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상식] 하이브리드?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뭘까?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20.09.04 17:4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동차의 전동화’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순수 내연기관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전기모터를 더해 엔진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것이 전동화의 개념이다.

이미 우리는 모두 전동화가 이뤄진 자동차를 타고 있다. 스티어링 휠? 모터가 돌려준다. 정차 중 엔진이 멈춰준다면? ISG 기능이 탑재된 것이다. 변속기 조작을 버튼이나 다이얼로 하고 있다고? 그것도 모터가 대신 변속을 해주는 것이다.

일반 소비자들이 알기 어렵지만 엔진 열 관리나 터보차저가 바람을 불어넣는 정도, 캠 샤프트 조절도 모터가 해준다. 크건 작건 모터가 엔진이 할 일을 대신해주고 있는 것이 전동화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넘어오면 본격적인 전동화가 이뤄진다. 이제는 모터가 엔진을 돕는 수준에서 벗어나 엔진 없이 모터가 자동차를 움직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엔진이 하는 일은 더 적어지고 그만큼 기름은 덜먹는다. 소모가 적으니 뿜어내는 것도 적어지고, 결론적으로 배출가스를 줄여 친환경차가 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말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풀-하이브리드를 지칭한다. 주로 1kWh 내외의 배터리와 적게는 수십 마력, 많게는 100마력 이상의 전기모터가 탑재된다. 시내에서 가다 서다 하는 정도면 전기모터만으로 충분하다. 속도를 줄일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배터리로 충전시키기에 운전자가 배터리를 관리할 필요도 없다.

테슬라를 중심으로 하는 전기차는 엔진 없이 모터만으로 주행한다. 배출가스를 1g도 만들어내지 않기에 전 세계 어떤 배출가스 규제에서도 자유롭다. 전력이 전달되는 순간부터 만들어지는 최대토크 덕분에 강력한 가속 성능을 즐길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오랜 충전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 충전소도 부족하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하이브리드(HEV :Hybrid Electric Vehicle)와 배터리 전기차(BEV : Battery Electric Vehicle)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 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다. 이름 그대로 플러그를 꽂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뜻한다.

하이브리드와 달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10kWh 이상 배터리에 100마력 이상급 전기모터가 탑재된다. 일반 전기차가 적게는 45kWh, 많게는 100kWh 이상의 배터리가 탑재되니 비교가 될 것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보편적인 하이브리드 보다 전기차 성격에 가깝다

일반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가다 서다 정도를 전기모터로 한다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도심 주행 모두를 모터만으로 할 수 있다. 한번 충전으로 수십 km를 전기모터만으로 달리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출퇴근 거리가 짧은 유럽 시장에서는 연료를 쓰지 않으면서 일상에서 전기차처럼 쓸 수 있는 이동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인기다.

현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분야에서 강자로 꼽히는 브랜드로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미쓰비시, 그리고 포드가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7세대 S-클래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통해 1회 충전으로 10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BMW는 최근 전략적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 중이다. 자사 라인업 대부분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화했으며,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량을 함께 집계하고 있는 유럽에서는 벌써 판매량 상위 그룹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인기도 높다. 미쓰비시는 아웃랜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냈다. 22kW 급 고속 충전을 지원한다는 점도 특징.

생뚱맞게 포드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강자라고 생각할 소비자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포드는 이스케이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100MPGe라는 기록적인 공인 연비를 인증받은 바 있다. 이를 국내식으로 환산하면 100km를 이동하는 데 연료를 불과 2.35리터 썼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42.5km/L에 해당하는 연비다. (참고 : 100km/L와 km/L 간 변환은 테스트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이와 같은 효율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수준이다. 포드는 이미 자사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4세대까지 발전시켰을 정도로 꾸준히 기술 개발을 진행했다. 그리고 이 기술을 이번에 데뷔한 익스플로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녹였다. 최근 오토뷰 로드테스트 팀이 만난 모델이다.

잠시 우리 팀이 테스트한 포드 익스플로러 PHEV를 통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구조를 보자.

대부분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처럼 익스플로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모터를 끼웠다. 병렬형 구조라고 말하는 방식이다. 모터가 엔진이 아닌 변속기에 결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모터만으로 주행할 수 있다. 엔진이 움직일 때 모터가 엔진을 도와 부하를 줄이면서 보다 큰 성능도 만든다.

병렬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장점은 시속 100km 이상에서도 엔진 없이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 일반 하이브리드가 엔진이 멈추고 일종의 관성주행 정도에 불과하는 수준이었다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그리고 그 이상의 속도에서도 모터만으로 주행할 수 있다. 참고로 익스플로러에는 13.6kW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물론 단점도 존재한다. 상황에 따라 운전자가 배터리를 관리해 줘야 한다는 것. 현재의 배터리 충전 상태를 유지하는 기능, 엔진을 가동해 배터리를 충전시키는 기능은 대부분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존재한다. 배터리 용량이 1kWh 정도라면 제동 에너지만으로 배터리가 완충되지만 이보다 크면 제동 에너지 만으로 배터리를 채울 수 없어 별도의 관리가 필요해진다.

충전은 완속만 된다. 급속 충전을 하기에는 배터리 용량이 제한적이고 별도의 부품이 추가되어야 하기에 효율성(가격 상승 등)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수요는 당분간 늘어날 전망이다. 전 세계 배출가스 규제가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 제조사들이 평균 연비를 높이려면 일반 하이브리드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유리하다. 또한 소비자들이 값비싸고 충전만 해야 하는 전기차보다 그 대안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원하는 모습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제한적인 보조금, 전기차 충전소보다 제한적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충전 환경으로 인해 판매량이 제한적이다. 하지만 향후엔 다수의 모델들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나올 예정이다.

저작권자 © 오토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