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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테슬라, 모델 X 롱레인지

전기차로 즐기는 장거리 여행의 매력

2020-09-15 오후 6:53:32
테슬라가 처음 내놓은 차는 로터스 엘리스를 전기차로 개조한 로드스터였다. 당시 ‘이렇게 전기차를 만들 수 있구나’ 하는 정도로 여러 가지 문제도 많았다.

진정한 테슬라의 시작은 모델 S부터다. 디자인부터 시선을 끌었고, 일론 머스크 CEO의 마케팅(슈퍼카와 드래그, 물 속 잠수, 오토파일럿 시연 등)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테슬라 로드스터

그리고 등장한 것이 모델 X다. 모델 S를 기초로 만들었는데, 시대의 흐름에 맞춰 SUV로 나와 더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문이 열리고 닫히는 모습은 ‘테슬라는 미래의 차’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데 도움이 됐다.

이번에 우리 팀이 만난 것이 모델 X다. 국내에서는 유명 연예인의 자동차로 알려져 있다. 물론 비싸다. 애초 대중 소비자층이 아닌, 1억 대 이상 지불할 수 있는 소비자들을 겨냥한다. 그렇다면 돈값을 해야 한다.


디자인은 모델 S의 키를 키운 모습이다. 공기저항을 감안한 디자인 때문에 SUV지만 0.25Cd 수준 공기저항 계수를 갖는다.

그런 모델 X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앞서 언급된 도어다. 팔콘 윙(Falcon Wing)이라고 불리는데, 앞에서 바라보면 커다란 날개가 펼쳐지는 형상이다. 게다가 자동문이다. 매우 넓게 열리는 덕에 뒷좌석 승하차가 편하다. 3열로 드나드는 것도 생각보다 수월하다.


팔콘 윙은 센서가 장착돼 위험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멈춘다. 직접 테스트를 해보니 정지된 물체나 사람은 인식했지만 움직이는 사물에 대한 인식률은 낮았다. 틈이 좁으면 날개를 최대한 좁혀서 열어주는데, 너무 좁다고 인식하면 작동을 하지 않는다.

뒤틀린 도로에서는 차가 뒤틀려 팔콘윙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시험해 봤다. 꽤 큰 고저차를 가진 도로에 비스듬히 모델 X를 올렸다. 차에서 ‘찌그덕’소리가 들린다. 내려서 팔콘윙을 조작해보니 정상으로 열리고 닫혔다. 적어도 현재, 정확히 테스트 카에서는 그런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팔콘윙만 자동이 아니다. 앞 좌석 도어도 자동으로 여닫힌다. 키를 소지하고 다가가면 자동으로 열어주고 시트에 앉아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자동으로 문을 닫아준다. 물론 수동으로 조작할 수도 있다. 별것 아니지만 ‘내가 미래의 차를 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심어주게 한다.


실내도 간결하다. 그래도 모델 3보다는 구성이 갖춰진다. 계기판도 있다. 윈드 실드부터 루프까지 통유리로 만들어 시야가 넓다. 캘리포니아의 따뜻한 햇살을 받기는 좋겠지만 한국은 폭염이 존재하기 때문에 여름 주행에 아쉬움이 생긴다. 시트로엥처럼 윈드 실드 면적을 조절할 수 있는 셰이드가 있으면 좋겠다. 아니면 메르세데스-벤츠의 매직 스카이 컨트롤(Magic Sky Control)처럼 유리창의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넣어도 좋겠다. 첨단으로 가고 싶은 테슬라 아닌가?


센터페시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17인치 크기다. 다시 봐도 크다. 자동차의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고 게임, 웹서핑,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의 컨텐츠도 지원한다.


방귀 소리와 같은 엉뚱한 기능들은 테슬라에서만 볼 수 있는 요소다. 벤츠나 BMW가 그런 소리를 낸다면? 다만 시스템 반응 속도가 모델 3 대비 느리다. 답답함이 느껴진다는 것.


시트는 3열 구성이다. 2열 공간은 넓고 슬라이드와 시트백 각도 조절도 된다. 형식적인 것 같았던 3열 공간도 나름대로 괜찮았다.


화물 공간은 앞뒤에 있다. 테스트 모델만의 특징인데, 앞에 위치한 플렁크 도어는 어지간한 힘으로 내리지 않으면 잘 닫히지 않았다. 강하게 내리치는 정도로 닫아야 제대로 잠겼다. 차를 아끼는 소비자들에겐 부담스러운 일이다.

이제 주행을 시작해 보자. 승차감이 그렇게 부드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돼 특유의 부드러움을 부각할 줄 알았지만 SUV와 다른 승차감이다. 오프로드를 감안하지 않은 온 로드 중심의 셋업이다. 위아래로 출렁거릴 때는 적정 수준의 스트로크가 있지만 요철을 넘을 때는 기대 보다 강한 반발력이 생긴다. 그러나 다른 전기차와 비교하면 최상급 승차감으로 분류할 수 있겠다. 아직까지 일부 전기차, 하이브리드 모델은 다소 경직된 모습을 보일 때가 많으니까.

