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 시장에 도전장, 마세라티 MC20 무엇이 다른가?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20.10.1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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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가 자사의 슈퍼카 MC20을 공개했다. 마세라티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역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뿐 아니라 본격적으로 슈퍼카 시장에서 경쟁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탈리아 토리노에 위치한 센트로 스틸레 마세라티(Centro Stile Maserati)에서 디자인을 맡았다. 디자인은 우아함과 스포티함을 중심에 두고 마세라티만의 개성을 담으려 했다. 마세라티는 이탈리아의 예술과 문화적 분위기, 장인 정신을 살리기 위해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도어 디플렉터도 멋이 아닌 차체 표면으로 흐르는 공기를 밀착시키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안정적인 공기흐름을 유도해 별도의 스포일러가 필요치 않다.

일부 슈퍼카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형태로 열리는 도어도 MC20의 특징이다. 버터플라이 도어 구조로 여닫히는 도어는 편안한 승하차와 멋스러운 디자인을 뽐낸다. 카본 차체를 비롯해 부분적으로 노출된 프런트 휠은 마치 레이싱카를 타는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 도어는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으며, 장애물을 인식하고 경고해 주는 센서도 달렸다.

디자인은 크게 두 가지 특징으로 나뉘는데, 상단에서는 강력하지만 미적인 조화를, 하단은 탄소섬유를 노출시키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내세우는데 목적을 뒀다. 엔진이 중앙에 있는 미드십 특징을 감안해 전면 공기흡입구를 최소화시키고 프런트 윙을 강조했다. 후면부 엔진 커버에는 마세라티 로고를 연상시키는 공기 배출구를 둔 점도 특징이다.

바디 컬러는 6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이 컬러들은 MC20만을 위해 개발됐다. 마세라티의 새로운 모데나 공장에서 채색되는 첫 번째 모델로, 이탈리아 장인 정신, 정체성, 지역, 마세라티 브랜드 역사 등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MC20의 외적인 디자인 요소들은 공기 흐름을 정리하거나 냉각을 위한 통로 역할을 한다. 공기역학 성능을 높이기 위해 모터스포츠 전문 업체인 달라라(Dallara)의 풍동실험장에서 2000시간이 넘는 테스트와 1000회 이상 CFD(Computational Fluid Dynamics)의 시뮬레이션 테스트도 진행했다.

차량 개발 과정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최대한 활용했는데 MC20 개발의 97%가량을 컴퓨터가 담당했다.

MC 20의 길이 x 너비 x 높이는 각각 4669 x 1965 x 1224mm이며, 휠베이스는 2700mm이다.

실내는 미니멀리즘을 내세운다. 두 개의 10.25인치 디스플레이가 중심을 잡는데, 운전석에 위치하는 것이 계기판 역할, HD 해상도(1920x720)를 지원하는 센터페시아 모니터가 인포테인먼트 역할을 수행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MTC+ MIA(Maserati Touch Control Plus Maserati Intelligent Assistant)로 불리는데 사용 편의성이 개선됐다.

마세라티 커넥트 앱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워치와도 연동된다. 아마존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해 집에서 차량의 일부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 같은 무선 연결 기능 덕에 내비게이션 지도를 무선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도 특별한데, FIA GT1 월드 챔피언 출신이자 현 마세라티 테스트 드라이버인 안드레아 베르톨리니(Andrea Bertolini)가 개발에 참여했다. 인체공학적인 설계는 물론 스포티한 느낌을 키우기 위해 디자인됐으며, 시동 버튼 및 런치 컨트롤 버튼도 스티어링 휠에 달린다. 패들 시프트도 마련되는데, 마세라티 전통에 따라 스티어링 칼럼에 있다.

불필요한 구성도 최소화했다.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변속을 위한 버튼, 파워윈도 스위치, 인포테인먼트 볼륨 컨트롤, 무선 충전 데크 정도가 눈에 띄는 전부다. 이외에 대부분의 설정을 스티어링 휠에서 한다.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는 럭셔리 시계에서 영감을 받았다. 마세라티 특유의 다크 블루 색상을 유지했는데, 아날로그 시계가 빠진 부분을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로 대신 표현했다.

