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자동차를 멀티방으로 만들다?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1.01.1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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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카돈은 카 오디오 시스템으로도 유명한 브랜드다. 그래서일까? 하만카돈을 보유한 하만은 다음 세대 자동차를 위한 새로운 컨셉트를 내놓았다. 당연히 그들의 카 오디오 기술을 포함해서 말이다.

잠깐이라도 쉬는 시간이 주어지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엇인가? 아마 90% 이상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들 것이다. 그리고 이메일 체크, 유튜브 감상, 음악 듣기 그리고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컨텐츠들을 눈과 귀로 즐길 것이다. 누구랄 것도 없다. 휴식이 주어졌을 때 모두가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다.

하지만 운전을 하고 있다면, 위에서 이야기한 행동들 중 상당수는 할 수 없다. 기껏해야 음악 듣기 정도가 고작일 것이다. 물론 비합법적으로 메세지를 읽는다건가 유튜브를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명백히 합법적인 선에서는 음악을 듣는게 전부다.

그런데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가 된다면 어떨까? 아마 자동차 안에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카 오디오 시스템으로 유명한 하만은 변화하는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일찌감치 감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를 위한 꽤 적당한 컨셉트를 내놓았다.

하만 EXP라고 불리는 기술 컨셉트는 최근 하만이 매진하고 있는 자동차 전장 사업과 더불어 수십년간 터득한 카 오디오 기술을 총망라 했다. 먼저 과일 바구니를 닮은 샤시 안에는 마치 조이패드와 같은 역할을 할 스티어링 휠과 더불어 센터 터널 모니터와 함께 윈드 쉴드를 절반 이상 차지하는 대형 모니터가 마련되어 있다. 뒷좌석을 위한 두 개의 모니터와 트렁크에 거치되는 모니터도 추가된다.

이미 사진만으로도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게임, 영화, TV, 유튜브 등 보고 즐기는 거의 대부분의 컨텐츠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이 컨셉트의 핵심은 바로 하만의 음향 기술에 있다. 하만은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는 게이밍 인텐스 멕스다. 이름 그대로 이 기능은 자동차 안에서 게임을 즐기는데 필요한 가장 완벽한 수준의 사운드를 제공한다. HD급의 사운드를 재생하는 스피커가 헤드레스트에 장착되어 있으며, 특히 입체적인 효과를 내기 위한 소프트웨어도 구비되어 있다. 또한 햅틱 반응을 전달하기도 해, 게임의 몰입감을 배가시킨다는 것이 하만측의 설명이다.

특히 하만이 신경 쓴 부분은 보이스 채팅이다. 오늘날 거의 대부분의 게임은 싱글 플레이보다는 멀티플레이 위주이며, 키보드가 아닌 음성으로 게임 파티원들과 대화를 나눈다. 따라서 보다 깨끗하고 또렷한 음성 전달이 필수인데, 하만은 클리어챗과 같은 오디오 기술을 적용해 자동차 안에서 PC보다 더 생생하고 입체적인 사운드를 제공할 것이라 한다.

실제로 자동차에는 PC 환경보다 더 많은 스피커가 장착되어 있으므로, 여기에 외부노이즈를 차단하고 입체감을 배가시킬 서라운드 음향 기술만 더해진다면 확실히 더 큰 몰입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영역은 바로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다. 오늘날 유튜브와 같은 영상 컨텐츠 제작자들을 위한 아주 훌륭한 스튜디오로서의 역할을 자동차가 대신한다는 개념이다. 이 역시 자동차 내부 공간을 생각해보면 꽤 근사한 발상이다. 자동차 내부는 반향이 거의 없는 매우 정숙한 공간이자 동시에 엠비언트 라이트와 같이 방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다양한 조명들이 자리하고 있는 공간이다. 또한 카메라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도 상당히 많다.

생각하기에 따라 자동차만큼 대화하기 좋은 공간도 없는 셈이다. 이 점을 착안해 하만은 자동차 실내의 조명과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를 활용해 영상을 촬영할 수 있게 하고, 센터 터널과 스티어링 휠의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편집까지 가능하게 했다.

마지막은 드라이브 라이브 콘서트다. 이 컨셉트는 단순히 현장감을 극대화한 오디오 소프트웨어의 개념을 너머 말 그대로 라이브로 콘서트를 감상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온라인 컨텍트가 일상화 된 것에 착안해 나온 것이다.

그래서 하만은 자동차 공간에 설치된 오디오 시스템과 모니터 그리고 자율주행 시대에 꼭 필요한 자동차 네트워크 시스템을 결합해, 5G로 실시간 콘서트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냈다. 이 부분에 있어 하만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콘서트 현장에 설치되는 오디오, 음향 신호 처리 시스템, 기타와 베이스 앰프를 제작해왔고, 게다가 믹싱 콘솔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오디오 디지털 네트워크 시스템 관련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다. 심지어 무대 조명과 효과에 있어서도 하만을 빼놓고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컨셉트의 마지막을 장식할 드라이브 라이브 콘서트는 지난 40년간 하만이 축적한 음향 재생과 믹싱 그리고 음향 전송에 관한 모든 기술이 집약되어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하만은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렉시콘이나 마크 레빈슨, 뱅 앤 올룹슨과 같은 프리미엄 카 오디오 시스템에 5G 네트워킹 서비스와 더불어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이용해 마치 콘서트 현장에 와 있는 듯한 감동을 자동차 안에서 구현할 것이라 전했다.

자율주행 시대에 자동차 안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소비하게 될 것이라는 개념은 누구나 예측가능했지만, 하만은 ExP를 통해 이미 자신들이 오래전부터 해왔던 역량을 자동차 안으로 집약시켰다. 그들은 콘서트 현장부터, PC, 홈 오디오, 홈 네트워크, 카 오디오, 하이엔드 오디오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공간과 종류의 오디오 솔루션을 개발했고, 다양한 사용자 환경을 경험했다. 따라서 ExP에 소개된 기술은 이미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제 어떤 자동차 제조사가 하만과 가장 먼저 손을 잡게 될까?만 남아 있을 뿐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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