주행을 하다 보니 잡소리가 거슬린다. 움직이는 순간부터 끊임없는 잡소리를 낸다. 생각보다 큰 수준이었는데, 아무래도 크게 열리는 팔콘 윙 도어 구조상 피할 수 없는 현상인 것 같다. 물론 테스트 모델만의 문제일 수도 있긴 하다.

모터가 자동차를 움직일 때 내연기관과 다른 편안함이 느껴진다. 연료 분사, 이를 폭발시키고, 회전 에너지가 변속기와 여러 가지 기어들을 통과해 휠을 굴리는 것과 모터가 몇 개의 기어만 거쳐 휠을 굴리는 것의 차이다.

내연기관은 일정 수준으로 빠른 회전을 가져야 제힘이 나오지만 전기모터는 그런 과정 없이 전기만 통하면 바로 최대 토크를 만든다.


가속 페달을 터치하는 순간 바퀴가 움직이느냐, 그리고 그때 얼마의 힘을 낼 수 있는지의 차이다. 직접 느껴보면 크게 체감되는 부분인데, 전기차를 타다 다시 내연기관 자동차로 돌아올 때 차이 점을 더 크게 느낀다. ‘왜 힘이 없지? 왜 반응이 느리지?’ 하고 말이다.

모델 X 롱레인지는 100kWh 용량의 배터리를 쓴다. 이 배터리를 성능 중심으로 이용하면 퍼포먼스, 장거리 중심으로 이용하면 롱레인지 모델이 된다. 슈퍼차저에서 완전히 충전을 하면 계기판에 520km 이상 주행할 수 있다는 문구가 뜬다. 일상생활용으로 충분한 주행거리다.

롱레이지 버전이라고 성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전후 2개의 모터를 통해 350kw 급 성능(약 470마력)을 발휘하고 최대 토크도 70kgf.m 를 넘어선다. 밟으면 밟는 대로 가속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BMW를 대표하는 퍼포먼스카 중 하나인 M3, M4의 최고 출력도 450마력 남짓이다.

모델 X의 무게를 측정해봤다. 2511kg으로 확인된다. 몇몇 승객이 탑승하면 2.6톤 이상의 중량을 가진다.


이 무게를 짊어지고 잘 달릴 수 있을까? 가속 성능부터 확인했다. 모델 X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61초 만에 도달했다. 육중한 무게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속도를 높여 나갔다. 동일한 5초대 수준이라도 내연기관처럼 고회전 영역에서 밀어주느냐, 모터처럼 초반에 강하게 밀어 주느냐에 따른 체감 차이가 존재한다. 운전자가 느끼기에는 전기차의 가속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에어 서스펜션은 지상고 조절도 해준다. 속도가 높아지면 지상고를 낮춰 효율을 높이고 저속에서 다시 높여준다. 에어 서스펜션은 전력 소모가 많아 메르세데스-벤츠는 EQC에서 이 기능을 뺐다. 그래서 테슬라가 차별화 포인트로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무거운 차체를 떠받들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말이다.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시스템 이야기도 빠트릴 수 없다. 테스트 모델에도 오토파일럿을 비롯해 FSD(Full Self Driving) 옵션이 탑재됐다. 내비게이션 정보와 연동해 스스로 차로를 바꾸고 앞 차를 추월하기도 하며 분기점도 빠져나간다.

아직 완성된 단계가 아니기에 오작동을 할 때도 많다. 하지만 이 기능을 한번 경험해보다 다른 ADAS 시스템을 만나면 ‘왜 방향지시등을 조작했는데 차로는 안 바꿔주나?’라는 생각을 한다. 알게 모르게 운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또, 앞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소비자들이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고라도 이 기능을 넣고 있다. 업데이트는 테슬라가 내세우는 또 하나의 무기니까.

물론 FSD 옵션을 넣었다고 해도 운전 중 딴짓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최근 테슬라 사고가 많이 보고되고 있다. 심지어 사망 사고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테슬라 잘못은 하나도 없다. 운전에 집중하지 않고 딴짓을 하거나 졸음운전을 한 운전자 잘못이기 때문이다. 아직 레벨 2 단계에서는 어떤 제조사도 운전 중 딴짓에 대한 결과를 책임지지 않는다는 점을 잊지 말자. 자동차 전문가, 특히나 개발자들은 이런 시스템에 대해 100% 신뢰하지 않는다. 문제점을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이다.

와인딩 로드 주행을 위해 장거리를 달려왔다. 우리 팀이 처음 전기차를 접했을 때를 생각해 보자. 쉐보레 스파크 EV, 르노삼성 SM3 Z.E, BMW i3 정도가 생각나는데, 당시만 해도 1회 충전 주행거리 100km 내외였다.

조금만 움직여도 남은 주행거리가 3자리에서 2자리로 줄어들어 남은 주행거리를 보며 운전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하지만 모델 X 롱레인지는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다. 정말 빠른 발전을 느낀다.