사벨트(SABELT)와 공동 개발한 시트는 강력한 주행 성능 대응과 탑승자의 불편함을 최소화시킨다. 심플한 구성은 물론 날카로운 모서리가 없다는 것도 특징. 소재는 알칸타라로 꾸며지는데, 도어 패널에도 같은 소재가 쓰였다. 통기성, 내마모성, 밀착성이 뛰어나 스포티한 차에 자주 쓰이는 소재다. 부드럽고 따뜻한 촉감을 주는 것도 알칸타라의 특징이다. 알칸타라 소재와 함께 실내를 감싸는 카본은 무광택 마감으로 원단 같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전한다.

리어뷰 미러는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미드십 엔진 모델에서 약점으로 지적되던 후방 시야 문제를 잡았다. 트렁크 공간은 2개다. 전면에 있는 플렁크는 47리터, 뒤쪽 트렁크는 101리터 용량이다.

엔진도 MC20을 위해 새롭게 만들었다. 페라리의 엔진 계약이 종료되면서 마세라티가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제작한 신형 엔진이다. 엔진 이름은 네튜노(Nettuno)다.

새로운 엔진의 도입 필요성, 마세라티 엔진 랩

마세라티는 1998년 이후 자체적으로 엔진을 개발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3년 새로운 전략의 일환으로 엔진 개발의 필요성이 부각됐고, 2015년 마세라티 엔진 랩(Maserati Engine Lab) 사업 계획이 승인됐다. 최신 엔진 개발 연구소인 만큼 가장 현대적이면서 설계부터 실차 장착에 이르기까지 엔진의 수명을 감독하는 장비와 검증을 위한 시설까지 모두 갖췄다는 점이 특징이다.

마세라티 엔진 랩은 엔진 조립, 테스트, 엔진 장착, 배기 롤러 테스트, 생산 등 다섯 가지 구역으로 구분된다. 여기엔 440~1000마력 성능의 엔진을 테스트할 수 있는 측정 장비가 5개나 존재한다. 새로운 엔진 개발이 완료되면 마세라티 비알레 치로 메노띠(Viale Ciro Menotti) 공장에서 본격 생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그리고 마세라티 엔진 랩에서 만들어진 작품이 이번 MC20에 얹힌 네튜노 엔진이다.

네튜노 엔진은 뱅크각 90도의 V6 3.0리터 트윈터보 구성을 갖춘다. 엔진의 무게 중심을 낮추기 위해 오일 순환 구조도 드라이섬프 방식을 택했다. 무게는 220kg 미만.

배기량은 3.0리터이며, 보어 88mm, 스트로크 82mm의 숏 스트로크 고회전 지향 구조다. 최대 엔진 회전수는 8000rpm이며 터보 엔진으로는 다소 높은 11:1의 압축비를 선택했다.

이 엔진에는 F1에 사용된 기술도 쓰였다. ‘터뷸런트 제트 점화(turbulent jet ignition)’라는 이름의 기술은 2015년 F1 그랑프리에서 페라리가 말레(Mahle)의 기술로 선보인 바 있다.

보통의 엔진은 실린더 내 압축 행정에서 연료를 분사시킨 후 불꽃 점화로 폭발을 일으킨다. 반면 MC20의 엔진은 프리 챔버(PreChamber)라고 불리는 작은 공간 내에서 프리 챔버 인젝터가 소량의 연료를 분사하고 이를 스파크 플러그가 점화를 시킨다. 이후 발생하는 화염을 압축된 실린더 내에 발사해 폭발 행정을 만들어준다.

이를 통해 초 희박 연소 가능해졌고, 최대 10%까지 연료 소비를 낮출 수 있다. 또한 질소산화물도 95%까지 저감 시켜주는 이점도 얻었다. 엔진 컨디션 및 연료 품질에 따른 노킹 억제력도 향상된다.

스파크 플러그의 위치도 바꿨다. 일반적인 스파크 플러그와 달리 옆으로 누워있는 형태인데, 프리 챔버 인젝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 일반적인 연소가 가능하게 해준다.

연료 분사 시스템은 직분사와 포트 분사를 함께 사용하는 2개의 인젝션 구조이며, 직분사의 경우 연료 분사 압력은 350바 수준이다.

