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스턴 마틴, 싱글 몰트 위스키 에디션 출시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0.09.0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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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술은 거의 극과 극의 관계라고 해도 좋다. 둘이 한 자리에 있는 것조차 사회적으로 금기시 될 정도다. 이유는 다들 잘 알 것이라 믿는다. 바로 음주 운전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동차와 술은 남성들에게 무척 친근한 기호품이라는 측면에서 비슷한 점도 많다. 그래서 오랫동안 포뮬러1을 비롯해 다양한 모터스포츠에 주류 회사들이 관심을 가져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아예 자동차 회사의 이름으로 위스키가 출시됐다. 주인공은 바로 애스턴 마틴이다. 물론 애스턴 마틴이 갑자기 스페이 사이드의 증류소를 인수한 것은 아니다. 이번 위스키는 독특하면서도 마니악한 풍미의 위스키를 증류하는 증류소들이 밀집된 아일레이의 한 양조장과 협업했다. 아마 위스키 애호가라면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돌고 가슴이 설레어 할지도 모른다.

바로 보모어(Bowmore)다. 보모어는 라프로익과 함께 아일레이를 대표하는 증류소이기도 하면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만큼 오랜 역사를 지닌 이 증류소와 애스턴 마틴이 함께 한 것이다.

이번에 출시된 두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위스키의 이름은 블랙 보모어 DB5 1964로 길고 긴 이름만큼이나 스토리도 아주 각별하다. 우선 1964는 애스턴 마틴 DB5가 처음 생산된 해다. DB5는 본드카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우아한 보디라인과 더불어 호쾌한 드라이빙 퍼포먼스와 함께 제임스 본드의 자동차로 유명세를 타면서 오늘날에도 경매시장에 출품되면 어김없이 엄청난 가격이 매겨지곤 하는 럭셔리 클래식카다.

그래서 보모어는 DB5의 역사에서 영감을 얻어 자신들이 1964년 11월 5일에 증류한 블랙 보모어를 병입하기로 결정했다. 보모어 측에 따르면 1964년 산 블랙 보모어는 증류된 후 지금까지 고작 여섯 병 밖에 출시되지 않은 매우 희귀한 싱글 몰트 위스키라 전했다. 참고로 블랙 보모어는 보모어 위스키 중에서도 가장 희귀한 위스키에게만 부여되는 레이블인데 1993년 이후 지금까지 고작 6,000병 밖에 출시되지 못했을 정도다.

이렇게 귀하디 귀한 1964년 산 블랙 보모어를 보모어측은 애스턴 마틴과의 협업을 기념하며 무려 25병을 내놓기로 결정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진귀한 술인 만큼 각 병마다 실제 애스턴 마틴 DB5의 엔진에 들어가는 피스톤 헤드가 끼워진다.

또한 피스톤 헤드가 장착되는 병 역시 매우 특별하다. 스코틀랜드의 증류소에서 진귀한 에디션을 출시할 때마다 이들을 위해 아주 특별한 예술적 가치를 지니는 병을 생산해온 글래스스톰이 함께 한다. 유리 공예가 전문인 이 회사에서 제작한 글래스와 병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높은 가치를 지니는데, 블랙 보모어 DB5 1964를 위한 병 한 개를 제작하는데만 꼬박 1주일이라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 한다.

케이스 역시 특별하다. 마찬가지 핸드 크래프트로 제작된 나무 상자는 최고 등급의 송아지 가죽으로 감쌌으며, 여기에 황동 경첩을 달아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뿐만 아니라 함께 동봉되는 북클릿에는 아일레이 위스키의 역사와 더불어 1964년 당시 그려졌던 DB5 엔진 피스톤 헤드의 설계도와 함께 블랙 보모어 DB5 싱글 몰트 위스키의 맛에 대한 해석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정보들이 담겨 있다.

이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출시되는 한 병의 위스키는 어쩌면 1964년 DB5 한 대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이 매겨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위스키는 큰 용기를 발휘해 구입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우선 단 25병만 생산되는 매우 특별한 위스키인데다가 최근 전세계적으로 불어 닥치고 있는 위스키 재테크 트렌드에 힘입어 구매 즉시 엄청난 가격으로 치솟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애스턴 마틴과 보모어는 이번 에디션을 시작으로 앞으로 몇 개월 간 다양한 한정판 위스키를 함께 기획하고 출시할 계획이라 한다. 보모어와 아일레이 위스키 애호가들에는 이보다 더 설레이는 소식은 없을 것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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