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피들을 위한 루이비통 자전거가 있다?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1.01.0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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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의 확장세가 무섭다. 슈프림과 손을 잡는가 하면 예술가들의 작품을 디자인에 녹이며 패피들의 가슴을 후벼판다. 그리고 이제는 라이더들의 차례다.

자전거 한 대의 가격이 자동차 가격과 맞먹는다고 하면 이따금 놀라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자전거의 세계는 무척 깊고 넓다. 그래서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자전거도 많다. 그런데 대부분 퍼포먼스 위주의 로드 바이크에 국한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엄마들의 자전거라고도 부르는 언더본 프레임(자전거에서는 스텝 스루라고 부른다.)의 자전거 세계도 무척 깊고 넓다. 그래서 당연히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초고가의 제품들이 많다. 특히 자전거 문화가 일찍부터 자리 잡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경우 아예 럭셔리 브랜드들과 손잡고 가치를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한때 칼 라거펠트의 자전거로 불렸던 샤넬 자전거도 그런 제품 중 하나다. 온통 블랙으로 칠해진 이 자전거에는 샤넬의 퀼팅 새들백이 함께 추가되어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디올의 자전거는 좀 더 파격적이다. 이들은 신사와 숙녀들을 위한 언더본 프레임이 아닌, BMX를 베이스로 자전거를 발표했다. 프레임에 디올의 모노그램이 수놓아진 커버와 함께 하얀색으로만 마감되어 BMX의 원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갖고 싶다는 사람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자전거라고 하면 이탈리아도 결코 빠지지 않는다. 뚜르 드 프랑스와 함께 자전거 내구 레이스의 양대 산맥, 지로 디탈리아가 열리는 나라 아닌가? 그만큼 자전거 문화가 깊은 이탈리아에서도 구찌와 함께 손잡은 자전거가 있다. 구찌의 더블 G 로고가 체인 커버에 각인되어 있으며, 마찬가지 새들백과 부드러운 가죽 새들 그리고 핸들이 너무 멋스럽다.

펜디의 자전거는 휠이 매우 독특하다. 펜디의 F 로고가 휠 스포크를 대신하고 있어 멀리서도 펜디 자전거라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다. 이렇게 수많은 럭셔리 디자인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자전거를 출시하고 있는 가운데, 드디어 이 브랜드가 자전거를 추가했다.

바로 루이비통이다. 루이비통은 스포츠 용품 라인업까지 가지고 있을 정도로 독특한 제품들이 많은데 여기의 자전거가 최근 새롭게 추가됐다. 그리고 다른 브랜드들과 마찬가지로 자전거를 전문적으로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브랜드와 협업했다.

이들과 손잡은 자전거 브랜드는 메종 땅부아트(Maison Tamboite)다. 파리에 자리한 이 브랜드는 벌써 110년이나 된 프랑스 명품 자전거 브랜드다. 이들은 자전거의 대중화가 시작된 시절부터 지금까지 핸들과 새들을 고객의 체형에 맞게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성들이 치마를 입은 상태에서도 타고 내리기 편한 언더본 프레임 자전거를 주로 생산하는 메종 탕부아트가 이번에 루이비통과 손잡으면서 그들의 자전거에 루이비통의 감각이 곳곳에 반영됐다. 우선 프레임과 러기지 랙에 루이비통의 브라운 모노그램 가죽이 씌워져있다. 프레임은 크롬으로 마감되어 있으며, 그 위에 LV 로고가 각인되어 있다.

또한 빨간색 가죽으로 꼼꼼히 마감한 핸들 바에도 루이비통의 모노그램이 각인되어 있으며, 새들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내구성을 고려해 엠보싱 또는 프린팅이 아니라 펀칭 가공된 마히나 가죽으로 오염과 변형에 대비했다. 섬세한 터치는 아래쪽에서도 계속된다.

체인링에는 루이비통의 꽃무늬가 절삭 가공되어 있으며, 페달에도 붉은색 마감이 추가되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나 휠로, 휠에 루이비통 레터링이 프린팅되어 있다. 머드가드는 나무로 만들어졌으며 당연히 핸드 크래프트다. 금속과 가죽 그리고 나무라는 소재 때문에 그저 그런 클래식 자전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나름대로 첨단의 기술도 들어가 있다.

일단 LED 조명과 함께 내장형 트래커와 더불어 쇼크 업저버가 새들 아래에 내장되어 있다.

프레임은 언더본 타입의 스텝 스루와 클로즈드(삼각형을 이루는)로 선택할 수 있으며, 컬러는 네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이 자전거를 구입하려면 루이비통 매장에 들러야 한다. 그렇다고 곧바로 타고 나갈 순 없다. 약 3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며 그동안 몇 차례나 메종 탕부아트를 방문해야 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팔의 길이와 다리의 길이 그리고 신체 곳곳의 사이즈를 모두 측정해 맞춤 제작하는 것이 메종 탕부아트의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비스포크 슈트나 신발처럼 자전거는 몸의 연장입니다. 따라서 꼭 맞게 제작되어야만 합니다.” 라고 이야기했다.

구체적인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11,000유로(약 1,467만 원)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가격은 메종 탕부아트의 가장 기본 모델을 구매할 때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다. 여기에 루이비통의 프리미엄이 더해졌으니 가격은 몇 배 이상 뛰어오를지도 모른다.

물론 몇 배 정도라면 카푸신이나 락미보다 저렴하지 않느냐며 당장이라고 주문하려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결코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다행인 것은 튜브리스 타이어에 기어가 없는 매우 단순한 구조이기 때문에 유지 보수의 부담은 적다. 그래서 어쩌면 한강 공원에 루이비통 자전거가 심심찮게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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