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데코 스타일로 커스텀 된 BMW R18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1.02.0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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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모토라드에서 오랜만에 재출시한 오리지널 크루저, R18은 출시와 동시에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인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클래식함으로 가득찬 R18의 감성을 극한까지 끌어 올린 커스텀 바이크를 공개했다.

레트로가 패션은 물론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비교적 트렌드 추종성이 낮은 자동차 시장 조차도 이 분위기에 이끌려 갈 정도이니, 레트로는 그야말로 라이프 전반을 지배하는 생활의 양식이 되어가는 중이다.

특히 바이크는 이런 분위기에 무척 민감한 편이다. 자동차보다 몸집이 가볍기도 하거니와 철저히 생활과 취미의 영역이 구분되어 있으며, 따라서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바이크 스타일이 꽤 구체적으로 정립되어 있다. 이런 가운데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BMW 모토라드가 출시한 R18은 그야말로 레트로 바이크의 정점에 섰다. 아주 세부적인 부분까지 오리지널의 감성을 재현시킨 덕분에 말 그대로 없어서 못파는 모터사이클이 됐다.

그런데한 커스텀 메이커에서 R18의 이런 감성을 극한까지 끌어 올렸다. 오죽하면 열정의 화신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독일의 킹스톤 커스텀은 커스텀 모터사이클 메이커로서 꽤 유명하다. 몇 해전 선보인 굿 고스트(Good Ghost)는 스팀펑크 스타일의 모터사이클의 완성형을 보여주는 듯 했다. 매끈하고 유연한 페어링과 더불어 가죽과 나무 등을 이용해 빅토리아 시대의 기계 미학을 완벽히 재해석했다.

그런 그들에게 BMW R18이 주어졌고, 그 결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스피릿 오브 패션(Spirit of Passion)이라 이름지어진 이 커스텀 모터사이클은 킹스톤 커스텀이 오랫동안 추구해왔던 아르데코 혹은 스팀펑크 스타일의 정수를 보여준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나 프론트 휠과 포크 전체를 감싸고 있는 이음새없는 매끈한 페어링이다. 마치 달팽이 껍질을 거꾸로 뒤집어 쓴 것 같은 거대한 페어링은 팽팽하게 부풀어 올라 있으며, 그냥 보기만 해도 어떤 저항도 남기지 않고 공기를 가르며 달릴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페어링 측면에는 연료탱크에 칠한 것과 같은 스타일의 두께가 서로 다른 가느다란 선이 칠해져있다. 이는 호화로운 마차부터 1920년대 럭셔리 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동수단들을 장식해왔던 방식이다. 오늘날에는 롤스로이스나 되어야 겨우 볼 수 있는 라인으로 모두 손과 붓으로만 칠해진다.

게다가 페어링 전면에는 1930년대 BMW들에게서 볼 수 있었던, 그리고 오늘날 수많은 BMW 러버들이 그리워하는, 세로로 길쭉한 형태의 키드니 그릴이 자리하고 있다. 아마 새로운 M4의 키드니 그릴에 질려버린 사람들은 더욱 더 큰 목소리로 탄성을 내지를 것이다.

포크와 휠을 완전히 감싼 페어링이 워낙 웅장하고 거대해서 좀 더 디테일한 부분들에 시선이 잘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 외에 우리가 관찰해볼만한 부분은 여전히 남아 있다. 가령 타이어의 80% 가량을 완전히 감싸고 있는 리어 휠 머드 가드는 프론트 페어링과 마찬가지로 이음새가 거의 보이지 않는 매끈한 형태를 지니고 있는데, 여기에도 가느다란 두 개의 상아색 라인이 그어져 있다.

또한 납작하게 축소된 새들 역시 클래식한 감성을 키우고 있다. 그 아래 굵은 철사를 구부려 만든 듯한 스프링도 태초에 모터사이클이 처음 등장했을 때의 방식 그대로다.

킹스톤 커스텀은 이렇게 눈에 띄는 몇가지 부분을 제외하면 기계적으로 손볼 부분은 거의 없다고 했다. “R18은 기계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완벽해서 더 이상 손 볼 곳이 없었습니다. 프레임은 100% 원래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너무나 정교해서 여기서 더 바꿀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피릿 오브 패션은 R18의 감성을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끌어 올렸다.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할 법한 스팀펑크 스타일을 현실세계로 완벽히 옮겨 놓았으며, 모두 한 사람의 손으로 제작된 덕분에 그야말로 예술품의 경지에 올랐다.

30년 이상 커스텀 바이크 디자인에 모든 열정을 쏟아온 킹스톤 커스텀과 함께한 BMW 모토라드의 “빅박서" 스피릿 오브 패션의 구체적인 양산 소식은 아직 없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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