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조던, 나스카 팀 오너가 되다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20.09.2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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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조던은 다양한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던 스포츠 스타다. 물론 그가 평생을 두고 열정을 쏟은 스포츠는 농구겠으나 그에게 농구는 스포츠를 너머 그의 삶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그가 야구 선수가 되기를 바랐고, 그래서 마이클 조던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시카고 화이트 삭스 선수로 잠시 활동했던 적이 있었다. 게다가 그는 소문난 골프광이다. 상당한 실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시합이 없거나 연습이 끝나면 항상 골프 클럽에 나가 있었다.

그런 그에게 또 하나의 취미가 있었으니 바로 자동차 수집이다. 그가 소유했던 자동차를 간략하게 나마 살펴보면, 쉐보레 콜벳 ZR1 40주년 에디션을 시작으로 애스턴 마틴 DB9 볼란테와 메르세데스 벤츠 SLR 맥라렌 722 에디션, 페라리 512 TR, 페라리 550 마라넬로 그리고 포르쉐 911 중에서도 희귀하다는 슬랜트 노즈 버전을 비롯해 그의 일상은 수많은 자동차들이 함께 했다.

그런 그에게 자동차 커리어가 한 줄 더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단순히 한 대의 자동차가 아닌, 하나의 모터스포츠 팀이다. 그것도 가장 미국적인 레이스라 알려진 나스카 팀 말이다.

사진출처: Denny Hamlin Twitter

이 소식은 저메인 레이싱의 드라이버 데니 햄린의 트위터를 통해 처음 공개됐는데, 그와 마이클 조던의 인연은 약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나스카에 VIP로 초청받은 마이클 조던과 인연을 맺었던 데니 햄린은 이후 마이클과 친구가 되었으며, 오랫동안 친분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올해 데니는 원 카 팀을 창단하는 과정에서 마이클 조던에게 함께 레이싱 팀을 맡아보지 않겠느냐 제안했고, 처음에는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나 팀 드라이버에 나스카에서 유일한 흑인 드라이버, 버바 월레스가 선정되었다는 소식에 곧바로 계약서에 사인으로 하고 공동 경영자로 나섰다고 한다.

물론 데니 햄린의 이야기에 따르면 버바 월레스가 단지 흑인이기 때문이 아니라, 마이클은 그의 과거 성적과 퍼포먼스 그리고 기술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봤으며,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결정한 사안이라 전했다.

“버바 월레스는 우리 스포츠의 환경 변화를 위해 항상 큰 목소리를 내어왔던 드라이버입니다. 마이클과 저는 그런 그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으며, 그래서 그를 후원할 계획입니다.”

그는 조던 역시 어린 시절부터 나스카를 보고 자란 사람이며, 철저히 경영자의 시각에 입각해 이 스포츠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좀 더 높은 다양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음을 느껴 결정한 사안이라 밝혔다.

마이클 조던은 “나스카는 항상 진화해왔으며, 특히 사회적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스포츠 입니다. 그래서 팀을 운영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라 판단하여 결정했습니다.” 라고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최근 인종 차별과 맞서 싸우려는 움직임이 사회 전체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늘 이런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고 내가 할 수 있는 헌신과 기부활동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더 많은 관중들에게 스포츠를 통해 인류가 평등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의 노력으로 더 많은 흑인들이 레이스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라고 전했다.

실제로 모터스포츠에서 흑인의 비중은 백인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으로 포뮬러1의 경우만 하더라도 6번의 월드 챔피언을 달성한 루이스 해밀턴 만이 유일한 흑인이며, 나스카 역시 마이클 조던의 팀에서 활동하게 될 버바 월레스만이 흑인이다. 다른 레이스 시리즈의 경우는 이보다 흑인의 참여 비율이 더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평소 인종 차별을 철폐하는데 많은 공헌을 해온 그에게 버바 월레스의 후원이 그의 활동에 더 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클 조던과 데니 햄린의 팀은 현재 한 대의 나스카 레이스카와 한 명의 드라이버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1년 시즌부터 레이스에 참가할 예정이다. 아직 정식 명칭과 팀 공장, 레이스카 페어링을 비롯해 대부분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팀 운영이 어려워진 저메인 레이싱을 마이클과 데니가 매입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시즌에 참가할 것이라 알려졌다. 다만 마이클 조던의 팀이 구체적으로 몇 년 동안 운영될 것인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팀 경영에 참여하는 만큼 다년 계약을 조건으로 참가했을 것이라 추측된다.

이로서 마이클 조던은 NBA 프로 팀, 샬롯 호넷츠의 오너이자 동시에 나스카 레이싱 팀의 오너가 됐다. 스포츠 스타로서는 오래전에 은퇴했지만, 그는 여전히 다양한 스포츠 무대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물론 그의 나스카 팀이 당장 우승을 노릴 만큼의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팀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마이클 조던의 팀이라는 것만으로도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은 틀림없다.

이번 결정이 그의 스포츠 인생에 또 하나의 굵직한 이정표를 남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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