험 중에 있다. 겨울을 맞아 2개 제품군 시험이 또 추가된다. 하나의 결과를 내기까지 수일에서 수개월이 소요되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처럼 좋은 타이어 하나를 찾아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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