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뷰 로드테스트 팀은 매년 다양한 타이어를 비교 평가하고 있다. 어쩌다 진행하기에 타이어는 너무 어렵다. 때문에 수입, 국산 타이어 제조사들에게 꾸준히 질의하며 진화해 나가는 중이다. 물론 이를 방해하려는 제조사도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니 기대를 해본다.

이번 비교는 SUV용 윈터 타이어다. SUV니까, 4륜 구동이니까 윈터 타이어가 필요 없다고? 2021년 1월 6일 저녁 갑작스러운 폭설에서 허둥거리는 SUV를 경험한 소비자라면 아마 생각이 달라졌을 것.

그래서 선입견(뇌피셜)은 무섭다. 여전히 SUV의 4륜 시스템이 윈터 타이어를 대신할 것이라 믿는 소비자들도 있으니까.

그래서 비교해 봤다. 4계절 타이어를 쓰는 트레일블레이저로 2륜, 4륜 구동 모드, 그리고 오늘 테스트의 주인공인 SUV용 알파인계 타이어, 여기에 눈길 성능이 좋다는 최신 노르딕 타이어까지 넣어서 말이다.

이 시험은 2020년 2월 시작돼 노면 온도가 낮은 2020년 12월에 마른 노면, 젖은 노면 시험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비교 대상은 금호의 윈터크래프트 WS71, 넥센의 윈가드 스포츠2다. 테스트 당시 한국타이어의 에보2가 단종되고 하반기 신제품이 나온다 하여 비교에서 뺐다. 신제품 아이셉트 에보3의 시험 결과는 2021년 하반기 발표할 예정이다. 대신 최신 노르딕계 타이어인 아이셉트 X를 번외로 참여시켰다. 알파인계 타이어의 성능이 어느 정도 되는지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로 4계절 타이어는 순정(OE) 타이어로 신제품 대비 2mm 가량 마모가 진행된 상태다. 하지만 번외 참여이니 참고만 하자.

(* 눈길 테스트 때는 4계절 OE 타이어 신품이 사용됨.)

정리하자면 이번 타이어 비교에서 다뤄진 주제는 다음과 같다.

국산 알파인계 SUV 윈터 타이어 VS 노르딕계 윈터 타이어 VS 4계절 타이어

4WD과 2WD 구동 모드 간 눈길 성능 차이

기본 비교 항목은 다음과 같다. 크게는 젖은 노면 성능, 마른 노면 성능, 눈길 성능으로 나눠지며 오토뷰 기자들, 일반인 패널, 프로 드라이버 등이 시험에 참여했다. 여담이지만 오토뷰 팀은 타이어 시험을 위해 매년 다양한 시험법을 연구, 연습하고 있다.

서론이 길었다면 이제 결과를 보자.

젖은 노면 제동(80km/h→0km/h)

젖은 노면 제동에서는 금호 WS71이 가장 뛰어난 성능을 냈다. 비교 대상인 윈가드 스포츠2 SUV와 비교해도 평균 1m 가까이 앞서는 성능이었다. 넥센도 선전했지만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이후 4계절 OE(순정) 타이어인 키너지 GT가 36m를 기록했는데, 신제품 대비 약 2mm 가량 마모가 있었다고 해도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이후 노르딕계 타이어(아이셉트 X)가 6m 가량 떨어지는 기록을 냈다.

젖은 노면 고속 주행 및 핸들링

다음은 젖은 노면에서의 직선 고속 주행과 핸들링 항목이다. 고속 주행 시험은 110km/h로 직선을 달리는 환경에서 진행했다. 이 항목에서도 금호 WS71이 좋은 배수력을 바탕으로 안정감을 높인 모습을 보였다. 이후 윈가드 스포츠2, 이후 노르딕계 아이셉트 X가 뒤를 이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OE 타이어인 키너지 GT는 균형감이 좋았지만 2mm 가량의 마모 때문인지 그리 인상적인 성능을 내지는 못했다.

마른 노면 제동(100km/h→0km/h)

이제 마른 노면 성능을 보자. 눈이 안 왔을 때를 위한 시험 항목이다. 제동력부터 확인해 봤는데, 시속 100km에서 정지 상태까지 소요된 거리를 측정한 결과 4계절 OE 타이어가 가장 짧은 거리에 멈췄다.

하지만 오늘은 비교는 알파인계 윈터 타이어니 이들의 결과를 보자. 이번에는 넥센 윈가드 스포츠2 SUV가 치고 나왔다. 4계절 타이어와 비교해 약 2.5m 밀리는 모습인데, 매우 좋은 성능이다. 금호 WS71와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그리고 노르딕계 타이어와는 약 6m에 이르는 차이를 내며 특성상 한계를 보였다.