엔진이 뿜어내는 최고 출력은 630마력(7500rpm)이며, 3000~5500rpm 구간에서 최대토크 74.5kgf.m를 생성한다. 슈퍼카로는 이례적으로 저 회전 구간에서 발생하는 토크가 높은데, 이는 일상 주행 때 이점이 된다.

변속기는 8단 습식 듀얼 클러치 구조다. 1단부터 6단까지는 빠른 가속을 위해, 7단과 8단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존재한다.

강력한 엔진과 적정 기어비를 갖춘 변속기의 조합으로 MC20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9초 미만에 도달하는 성능을 뽐낸다. 200km/h까지도 8.8초 미만에 도달한다. 최고 속도는 325km/h 이상이며, 차후 등장할 전기차 버전은 0-100km/h 시간을 0.1초 단축시킨 가속 2.8초 미만에 끊는다. 0-200km/h 가속은 내연기관 보다 0.4초 빨라진 8.4초다. 그러나 최고 속도는 310km/h로 내연 기관보다 다소 낮다. 마세라티는 1회 충전 기준 380km의 거리를 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차체는 탄소섬유와 복합 소재의 조합으로 제작됐다. 공차중량도 1.5톤 이하로 맞춰 마력당 중량비를 높였다. 1마력이 감당해야 할 무게는 2.33kg 수준. 직접 경쟁 모델인 람보르기니 우라칸 에보 RWD 모델의 1마력당 무게비는 2.28kg이며 맥라렌 GT가 2.47kg 수준이다.

경량화 외에도 경쟁차와 다른 3가지 포인트가 있다. 쿠페형은 가볍고 빠른 달리기를 위한 설계, 컨버터블 모델에는 비틀림을 잘 받아 내기 위한 설계를 우선시했다. 전기차 모델은 차체 강성은 물론 배터리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스펜션은 전륜 더블 위시본 구조를 쓰는데, 세미-버추얼 스티어링(semi-virtual steering)이라는 이름의 기술을 탑재시켰다. 알파로메오를 통해 도입된 것으로 물리적으로 바퀴와 서스펜션이 연결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가상의 축에서 바퀴가 움직이는 것처럼 느끼도록 설계된 기술이다.

이러한 세미-버추얼 스티어링 기술을 활용하면 코너를 주행할 때 타이어의 접촉 면적을 일정하게 유지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이드 포스를 늘리는 것인데, 높은 횡 방향 힘을 갖는 만큼 빠른 코너링이 가능해진다. 긴급 대처를 위한 급조작 상황에서도 자연스러우면서 빠른 움직임을 이끌 수 있다.

여기에 낮은 지상고를 갖춘 차량에서 불편함이 되는 과속 방지턱 진입, 또는 요철을 편하게 지날 수 있도록 차체 앞부분을 들어 올릴 수 있는 기능도 제공된다. 스티어링 휠에 있는 버튼을 누르는 것인데, 이를 통해 전륜 축을 50mm 가량 들어 올릴 수 있다. 이후 버튼을 다시 누르거나 40km/h 이상으로 속도가 상승하면 자동으로 지상고를 낮춘다.

운전자를 위해 제공되는 주행모드는 5가지다. 주행모드에 선택에 따라 컬러가 변경돼 시각적으로 쉽게 인지할 수 있게 했다. 웻(WET)모드는 그린, GT 모드는 블루, 스포트 모드는 레드, 코르사(Corsa) 모드는 옐로, ESC OFF 모드는 오렌지색이다. 주행모드는 기본적으로 웻, GT, 스포트 사이에서 변경할 수 있으며, 2초간 누르면 코르사 모드, 5초간 누르면 ESC OFF 모드로 변하는데, 빨리 눌러보고 싶다.

기본 주행 GT 모드는 시동을 걸었을 때 기본 설정되는 값으로 엔진 성능, 페달 감도가 일반적인 행태를 유지한다. 일상에서의 편안함을 위해 가변 배기도 5000rpm 이상에서만 작동한다. 변속도 여유롭고 매끈한 형태로 진행하며, 서스펜션도 한층 느긋해진다. 트랙션 컨트롤의 개입도 조금 빨리 이뤄진다.

