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AI로 내 차 만들기를 더 쉽게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1.02.2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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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내 차 만들기. 포르쉐 AI가 나만의 포르쉐 만들기를 더 쉽게 도와줄 것이다.

새 차를 구입해 본 사람들은 대부분 행복하면서도 힘든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어떤 차를 고를지도 문제지만, 그보다 사람을 더 괴롭고 지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컬러와 옵션을 선택하는 일이다. 수개월 전부터 동호회, 포럼 혹은 제조사가 제공하는 나만의 자동차 만들기를 통해 거의 수천 가지에 이르는 경우의 수를 검토해보지만, 이 과정은 결코 간단히 끝나지 않는다.

그래도 국산차라면 그나마 편하다. 패키지로 묶여 있는 데다가 어지간하면 풀옵션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그럼에도 새 차의 옵션 선택이 힘들다면, 포르쉐는 절대 구입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포르쉐가 제공하는 옵션 리스트는 마치 시험 답안지를 채우는 수준으로 복잡하며, 문항도 엄청나게 길기 때문이다.

심지어 카펫조차도 옵션으로 골라야 하고, 레터링의 컬러도 골라야 한다. 그래서 고민에 빠지는 이들을 구원하기 위해 일찍부터 나만의 포르쉐 만들기 기능을 제공해왔지만, 오히려 고민만 가중시킬 뿐이었다. 특히 기다림에 약한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고통이 더 컸을 것이다. 오죽하면 코리안 패키지를 따로 준비했을까?

그런데 이런 고통은 비단 한국 소비자들만의 몫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포르쉐가 전 세계 포르쉐 예비 오너들을 고민을 명쾌히 해결해 주기 위해 새로운 솔루션을 준비했다. 바로 인공지능이다.

포르쉐 만들기를 위한 인공지능은 특정 시장 고객들의 성향을 이미 파악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다소 특별한 요구 사항이 있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예측해낸다. 포르쉐에 따르면 약 270여 개 이상의 샘플을 기초 삼아 머신 러닝을 진행했으며, 수백만 가지 이상의 다양한 변수들을 포함한 데이터를 분석했다고 한다. 이렇게 분석된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의 취향을 파악한 다음 적당한 옵션을 예측하고 제안한다.

포르쉐의 주장에 따르면 AI가 구성한 컬러 및 옵션에 대한 만족도는 90% 이상이다. “제안된 옵션이 고객의 성향과 일치할 확률을 평균적으로 90% 이상입니다. 게다가 인공지능이 계속 학습을 이어가기 때문에 확률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올라갈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포르쉐는 전 세계에 완벽히 동일한 911은 2대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그만큼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음을 자랑해왔다. 허나 AI가 해당 시장 소비자들의 보편적인 성향을 반영한다면 때에 따라서는 완벽히 동일한 911이 3대 이상 제안될 수도 있다.

이 점에 대해 포르쉐 데이터 부서 책임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인공지능 학습을 통해 관련 옵션을 제안하는 진정한 맞춤형 온라인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현재도 두 명의 소비자가 완벽히 동일한 옵션의 포르쉐를 제안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포르쉐가 이 기능을 개발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이다.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포르쉐 옵션 선택은 온라인에서도 가능하지만, 실제 구매를 앞두고 있다면 대부분 전시장에서 딜러와의 상담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대면이 어려워진 현재, 포르쉐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조사들이 온라인에서 고객들이 직접 옵션을 선택하게 만드는 ‘나만의 자동차 만들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가상의 모델을 통해 편리하게 옵션을 적용해볼 수 있다는 장점과 더불어 최근에는 아예 전용 코드를 생성해 그대로 주문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기능들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적게는 수천 가지에서 많게는 수만 가지의 서로 다른 자동차를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럼에도 결정에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에게는 전문가의 조언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포르쉐는 대면이 힘든 환경을 고려해 아예 AI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물론 AI의 조언을 믿고 따르는 것은 철저히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지만, 적어도 고민의 시간을 대폭 줄여주는 데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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