정숙성

이번에는 정숙성이다. 윈터 타이어는 특성상 소음이 조금 많다. 그렇다면 결과는?

당연히 4계절 타이어가 가장 조용했으며 이후 윈가드 스포츠가 경쟁 제품을 앞섰다. 체감상 차이는 미미했지만 분명 차이가 난다. 재미난 것은 금호 WS71의 성능이 노르딕계 타이어와 같은 수준을 보였다는 것. 넥센과의 편차를 보면 한국 타이어의 노르딕이 정숙성을 잘 살렸다고 보면 맞겠다.

슬라럼

이번에는 슬라럼을 통한 코너링과 균형감 점검이다. 여기서는 횡가속도 및 구간 통과 시간 등을 합산해 성능이 뛰어난 타이어를 찾는다. 여기서도 4계절 타이어가 최고의 성능을 냈다. 이후 넥센과 금호가 유사한 성능을 이어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래도 특징이 나뉘는데, 순간적으로 높은 속도를 받아내는 부문에서는 넥센, 금호는 꾸준한 성능을 이어갔다. 노르딕계 타이어는 이들 대비 크게 떨어졌다. 아무래도 장르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는 것.

고속 회피 안정성

이번에는 긴급 회피 시험이다. 도로에서 갑작스럽게 장애물을 만났을 때를 위한 안전 시험이다. 여기서도 슬라럼과 다르지 않은 결과가 나왔는데, 4계절 타이어가 가장 좋았고 넥센과 금호가 유사한 성능을 보였다. 윈터 타이어치고 좋은 성능이다. 속도 영역만 봐도 90km/h 내외까지 버텼는데, 이 정도면 4계절 타이어가 욕심나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노르딕계 타이어는 80km를 간신히 넘겼다. 대부분 실패했기 때문에, 약 75km/h 내외까지 안정적이라고 보면 된다.

원선회

원선회를 통해 측면으로 버텨주는 한계를 알아봤다. 당연히 4계절 타이어가 앞섰지만 윈터 타이어 중에서는 알파인계 윈가드 스포츠2 SUV가 가장 뛰어난 성능을 냈다. 이후 WS71이 시속 0.5km 정도 부족한 성능을 이어갔다. 노르딕계 타이어는? 수치로는 미미해 보이지만 얘기하지 말자. 마른 노면에서 대부분의 시험자들이 불안하다는 의견을 냈으니까.

이제 윈터 타이어에게 가장 중요한 눈길로 가보자. 여기서는 노르딕계 타이어도 힘을 쓸 것이다. 윈터 타이어 특성상 평가 점수에 대한 가중치가 높아 여기서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눈길 특성상 오차 범위를 20cm까지 넓혔다.

시험은 가속과 제동 핸들링 및 긴급 회피를 통해 균형을 깬 이후 회복하는 과정으로 나뉜다.

가속과 제동은 SUV 환경에 맞춰 2륜과 4륜을 바꿔가며 시험했는데, 시험에 쓰인 트레일블레이저는 버튼 하나로 2륜과 4륜을 바꿀 수 있어 좋았다.

2륜 구동 눈길 가속(0km/h→40km/h)

먼저 시험한 것은 가속 성능이다. 눈을 잘 움켜쥐고 달려야 빠른 기록을 낸다. 그 결과 번외로 참여한 노르딕계 타이어 성능이 가장 좋았다.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눈여겨볼 것은 2위를 차지한 알파인계 타이어 WS71의 성능이다. 노르딕 대비 약 20cm 정도 차이가 났는데, 눈길 특성상 오차 범위 안에 들어갈 정도다. 3위는 넥센. 하지만 여기서의 오차는 1cm 미만이다. 그래서 알파인계 타이어는 무승부가 됐다. 4계절 타이어? 초반 그립을 잡지 못하고 밀렸다. 직선 주행임에도 뒤뚱거리는 모습이었다. 마른 노면 시험과 눈길 시험에는 4계절 OE 타이어 신품이 쓰였는데, 역시나 4계절 타이어의 한계였다.

4륜 구동 눈길 가속(0km/h→40km/h)

이번에는 4륜 구동 모드다. 그러나 결과가 달라졌다. 4바퀴가 모두 돌자 윈가드 스포츠2 SUV가 앞섰다. 2위인 WS71과 비교해도 40cm 가랑 앞선 결과죠? 의외인 것은 노르딕계 타이어의 성능이 떨어지게 나왔다. 구동 방식에 따른 차이가 났다는 것. 이 결과에 대해서는 각 타이어 제조사에서도 관심을 가질 것 같다.