포르쉐처럼 WET 모드가 설정됐는데, 이를 쓰면 빗길 등에서 최상의 트랙션을 제공한다. 또한 엔진 부스트를 제한적으로 사용해 출력을 낮춘다. 그러나 가속 페달 감도나 배기 밸브, 변속 등은 GT 모드와 같은 형태로 유지된다.

스포트 모드부터 본격적으로 MC20의 성능이 나오기 시작한다. 엔진 성능은 노멀 형태를 유지하지만 페달 조작에 따른 감도가 높아지며, 가변 배기 시스템도 3500rpm부터 작동한다. 변속도 빠르게 바뀌며, 서스펜션도 빠른 코너링을 위해 단단하게 변한다. 트랙션 컨트롤도 개입 시기를 늦춰 일정 수준의 미끄러짐을 허용하는 스포티한 형태가 된다.

그리고 마세라티가 자랑하는 코르사(CORSA) 모드가 있다. SUV 르반떼 트로페오(TROPEO)를 통해 처음 도입된 주행 모드로 궁극적 스포티함을 지향한다. 일부 슈퍼카들도 코르사 모드를 갖추는 경우가 있다. 마세라티도 이를 통해 최고의 드라이빙 경험을 살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물론 운전 난이도가 상승하는 만큼 기본적 운전 기술이 필요하다. 일반 주행과 달리 엔진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는데 초점이 맞춰지며, 가속페달 조작 감도가 날카롭게 변한다. 가변 배기 시스템도 항시 작동하며 변속기, 서스펜션, 트랙션 컨트롤 모두가 레이싱 스타일에 맞춰진다. 런치 컨트롤도 이때부터 작동한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ESC OFF 모드를 선택하면, 자동차는 안전과 관련해 아무 개입도 하지 않는다. 순수한 기계적 성격, 모든 조작 권한이 운전자에게 넘겨진다.

마세라티는 제동성능을 강조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MC20에 사용되는 브레이크 시스템은 브렘보 제품으로 전륜 390x36mm 사이즈의 카본 세라믹 디스크와 6피스톤 캘리퍼가 꼽혔다. 후륜 제동은 360x28mm 사이즈 카본 세라믹 디스크와 4피스톤 캘리퍼가 담당한다. 카본 세라믹 디스크는 고온에서도 이상적 성능을 발휘함과 동시에 일반 디스크 대비 50%가량의 경량화가 가능하다. 캘리퍼 색상은 6가지 중에서 선택 가능하며 성능은 동일하다. 또한 주차 브레이크조차 브렘보 제품을 사용한 것이 특징.

이 시스템은 시속 100km로 달리던 MC20을 33m 이내의 거리에서 멈춰 세운다. 마세라티의 브레이크 시스템은 최단거리도 짧지만 트랙에서 한계 주행을 할 때 꾸준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운드 시스템에도 신경 썼다. 다른 마세라티 모델에 쓰이던 바워스 앤 윌킨스(B&W) 시스템도 최상급 사운드를 구현했지만, 이번에는 이탈리아의 고급 오디오 브랜드 소너스 파베르(Sonus Faber)를 옵션으로 구성했다. 기본형에 쓰이는 것은 6개 스피커를 갖춘 사운드 시스템인데, 소너스 파베르의 시스템을 선택하면 12개 스피커가 장착된다. 이 시스템은 695와트 출력을 발휘하는데, 천연 재료를 사용해 최대한 자연적인 음색을 내준다. 마세라티는 자연스럽고 디테일한 음질을 통해 교향곡을 듣더라도 각각 멜로디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MC20은 이탈리아를 상징하는 슈퍼카로 인정받고자 한다. 때문에 개발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이탈리아 안에서 꾸렸다. 모데나에서 엔지니어링을 이뤘고, 생산 조립도 이탈리아에서만 한다. MC20 개발에 참여한 협력 및 부품사 모두 이탈리아 업체들이다.

타이어는 브리지스톤 포텐자 S007 제품을 쓰는데, 이것도 브리지스톤 유럽 연구소(이탈리아)에서 개발된 제품이다. 전륜 사이즈는 245/35 ZR 20, 후륜 305/30 ZR 20사이즈를 사용한다.

마세라티 역사 중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슈퍼카 MC20은 2021년부터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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