물론 와인딩 로드를 달리면 배터리가 빠르게 소모된다. 일률(kW)로 계산되는 모터 특성상 일을 많이 할수록 전력 소모는 커진다. 게다가 빠른 제동이 반복되니 제동 에너지를 회수할 시간이 없다. 전기차에게 와인딩 테스트는 전비를 낮추는, 최악의 조건이다. 내연 기관 차들도 2~5km/L 내외를 마크하는 것이 이런 환경이니 이해가 되긴 한다.

테스트 팀 리더 김기태 PD는 “와인딩에서 300km만 달릴 수 있게 되면 그때 전기차가 탈 만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모델 X 롱레인지도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뜻이다. 작정하고 탄다면 아마도 100km를 달리 수 있을까 싶다.

달릴 때의 감각은 어떨까?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는 양만큼 차체가 움직이는 느낌이다. 특히 모터가 가진 재가속의 이점을 이용하면 코너 탈출에서 이득이 많다. 이런 조합은 운전 재미를 높이는 요소가 된다.


타이어는 피렐리의 스콜피온 제로다. SUV용 하이 퍼포먼스 서머 타이어로 구분된다. 당연히 오프로드가 아닌 온 로드 중심이며, 4계절 타이어보다는 좋은 접지 성능을 보인다. 테스트 모델에는 전륜 265mm, 후륜 285mm 너비가 쓰여 무게를 받아내는데도 부족함이 없었다.

테슬라 모델 X도 다른 모델들처럼 언더스티어 성향이다. 그러나 이 차로 스티어 특성을 느낄 주행을 하는 소비자는 찾기 어려울 것이다. 가속 페달 전개에 따라 녹아내리는 배터리 잔량을 보고 웃을 소비자는 많지 않을 테니까.

모델 3 퍼포먼스처럼 전후 구동 배분을 바꾸는 기능은 없다. 그 때문에 운동(스티어) 특성은 바꾸지 못한다. 모델 X는 여유롭게 달릴 때 만족감이 높아지는 차다. 서킷을 빠르게 달리기 위해 개발된 차도 아닐뿐더러 무거운 무게도 발목을 잡는다.

제동성능은 어땠을까?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소요된 최단 거리는 38.38m 수준이었다. 평균 제동거리도 39.09m 내외였다. 페달을 조작할 때 불만이 없었고, 제동에너지를 회생하는 과정도 매끄러웠다. 타사의 전기차는 제동에너지 회생 때 울컥거림을 비롯한 약간의 이질감이 발생하는데, 지속적인 업데이트 때문인지 현재의 테슬라는 나름대로 다듬어진 모습을 보였다.


시스템 업데이트는 자체 LTE 통신이 아닌 주변의 와이파이를 통해 진행된다. 소프트웨어 용량이 제법 크기 때문인데, 내 집 차고나 주차장에 있을 때 업데이트를 진행한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

직접 업데이트를 경험해보니 약 20분 내외였다. 업데이트를 실시할 때 차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문도 열수 없다. 그야말로 먹통이 되는 상태와 같아진다. 처음 접하는 소비자들은 당황할 수 있는데, 조금 기다리면 다시 정상 작동한다. 우연히 이 현상을 겪으며 당황했다. 고장인 줄 알고. 최근 현대 코나 EV가 시승 시작 전에 고장으로 바로 반납되어 서비스센터로 입고된 사례가 있다. 그 때문에 테스트 및 촬영 일정에도 지장이 생겼는데, 그래서인지 더 긴장했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새벽 시간에 진행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이를 추천한다. 혹시 업데이트 중 오류가 나서 소프트웨어 전체를 재설치 해야 하는 경우는 안 나오겠지?

현시점에서 모델 X를 어떻게 봐야 할까? 모델 3 때와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겠다. ‘이 차를 대체할 경쟁자가 없다’는 것.

3열 시트를 갖춘 대형급 전기 SUV는 아직 없다. 현재 시장에서 구입 가능한 전기 SUV는 메르세데스-벤츠 EQC, 아우디 e 트론, 재규어 I 페이스 정도다. BMW에서 iX3를 공개했지만 중국시장용으로 봐야 한다. 게다가 이들은 모두 컴팩트~중형 정도급에 불과하다.

물론 타사도 이런 전기 SUV를 내놓을 계획은 있다. BMW도 X7을 기초로 한 전기차를 내놓을 것이란 소문이 들린다. 하지만 아직 5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가격은 어떨까? 모델 X 롱레인지는 1억 1599만 원에 판매된다. 타사의 전기차들을 보자. 가격대가 유사하거나 더 비싸지만 크기가 작고 주행거리도 짧다. 물론 잡소리가 없긴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내놓은 전기 SUV가 더 고급스럽고 주행감각도 좋다. 하지만 지금의 전기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그런 것보다 더 멀리 가고, 더 강력하며, 최신 ADAS 시스템(?)을 갖추길 원한다. 모델 S도, 모델 3도, 또 모델 X에 이르기까지, 동급에서 대안은 없다. 그래서 더 독보적으로 보인다.

오토뷰 | 정리 - 김선웅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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