2륜 구동 눈길 제동(40km/h→0km/h)

이번에는 눈길 제동 성능이다. 2륜 구동을 기반으로 시속 40km에서 제동한 결과 여기서도 넥센 윈가드 스포츠2가 가장 앞섰다. 하지만 금호 WS71도 오차 범위 안의 성능을 낸 만큼 이 부분도 무승부가 됐다. 참고로 최단거리를 기록한 것은 금호 WS71이었는데, 시험 결과는 최단과 최장거리를 제외한 평균값으로 발표한다. 때문에 최단거리는 좋았지만 평균점에서 넥센에 밀렸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윈가드 스포츠2 SUV인데, 눈길 제동에서 20cm 미만의 편차를 유지해 나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사한 성능을 이어갔다는 것. 그러나 평균 거리 5cm 내외를 기록한 만큼 무승부가 됐다. 3위는 노르딕 타이어다. 의외의 결과다. 특징으로 초반보다 뒤로 갈수록 좋은 성적을 냈다. 후반 평균 기록은 좋은데 초반에 너무 거리를 늘린 것이 이유가 됐다. 4계절 타이어는? 그냥 밀려나갔다. 5m 이상 말이다.

4륜 구동 눈길 제동(40km/h→0km/h)

이번에는 4륜 구동 제동이다. 여기서는 노르딕 타이어가 가장 좋은 성능을 냈다. 하지만 알파인계 타이어인 WS71가 눈길이나 빙판에서 유리한 노르딕 타이어 성능에 10cm 내외의 따라붙으며 최고 점수를 챙겼다. 눈길 오차 범위가 20cm이기에 동점이 된 것. 넥센도 금호에 20cm 미만으로 따라붙었다. 그래서 가산점을 얻어 이 영역에서는 3개 타이어 모두 유사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정리됐다. 4륜 구동 시스템과 윈터 타이어의 조합이 최고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

눈길 핸들링 및 안정감

이번에는 눈길 핸들링과 미끄러짐 이후의 회복 능력을 점검한다. 여기서도 넥센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시험에 참여한 패널 모두가 이 항목에서 손을 들어줬다. 이후 노르딕 타이어, 다음이 금호 순이었다. 특히 순간적으로 주행의 균형을 깨뜨린 후 정상 주행으로 회복되는 능력을 확인한 결과, 또한 눈길 핸들링에서도 넥센이 앞섰다는 얘기다. 4계절 타이어? 큰일 난다.

최종 정리

이제 최종 결과를 보자. 이번 시험에는 약 4일이 걸렸다. 이동 시간까지 계산하면 약 6일 정도가 된다. 하루 만에 뚝딱 해치우는 곳들도 있다지만 그건 대충이라는 조건, 이미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은 이상 불가능한 얘기다.

결론을 말하자면 윈가드 스포츠2의 점수가 가장 높은 점수를 챙겼다. 특히 일부 영역에서 눈길 노면에서 유리한 노르딕 타이어를 앞서는 모습도 보였다. 마른 노면 성능도 대단했다. 4계절 타이어가 아쉽지 않을 정도. 일상을 달리다 갑자기 눈길을 만나도 자신 있게 대처할 수 있는 SUV용 타이어로 우리는 넥센 윈가드 스포츠2를 추천한다. 적어도 우리가 검증한 타이어 안에서 최고다.

이제 남은 것은 신제품인 아이셉트 에보3 X의 성능 검증이다. 한국 타이어는 유럽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유럽과 한국은 기후에 따른 설질에서 차이가 크다. 그래서 국내 환경에서 비교해야 한다.

미쉐린의 기술력이 높다고 인정하는 카마니아들이 많지만 그건 특정 영역의 얘기다. 애초 브랜드 하나가 모든 장르를 잘하는 경우는 없다. 그래서 선입견(뇌피셜) 보다 실제 결과가 중요하다. 최근 한국타이어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래서 기대가 된다. 오랜만의 신제품들이니까. 우리 팀은 2021-2022 시즌 겨울 타이어 성능 비교 결과를 2021년 하반기에 발표할 예정이다.

일부 카마니아들은 브랜드만으로 타이어를 평가한다. 또한 유명한 자동차 정비 전문가라는 사람이 타이어 브랜드 만으로 그 제조사의 모든 타이어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경우도 있다. 그 순간 그가 존경받는 정비 전문가가 아닌, 조회수에 목마른 빵꾸집 유튜버로 보였다.

넥센? 늘 3위였다. 뭘 해도 그냥 꼴찌다. 하지만 우리가 다양한 비교를 해본 결과 2위를 기록할 때가 더 많았다. R&D에 대한 투자 확대도 이유가 될 것이다. 브랜드 만으로 기술력을 평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2021-2022년 시즌에는 보다 다양한 겨울용 타이어의 비교가 이뤄질 전망이다. 스마트한 소비자분들의 관심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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