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자율 주행(ADAS) 최고 성능 1, 2위는 모두 미국 회사?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20.10.2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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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컨슈머 리포트(Consumer Reports)가 테슬라와 메르세데스-벤츠, 캐딜락, 볼보, 현대자동차 등 17개 모델을 대상으로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시스템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컨슈머리포트는 2018년 테슬라, 캐딜락, 볼보, 닛산/인피니티 모델을 대상으로 ADAS 시스템 평가를 진행한 바 있다. 2년 만에 진행하는 새로운 테스트는 소비자들이 많이 구입하는 제조사 대부분을 평가 대상으로 했다.

컨슈머 리포트의 테스트는 내비건트 리서치(Navigant Research)의 자율 주행 기술 평가와 전혀 다르다. 내비건트 리서치는 제조사가 자율 주행 기술 실현을 위한 기술, 비전, 상용화 등을 평가한다면 컨슈머리포트는 현재 자동차에 탑재된 ADAS 시스템의 완성도 자체만을 평가한다. 자율 주행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제조사가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할 수 있고, 반대의 결과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NHTSA, IIHS를 비롯한 미국의 기준(운전자 경고 중심)과 유로 NCAP과 ADAC을 중심으로 하는 유럽의 평가 기준(운전자 개입 중심)이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테스트를 주체로 하는 기관에 따라 평가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테스트는 2020년 6월부터 9월까지 이뤄졌으며, 컨슈머 리포트가 자체적으로 보유한 오토 테스트 센터(Auto Test Center)를 비롯해 공공도로 등 다양한 조건에서 36가지 테스트를 진행했다.

기능 및 성능 부문

전방 추돌 경고 및 긴급제동 시스템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얼마나 부드럽고 직관적으로 움직여주는지, 차로 유지를 얼마나 잘 하는지 등을 평가했다.

이 분야에서 테슬라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뒤이어 캐딜락, 아우디, 포드/링컨이 동일한 점수를 받았다. 반면 마쯔다와 뷰익 등 일부 모델은 차로 중앙 유지 기능 없이 차선 이탈 경고와 방지 정도만 해줬다. 폭스바겐은 차로 중앙을 보다 잘 유지시켜줄 수 있도록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됐지만 경쟁사 대비 소폭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분야는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아우디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설정된 속도로 높이거나 낮추는 과정이 자연스러웠으며, 차간거리 설정도 운전자가 부담을 느끼지 않아 좋은 점수를 받았다.

캐딜락은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이나 물체도 미리 인식하고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운전자 주의 경고 부문

사실 ADAS 시스템 자체의 완성도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운전자가 ADAS 시스템을 맹신하고 스마트폰을 하는 등 딴짓을 하게 된다는 것. 때문에 ADAS 시스템보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경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분야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제조사는 캐딜락이다. 카메라를 통해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고 있는지 모니터링을 하고 경고를 해줬다. 타사는 전방을 주시하지 않고 스티어링 휠만 움직여주면 어떤 경고도 하지 않았지만 캐딜락은 이러한 속임수가 통하지 않았다.

스티어링 휠에는 별도의 조명이 탑재돼 운전자가 집중을 안 한다고 판단하면 상단에 붉은색 표시등을 점등시키는 등 여러 가지 경고를 적극적으로 한다.

하지만 운전자가 조금이라도 스티어링 휠을 만지면 바로 대기모드로 변경된다는 점, 슈퍼 크루즈 기능이 정상적으로 활성화되는 조건이 꽤 까다롭다는 점은 단점 요인으로 언급됐다.

테슬라는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게 되면 시끄러운 경고음으로 운전자에게 확실한 경고를 전달했다. 하지만 차량이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조작 중일 때 운전자가 개입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양의 힘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은 감점 요인으로 지적됐다.

볼보의 경우는 운전자에게 주의를 기울이라는 명확한 경고를 주지 않은 점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용자 편의성 부문

다양한 ADAS 시스템은 운전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돕지만 새로운 기능에 속하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다루기 어려워할 수 있다. 때문에 간단한 조작 방법과 명확한 설명과 피드백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다.

대다수 소비자들이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은 차선이탈 방지 기능과 차로 중앙 유지 기능이다. 차선이탈 방지는 차선을 넘으려 할 때만 개입하는 장치이며, 차로 중앙 유지 기능은 차량을 지속적으로 차로 중앙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개입해 주는 장치다.

문제는 제조사들이 이 기능을 별도로 분리해 운전자들이 조작하도록 만들었다는 것. BMW와 현대 기아차의 경우는 메뉴에서 차선이탈 경고 기능을 활용하는 것, 스티어링 휠에서 차로 중앙 유지 기능을 활용하는 것, 고속도로 주행보조나 정체구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능까지 3가지로 나눠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이 부분은 한 번의 조작으로 스스로 다 지원해 주는 테슬라의 방식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랜드로버, 마쯔다, 뷰익은 차로 중앙을 유지시켜주는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안전 확보 환경의 활성화 부문

ADAS 시스템은 궁극적으로 운전자를 안전하고 편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은 시스템이 좁은 길, 굽은 도로, 보행자가 많은 환경 등에서도 스스로 작동하고자 한다면 오히려 위험하고 운전 스트레스가 높아질 수 있다. 때문에 시스템이 개입해야 할 환경과 그렇지 않은 환경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완성도가 중요하다.

컨슈머 리포트 테스트 결과 대부분의 시스템은 이상적이지 않은 주행 환경에서 사용이 제한됐다. 하지만 테슬라, 볼보, BMW, 아우디는 차량 스스로 주행할 수 없는 환경에서도 시스템이 활성화됐다. 반면 캐딜락의 슈퍼 크루즈 기능은 미리 특수 제작된 지도가 있는 고속도로에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의도했건 그렇지 않았건 이 분야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시스템 자체가 보수적으로 설정돼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주의가 필요할 때 운전자에게 미리 경고하는 부분에 적극적이었다.

응답하지 않는 운전자 대응 부문

운전자에게 심장 마비나 기타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차량이 어떠한 방식으로 도울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볼보, 랜드로버, 뷰익, 마쯔다의 경우는 운전자가 반응을 하지 않으면 화면과 소리를 통해 경고를 했으며, 이후에도 별도의 조작을 하지 않으면 스스로 ADAS 시스템이 해제됐다. 이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운전자의 조작 없이 그대로 차량이 굴러가 사고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캐딜락은 계기판 화면 경고, 스피커를 통한 소리 경고, 스티어링 휠을 통한 조명 경고 등을 하며, 그래도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는다면 비상등을 점멸하고 차량 스스로 속도를 늦추기 시작해 차량을 정지시켰다. 이후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이용한 SOS 도움까지 요청했다.

나머지 대다수의 제조사들은 운전자의 눈을 확인하는 기능은 없었지만 비상등을 점멸하고 차량을 멈춘 후 운전자의 스마트폰이나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활용해 구조 요청을 해줬다.

컨슈머리포트가 17개 제조사의 ADAS 시스템에 대한 다양한 항목을 평가한 최종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한편, 컨슈머리포트는 차량 연식과 모델, 탑재된 시스템 패키지에 따라 성능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한, 일부 제조사(테슬라)는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ADAS 시스템 자체가 변경될 수 있다는 점 또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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