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도 오일과 냉각수를 쓴다고?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21.01.1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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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각광받고 있다. 환경을 생각한다는 점 외에 조용하고 돈도 절약되며, 모터 특유의 강력한 성능으로 재미있는 드라이빙까지 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또 하나. 유지 보수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엔진과 변속기, 그 외 다양한 부품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점화 플러그나 엔진오일을 교체하는 등 신경 써야 할 항목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전기차는 RC카처럼 모터와 배터리, 바퀴 정도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오일도 사용되며 냉각수도 있어야 한다. 무슨 말일까?

가장 먼저 오일이다. 당연히 엔진이나 변속기용 오일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브레이크 오일과 리덕션 기어 오일을 사용한다.

전기모터를 사용해 에너지를 회생하면서 속도를 줄일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 브레이크 디스크와 패드의 마찰을 통해 자동차가 멈추는 구조는 동일하다. 또한 브레이크 오일이 에너지 회생 브레이크 시스템을 보다 부드럽게 작동시키게 해주는 역할도 겸한다. 기아자동차는 일반적인 환경에서 주행을 한 경우 약 4만 km 주행마다 브레이크 오일을 교체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리덕션 기어는 모터와 바퀴 사이에 자리한 동력 전달 장치다. 일부 소비자들은 전기차의 모터가 바퀴에 직접 연결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정 수준으로 기어비를 구현해 주는 기어를 거친 뒤 바퀴까지 힘이 전달된다. 이 역할을 하는 것이 리덕션 기어다. 이곳에서 발생하는 열, 소음, 진동을 줄이고 마모를 억제 시키기 위해 약 1.5리터 내외의 오일이 사용된다. 테슬라는 모델 S의 오일 교체 주기를 12년 또는 약 24만 km 주행 이후로 권장하고 있다.

포르쉐 타이칸은 리덕션 기어가 아닌 ZF가 만든 2단 기어를 사용한다. 전기차지만 변속기를 달리는 것이다. 기어비를 변환시키는 역할을 하는 만큼 여기에도 오일이 사용된다.

냉각수도 있다. 배터리 열을 일정한 온도로 유지시키는데 쓰인다. 이는 내연기관의 냉각수만큼 중요한 요소다. 일반적인 내연기관 자동차는 10리터 미만인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전기차는 20리터 이상 쓰는 경우가 많다. 배터리가 충전이나 방전을 할 때 열이 오르는 것을 막는 것은 물론 너무 온도가 내려가지 않게 막아주는 역할도 겸한다.

물론 모든 전기차가 냉각수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닛산 리프는 배터리 냉각수가 없는 공랭식이다. 그럼에도 안정적인 배터리 성능을 유지시킬 수 있다는 점이 기술력으로 꼽힌다. 향후 렉서스가 내놓을 전기차도 공랭식 냉각 시스템을 사용할 예정이다.

전기차가 사용하는 냉각수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가 사용하는 냉각수와 조금 차이가 있다. 높은 전압의 전기를 사용하는 만큼, 누수 시 감전 사고를 막기 위해 저전도 전용 냉각수를 사용한다. 이름 그대로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냉각수다.

전기차에는 거대한 배터리가 갖춰진다. 하지만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가 사용하는 12V 배터리도 추가로 단다. 자동차에 탑재된 대용량의 배터리를 쓰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티도 나지 않을 작은 배터리(?)를 쓰는데도 이유가 있다.

이 배터리는 자동차 실내 시스템을 작동시키는데 사용된다. 계기판이나 센터페시아, 공조장치 팬, 아니면 문을 열거나 잠그는 것 등 실내에서 사용하는 시스템 대부분을 12V 배터리가 담당한다는 얘기다.

정차 후 시동은 걸지 않고 ACC ON 상태를 만들어 센터페시아 모니터에서 스마트폰과 연동시켜 영상을 보는 행위, 추운 겨울날 배터리 온도가 필요 이상으로 낮아지지 않게 열을 공급하는 기능도 12V 배터리가 담당한다.

다시 말해 전기차에 탑재된 큰 배터리는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는 역할에 집중한다. 12V 배터리는 나머지 전기 시스템을 운영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방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12V 배터리를 일정 수준 사용하면 자동차 배터리나 회생 제동 에너지를 활용해 다시 충전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납 배터리이기 때문에 수명이 다하면 교체해야 한다.

각종 조명은 내연기관 자동차와 동일하다. 와이퍼도 마찬가지. 흔히 에어컨 필터라고 부르는 캐빈 필터도 주기적인 교체를 해줘야 한다. 에어컨 냉매도 마찬가지다. 냉각 성능이 떨어지거나 냉매가 부족해지면 충전도 해줘야 한다. 하체를 구성하는 서스펜션 스프링, 링크, 부싱류도 소모품인 것은 마찬가지다.

이처럼 전기차라고 모든 것이 간소화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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